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의 소통, 라디오로 한다
상태바
남북간의 소통, 라디오로 한다
  • 이지민
  • 승인 2013.01.16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북이 분단된 이후, 이산가족들도 남북의 합의가 없으면 만나기가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다. 또한 북한의 통미봉남 정책으로 인해 왕래는 물론이고 남북 간의 소통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러나 이제는 일반 시민들도 북한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는데 바로 ‘열린북한방송’의 대북 단파 라디오방송(5880㎑주파수) ‘라디오남북친구’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열린북한방송은 최근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하태경 대표가 설립한 민간대북방송으로 대북NGO단체다. 현재 열린북한방송은 매일 북한 전역으로 2시간씩 라디오방송을 하고 있으며 그 주제 또한 특정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데, 그중 하나가 바로 시민들이 직접 만드는 ‘라디오남북친구’다.

이처럼 ‘라디오남북친구’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자신이 만든 방송을 북한 동포에게 전달한다는 슬로건으로 지금까지 참여인원만 500여명에 달하며 주로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참여하여 라디오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라디오남북친구에서는 시민들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방송교육과 제작기기를 지원해주며 이와 동시에 북한의 인권실태와 탈북자들의 현 상황을 알리기 위해 탈북자들을 초빙해 강연회를 열기도 한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관심도 돋우고 북한인권의 실태를 알리게 되는 것이다.

지난 해 11월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수여하는 ‘2011 대한민국 인권상’의 인권위원장을 받은 이성훈 군(20) 역시 라디오남북친구에서 활동했던 시민PD였다. 이성훈 군은 당시 고등학생이었지만 라디오남북친구를 통해서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뒤로도 열린북한방송에서 여는 북한 인권에 관한 행사에 계속해서 참여해왔다고 한다.
이성훈 군은 북한에 봉사정신이나 나눔 정신, 사랑과 우정을 알리고 싶었다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한 봉사활동으로 방송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라디오남북친구에서 한류드라마 소개 프로그램으로 제작 우수상을 받았던 이지은 씨(22)는 “내가 직접 만든 방송이 북한으로 정말 송출되었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뿌듯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도 북한 인권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질 것이다”고 전했다.
라디오남북친구를 담당하고 있는 박진양 PD는 변화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며 “그 관심이 단순히 관심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자신의 꿈과 미래와도 연관시켜서 생각을 확장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이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반 시민들에게 라디오남북친구는 관심을 돋우는 기회이지만 이산가족에게는 또 하나의 소통 도구가 된다. 지난 라디오남북친구에서는 60대 실향민 할아버지가 직접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제작했다고 한다. 박진양 PD는 실제로 북한에 가족을 두고 있기에 방송을 만드는 데에 진실성을 닫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비록 지금은 만날 수 없지만 이렇게 방송을 통해 북한에 그리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북한에서는 남한의 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라디오 주파수의 범위를 정해주는 등 라디오에 대한 통제가 매우 강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단파 라디오 방송을 듣는 북한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탈북자 A씨는 북한에서 열린북한방송의 라디오방송을 들으면서 남한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되었다며 “남한의 단파 라디오방송을 듣기 위해 라디오를 분해해 주파수 변경을 해서 들었다. 듣지 않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호기심에 한번 들었다가 남한 진행자의 고운 목소리에 반해 계속 듣지 않을 수 없었다”며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렇게 사람들의 노력과 간절함이 더해져 만들어진 방송은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산가족에게는 남북을 잇는 소통의 도구가 되며 일반 시민들에게 북한 인권에 관심을 불어넣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 남한 국민들의 참여유도를 위해 대북방송을 한다는 하태경 대표의 뜻과도 일맥상통한다. 하태경 대표는 대북방송도 하나의 북한인권 운동이라며 “라디오남북친구를 하면서 학생들이 북한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때 마다 한 개인이 좀 더 사회에 인류에 기여하는 삶을 살게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