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의 반응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41.1%의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 지었다. 2위는 24.0%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3위 자리는 21.4%를 차지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돌아갔다.

문 대통령이 압도적인 차이로 당선되자, 일베 이용자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수의 일베 이용자들은 투표 하루 전까지만 해도 홍 후보의 당선을 예상해왔던 터다.

지난 9일 대선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부터 일베 인기 게시판에는 "소름 끼치는 대선 결과", "한국은 개돼지의 나라", "이 나라는 망했다" 등 이번 대선 결과를 비판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문재인 탄핵’을 언급하는 글도 눈에 띈다. "이렇게 된 이상 답은 탄핵"이라는 글을 쓴 일베 이용자는 “문재인은 박근혜의 수십 배는 더 확실하고 명백한 탄핵 이유가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탄핵이)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세 번은 쉽다”고 썼다. 해당 글은 1796건의 공감수를 얻는 등 일베 사이트 내에 해당 의견에 동의한다는 이용자가 많다는 것을 방증했다.

문 대통령의 당선을 "보수 진영의 호재"라고 주장하는 글도 있다. 해당 글쓴이는 문 대통령이 40% 득표율로 당선된 "반쪽짜리 대통령"인 만큼, 지금이 국정운영을 방해해 복수할 수 있는 최고의 적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많은 좌파공작에 당했냐”며 “앞으로 5년 동안 우리가 받은 걸 그대로 돌려주자”라고 말했다. 이어 “참여연대, 민노총, 전교조 같은 진짜 좌파들도 함께 탄핵시키고 차기 선거에 홍준표와 함께 압도적인 승리를 하자”며 “절망하지 말고 받은 것을 그대로 돌려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도 일베 건의 게시판에는 게시글 삭제 요청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건의 게시판은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대한 삭제나 신고를 요청할 때 이용하는 게시판이다. 건의 게시판에는 "내가 썼던 글과 댓글들을 전부 삭제해달라", "아이디를 지워달라"는 요청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이는 극우 성향을 표출해온 일베 이용자들이 진보 진영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그간 악의적 게시글에 대한 명예훼손 등 고발 조처를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위터리안 yoyo** 씨는 “당선증 받기도 전에 탄핵 운운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 보수 세력이라고 주장하고 다닌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고 냉소 섞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tark** 씨는 “세상에서 제일 당당한 척 굴더니 게시글 삭제 문의하는 모습이 참 없어 보인다”며 “문재인에 대해서 올렸던 글들이 다 악의적 선동용이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취재기자 정인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