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뮤지컬 ‘미스 사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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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뮤지컬 ‘미스 사이공
  • 부산광역시 연태호
  • 승인 2013.01.2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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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사이공에 있는 한 클럽 바 ‘Dreamland'에서는 ’미스 사이공‘을 가리기 위한 행사가 한창이다. 곧이어 한 무리의 미군들이 들어오고 그 속에 있는 존과 크리스가 클럽에서의 하룻밤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해 티격태격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편, 어린 시절 부모가 자신의 눈앞에서 죽는 것을 목격한 젊은 여자 킴은 클럽 바 사장 엔지니어의 손에 이끌려 클럽 바로 흘러들어왔다. 킴은 클럽 바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 크리스는 킴의 그런 순수한 모습에 반하게 되고 그것을 눈치 cos 존이 크리스와 킴 이 둘을 엮기 위해 엔지니어와 흥정한다. 길고 긴 밤이 지나고 크리스와 킴 그 둘은 급속도로 사랑에 빠진다.

마침내 둘은 결혼하게 되지만 결혼식 날 킴의 전 약혼자인 베트남군인 듀이가 나타나다. 그는 그녀가 바걸이라는 부끄러움에 수치스러워하고 그녀를 구하려하지만 킴의 남편 크리스를 보는 순간 격분한다. 킴은 듀이에게 부모님들이 맺어주신 우리들의 약혼은 부모님들의 죽음과 함께 사라졌다고 말하며 당신과 함께 가지 않겠다고 한다. 듀이는 킴이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부인이라고 말하며 떠나고, 남겨진 킴에게 크리스는 킴을 미국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말한다.

3년 후, 사이공은 베트콩들에 의해 점령당했다. 듀이는 베트콩의 간부가 됐고 킴을 찾아낸다. 듀이는 킴에게 자신과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하지만 킴에게는 이미 자신과 크리스 사이에 태어난 아이 톰이 있었다. 듀이는 킴의 아들 톰을 죽이기 위해 칼을 뽑아든다. 킴은 크리스가 남기고 간 총을 뽑아들고 듀이를 죽이고 만다. 그리고 자신과 톰은 미국에 있는 크리스를 만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고 결심한다. 엔지니어와 킴은 미국으로 가기 위해 홍콩으로 떠난다.

한현 미국에서 존은 전쟁고아인 부이-도이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는 다시는 킴과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엘렌이라는 여성과 결혼했다. 크리스는 킴이 방콕으로 피했다는 사실과 자신이 두살 된 아들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존을 통해 알게 되고 몹시 괴로워한다.

한편 방콕에서 킴과 엔지니어는 ‘Le Moulin Rouge'라는 싸구려 나이트클럽에서 다시 일하고 있었고 미국에서 존과 크리스가 킴을 찾기 위해 방콕을 방문하고 엔지니어는 존을 킴에게 안내한다. 존은 크리스에 대한 모든 진실을 말하려고 하지만, 자신이 킴에게 사실을 말할 것인가, 아니면 크리스가 직접 그의 결혼에 대해 말하게 할 것인가 고민한다.

존은 킴에게 크리스가 방콕에 있다는 사실을, 또 크리스가 킴을 보러 올 것이라는 사실을 얘기해 준다. 존이 떠나자 엔지니어는 킴에게 여기서 크리스가 오길 기다리지 말고 지금 직접 그가 있는 호텔로 가라고 말하며 크리스가 머물고 있는 호텔을 알아보러 나간다.

킴은 가게에서 엔지니어가 오길 기다리며 잠시 잠이 든다. 전쟁이 끝나고 베트남에서 미군이 철수하던 당시, 그녀는 미국으로 떠나기 위해 대사관으로 갔지만 이미 그 곳은 대사관 문을 마구 두드려대는 군중들로 상황은 너무나 험악했다. 크리스와 킴은 서로 만나기 위해 갖은 애를 쓰지만 그들의 노력은 허사로 돌아가고 그는 사이공을 떠나는 마지막 헬리콥터에 강제로 탑승하게 되고 킴은 대사관 입구에서 울면서 남겨진다. 그리고 킴은 잠에서 깨어난다.

킴은 엔지니어가 준 호텔의 주소를 통해 크리스를 찾아 간다. 하지만 킴과 크리스, 그 둘은 끝내 만나지 못하고 엉켰던 운명의 실타래는 풀리지 않는다.

킴은 엘렌에게 크리스가 그녀와 결혼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듣고 좌절한 채로 호텔을 나온 킴은 아들 톰에게 미국에서의 새로운 시작될 거라는 거짓 약속을 하며 클럽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엔지니어에게 크리스가 자신들을 위해 오는 중이라고, 그래서 미국으로 떠날 것이며 짐을 싸야한다고 거짓말을 한다. 엔지니어는 그토록 원했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기뻐한다. 킴은 톰에게 가장 좋은 옷을 입하고, 아버지가 너를 데리러 오는 중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톰에게 키스를 하고 크리스와 엔지니어가 자신을 찾아오는 소리를 듣는다. 그녀는 톰에게 장난감을 쥐어주며 밖으로 보낸다. 그녀는 침대 옆 테이블에서 크리스가 남기고 간 총을 꺼내어 커튼 뒤로 사라진다. 이윽고 커튼 뒤에선 단발의 총소리가 들린다. 놀란 크리스가 뛰어 들어오고 킴은 커튼 뒤에서 끄러진다. 크리스는 그의 팔 안에 그녀를 안고 오열하며 극은 끝난다.

오리엔탈리즘

뮤지컬을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은 동양을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편협한 시각이었다. 즉, 서양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동양에 대한 선입견인 오리엔탈리즘이다. 극 중에서 베트남 클럽 바 여성들은 미군을 잡아 미국으로 갈 수 있는 비자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반면 킴은 그녀들과는 달리 크리스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결국은 아메리칸 드림을 갈망하고 아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독한 여자로 묘사되었다. 하지만 서양인 크리스는 킴과 헤어진 후, 몇 년이 지났어도 그녀를 잊지 못해 밤잠을 설치는 순애보 같은 남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현대판 나비부인이라고 불리는 미스 사이공은 주옥같은 명곡 속에서도 ㅈ지극히 서양인의 입장에서 사이공으로 대변되는 동양을 피상적으로 바라봤다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극 중에 나온 가장 상징적인 물건을 뽑으라면 나는 ‘총’을 뽑을 것이다. 총은 크리스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 킴을 위해 선물해 준 것이다. 킴은 이 총으로 자신과 자신 아들의 목숨을 구하지만 결국 이 총은 자신의 아들을 크리스의 아들로서 미국으로 보내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남자였던 크리스에게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하는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사용 된 아이러니의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상처

이 뮤지컬의 관전 포인트는 폭풍 같은 전쟁 속에서 이루어질 수 없었던 뜨거운 남녀 간의 사랑만을 보아서는 안 된다. 아직도 아물지 않은 전쟁의 상처인 남겨진 사람들, 바로 미군과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인 부이-도이(먼지 같은 인생이라는 뜻으로 베트남전쟁 중 미국인과 베트남인 사이에 태어난 아이) 문제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 문제는 비단 전쟁 당사자인 베트남과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왜 이 뮤지컬이 한국적인 뮤지컬이라고 극찬을 받으며 한국에서 인기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남 여성과 한국인 사이에 태어난 라이따이한(來大韓 - 라이(Lai)는 '오다.'의 의미를 가진 한자 '래(來)'의 베트남어로 경멸조로 혼혈을 부를 때 사용하며, '대한(大韓)'을 표기한 'DAIHAN'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국과 한국인을 의미한다. 즉, 라이따이한은 '한국에서 온', '한국인과의 혼혈인'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또한 우리들에게 남겨진 숙제이며 6.25 전쟁 당시 미군에게 몸을 팔던 한국 여성들과 한국인 여성과 미군 사이에 태어난 혼혈하들, 흔히 튀기하며 혐오 받으며 살아온 그들의 삶도 바라봐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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