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알바 하실래요?" 인스타그램에 성매매 알선업자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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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알바 하실래요?" 인스타그램에 성매매 알선업자 활개
  • 취재기자 송민아
  • 승인 2016.10.01 10:1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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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 신청·해시태그 기능 악용해 성매매 메시지 무차별 전송...청소년도 무방비 노출 / 송민아 기자

얼마 전, 대학생 이모(21,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인기 SNS의 하나인 인스타그램 사용 중 황당하고 불쾌한 일을 겪었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처럼 사용자가 자기 계정을 만들고 다른 사용자에게 친구맺기, 즉 팔로우를 신청한다. 이 씨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친구 신청했다는 알람이 뜨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늘 확인한다. 광고성 계정이면 친구맺기를 거절하고 팔로우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최근 새로운 팔로우 알람이 떴을 때도 이 씨는 늘 그래왔듯 상대방 계정을 눌러 프로필을 확인하다가 화들짝 놀랐다. 이 씨는 “섹알바 하실 분 급구해요. 연락주세요,” “남녀 고수익 섹스 알바 하실 분?” 등 낯 뜨거운 문구들이 상대방의 프로필에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친구신청을 한 계정의 프로필을 클릭하면 성매매로 돈벌 알바생을 구한다는 낯뜨거운 메시지가 뜨는 경우가 늘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성매매 알선 계정 캡처).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성매매 알선 업자들이 성매매로 돈을 벌 사람, 즉 성매매 알바생을 모집하는 계정을 여럿 만들고, 이 계정들을 이용해서 불특정 다수의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에게 팔로우 신청을 해 자신들을 노출시키는 방법으로 홍보활동을 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씨는 이들의 불특정 다수 배포 대상 중 한 사람으로 걸려든 것. 인스타그램은 서버가 해외에 있는 특성상 국내에선 단속이 어려워 ‘음란물 사진 사각지대’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성매매 알선 홍보 통로로 이용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성매매 알선 업자들은 이와 함께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기능을 이용해서 역시 성매매 알바생을 모집하기도 한다. 해시태그 기능이란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이 사진을 올릴 때 해시태그라 불리는 #기호를 붙이고 그 밑에 특정 단어를 입력하면, 다른 이용자들이 같은 단어를 검색할 때마다 해시태그된 그 사진이 검색되도록 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가진 성매매 업자가 자신들이 올리는 사진에 ‘냉면,’ ‘대구’ 등과 같이 일상적인 단어에 해시태그를 걸어둔다. 우연히 그 단어를 검색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이 성매매 업자가 올린 사진을 보도록 해 자연스럽게 클릭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아무 것도 모르고 사진을 클릭하면 당연히 성매매 알바 운운하는 메시지가 뜨게 되는 것. 

인스타그램 검색 창에 ‘알바’ 혹은 ‘꿀알바’를 검색해도 수십 개 이상의 성매매 알선 계정들이 검색된다. 대부분의 계정들은 성매매 알선 담당자와의 연락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일부 계정은 남자 성매매 알바생을 모집하면서 “20대~40대 사이의 주부나 돌싱을 상대하는 (남자) 알바이며 2시간에 60만원을 벌 수 있다”며 성매매의 구체적인 정보를 올리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성매매 알바생을 구하는 문구에는 노골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많은 이용자들을 불쾌하게 만들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성매매 알선 계정 캡처).

인스타그램의 성매매 알선 계정으로부터 팔로우 당한 이용자들은 성매매 알선 정보에 강제로 노출되고 있다. 대학생 최수영(21, 경남 창원시 의창구) 씨는 성매매에 대해 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그런데 최 씨를 팔로우한 성매매 알선 계정으로부터 “성매매하면 두 시간에 얼마를 벌 수 있다,” “어디로 연락해라”는 정보를 접했다. 최 씨는 “그후 인스타그램에 접속하기도 싫어 한동안 인스타그램 앱을 삭제하고 활동도 안했다”고 불쾌했던 경험을 밝혔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은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계정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미성년자들이 성매매 알선 계정이 보내는 정보에 노출될 위험 또한 적지 않다. 고등학생 최지은(18, 부산시 남구) 양은 지난 달 인스타그램을 탈퇴했다. 최 양은 누군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했다는 알람이 울려 그 사람의 프로필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 팔로우어는 성매매를 홍보하는 사람이었다. 최 양은 “성매매와 관련된 사람에게 내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 같아 무서웠다”고 인스타그램을 탈퇴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에는 성매매 알선 계정과 관련된 해킹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얼마 전 대학생 최모(25, 부산시 진구) 씨는 인스타그램 성매매 알선 계정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최 씨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지인으로부터 “요즘 한다는 아르바이트가 성매매와 관련되어 있냐”는 연락을 받았다. “네 인스타그램 계정에 성매매 알바생을 구하는 메시지가 뜬다”는 지인의 말에 최 씨는 기겁했다. 황급히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확인한 최 씨는 깜짝 놀랐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성매매 알선 계정으로 바뀌어 있었던 것.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여성의 가슴 사진을 보여주면서 섹스 알바를 모집한다는 문구가 버젓이 자신의 프로필에 적혀있었다. 최 씨는 “내 계정이 해킹돼 성매매 알선용으로 사용되고 있었다는 것에 정말 화가 나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지인들에게 성매매와 자신이 관련없다는 말을 전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일부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꿀알바 홍보 꺼져라,” “꿀알바 홍보는 팔로우 하지마세요”와 같은 문구를 프로필에 적어 넣기도 한다.  이런 문구를 자신의 프로필에 적어 놓으면 그래도 성매매 알선 계정들이 좀 덜 접근할 것 같기 때문이다. 직장인 정민철(31,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나도 이런 문구를 올려놓긴 했지만 SNS에서도 성매매 알선 업자가 쉽게 접근하는 현실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심의위원회에서 인스타그램 내의 불법 성매매 알선 계정을 신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의 통신 민원 창구를 통해 SNS의 불법 성매매 알선 계정을 신고할 수 있으며, 해당 계정의 URL 주소를 필수적으로 첨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접수된 민원은 심의위원회의 내부 심의 후 문제가 있는 계정이라고 판단되면 인스타그램에게 해당 계정을 차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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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엄마 2022-07-14 23:55:22
아오 ㅈ같은 놈년들 다 없애고 싶다

퀀이 2016-10-02 23:18:51
다양한 연령대가 사용하는 sns이니만큼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kmj111s 2016-10-01 19:12:05
인스타 사용하면서 항상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인데 기사화되어서 다행입니다!

moa 2016-10-01 16:26:52
수위도 그렇고 위험한 내용이라 불쾌함 이상의 문제가 있네요;조심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