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운 위기 대처에 미적거려 물류대란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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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해운 위기 대처에 미적거려 물류대란 불렀다"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6.10.28 00: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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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2016 부산 글로벌 금융포럼'...국내외 경제전문가들, 부울경 경제 발전방안 모색 / 정혜리·박준우 기자
27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2016 부산 글로벌 금융포럼이 열리고 있다. 세션1의 강연이 모두 종료되고 패널들의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준우).

부·울·경 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역 금융 역할과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제3회 부산글로벌금융포럼이 어제 부산 서면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부산파이낸셜뉴스와 파이낸셜뉴스, 부산광역시, BNK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하고 부산경제진흥원(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이 주관했다.

'흔들리는 부·울·경 경제, 위기를 기회로'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선 학계, 경제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해운·조선 사업의 침체로 위기상황에 몰린 부·울·경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지역경제가 새로운 활력을 찾기 위한 부산 금융 산업의 효과적인 지원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오전 9시부터 진행된 행사는 최기의 부산파이낸셜뉴스 사장의 개막사와 이진복 국회의원, 김규옥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윌리엄 페섹 '배런스 아시아' 편집국장의 기조연설이 진행됐다. 이후에는 세션1 ‘위기의 해양산업, 돌파구를 열어라’라는 주제로 강연과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미국의 다우존스가 운영하는 경제지 배런스 아시아 지사 윌리엄 페섹 편집국장은 “제조업 위기에 처한 한국은 고품질 일본과 저임금 중국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다. 한국의 창조경제는 말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정책이 없었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담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첫 순서로 강연을 시작한 양홍근 한국선주협회 상무는 현재 우리나라 해운 위기와 향후 예상되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양 상무는 외국 사례를 들며 해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와 채권단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운 위기가 닥쳤을 때 중국은 중국은행, 중국수출입은행 등에서 약 250억 달러를 지원했고, 독일도 정부가 18억 달러를 지급보증하고 함부르크 시가 7억 5,000만 유로를 지원해 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해운과 조선을 따로 생각하며 해운산업을 홀대해 결국 전 세계적인 물류대란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 해운 산업의 재건 계획을 조속히 수립해야한다”며 “그전에 한국 해운 스스로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그 뒤 한국 해운의 재건을 위해 단계별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권우석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권 소장은 '선진국의 조선해운산업 위기대응 사례와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스스로의 주도로 조선해양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결국 우리의 운명은 우리의 생각대로 된다”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발언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세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기환 한국해양대학교 교수는 국내 조선, 해운업이 경쟁력을 되찾을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해운산업 붕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자금 조달 문제를 꼽았다. 국내 대규모 선박금융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은 수출입은행이 유일하기 때문에 국내 선사들은 해외자금 의존도가 높은 상태라는 것. 이 교수는 조선, 해운산업이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기관이 함께 노력해주기를 요망했다.

오전 강연이 끝나고 토론도 진행됐다. 김창수 부산대 교수 사회로 조성제 BNK금융경영연구소장이 초청 패널로 참석해, 강연을 맡았던 양홍근 한국선주협회 상무, 권우석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장, 이기환 한국해양대 교수와 함께 한진해운 사태의 대책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창수 부산대 교수는 한진해운 파산은 정부가 연관산업,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했기 때문이라며 “사태 수습 과정에도 정부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피해를 최소화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패널들은 한진해운 사태를 교훈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운 물류 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조 소장은 "해운산업의 몰락은 유가 급락이 주요 원인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모든 선박들이 과잉 공급된 상태라 영업이익을 내기가 힘든 상황이다. 기업들이 원가를 절감하고 합병 등의 개혁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 소장도 "국적 해운사가 반드시 2개가 있어야 하는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금융은 어떤 산업분야의 발전 정도에 따라 지원 규모나 금액을 결정하는 것이지 쇠락하는 산업에까지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기환 교수는 한진해운 지배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분이 많다고 CEO가 되는 시기는 지났고 이제는 객관적이고 훈련을 제대로 받은 전문경영인들이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지배 구조가 개선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박 해운을 다루는 전문적인 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2부 세션에서는 부·울·경 경제의 미래와 금융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어줄 핀테크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안이 제시됐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이 '글로벌 핀테크동향 2016'을 주제로 발표했고, 윤완수 웹케시 대표가 '미래에 우리는 어디서 금융을 할까'를, 박재웅 ING은행 아시아 지역본부장이 '핀테크 혁명에 접근하는 ING의 방식'을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이날 포럼을 찾은 경제학 전공 대학생 김영무(24, 부산시 서구) 씨는 “해운업계와 학계 인사가 다 모인 자리에서 강연과 토론을 들으니 혼자 느꼈던 답답함이 좀 사라지는 것 같다”며 “오늘 행사에서 나온 대안대로 국가 차원의 노력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글로벌 저명 석학과 국내외 경제전문가에서부터 경제에 관심 있는 대학 동아리 회원들에 이르기까지 부·울·경 경제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교환하는 교류의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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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2016-10-29 12:02:05
요즘 국가 전체가 정상이 아니네요.. 빠른 안정이 필요로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