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자유한국당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후유증이 만만찮다.
자유한국당은 1일 이 총리 거부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날 여야 지도부를 예방한 이 총리는 자유한국당 지도부에도 방문 의사를 전했지만, 자유한국당 측에서 이를 거부하면서 총리의 방문이 최종 무산됐다. 앞서 이 총리가 국회에 도착하기 전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은 “만나기가 대단히 불편하다”며 이 총리를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정 권한대행은 “신임 총리가 우리 당을 방문하겠다고 요청했지만, 언론 사진 찍기용 회동에는 응할 수 없다”며 “(이 총리와의 만남은) 추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31일 이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 처리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자유한국당 의원 70여 명은 본회의가 열린 국회에서 피켓을 들고 “이낙연은 사퇴하라”고 외쳤다. 규탄 시위에도 불구하고 본회의가 열리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김현아 의원을 제외하고 임명동의안 상정에 거세게 반발하며 모두 퇴장했다. 이 총리 인준안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찬성 164표, 반대 20표로 통과됐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이 총리 임명에 대해 ‘반민주적 폭거’로 규정하고 청와대를 규탄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애초에 협치를 할 생각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의 독단적 국정 운영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 권한대행은 이날 ‘총리 후보자 임명 동의 반대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이낙연 후보자와 관련된 많은 의혹이 제대로 소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동의해 줄 수는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독선과 독주, 협치 실종, 인사 난맥상에 대해 국민과 함께 비판과 견제, 그리고 저항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도 거들고 나섰다. 홍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을 ‘위선 정당’이라고 규정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부터 위성 전당들은 국민 심판으로 사라지고 민주당과 한국당 양당 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초조해하지 말고 합리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기다려야 한다”며 “좌파 정당의 전횡은 오래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대선 직후 여야가 내걸었던 ‘협치’가 이뤄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직장인 정우창(55, 서울시 성동구) 씨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지금 같은 상황에, 무서운 국민들 앞에서 떳떳해지려면 처신을 똑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영준(43, 경남 김해시 진영읍) 씨는 “총리 국회 인준 거부에 이어 당사 인사도 거부하다니 참 기가 찬다”며 “그렇게 철저하던 사람들이 왜 박근혜 최순실 국정 농단은 방관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후안무치한 사람들은 머지않아 국민들로부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