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가슴이 두근거리고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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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가슴이 두근거리고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요”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6.09.2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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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끝에 외상 후 스트레스 시달리는 부울경 주민들...경주시는 카카오톡 24시 심리상담소 운영 / 정혜리 기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최근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가 발생한 경북 경주시 진현동 불국사를 방문해 문화재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가만 있어도 멀미가 나는 것 같고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한다.”

지난 12일 지진이 일어난 지 일주일 만인 19일 또다시 지진이 발생하자, 경주 등 영남 지역 시민들은 불안함에 평온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8시 33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1km 지점에서 지난 12일 규모 5.1과 5.8의 강진에 이어, 이날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20여 분 후인 오후 9시께는 규모 2.1의 여진이 일어났다. 기상청은 19일 일어난 지진은 지난주 12일 지진의 여진이라고 밝혔다.

사람이 죽고 다치는 심각한 재난상황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지진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공포심이 경주, 울산, 부산 등 경상도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역시 대피 행렬이 이어졌다. 울산시민들은 고리원전 때문에 더 불안에 떨어야 했다(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울산에서도 역시 대피 행렬이 이어졌다. 울산시민들은 고리원전 때문에 더 불안에 떨어야 했다(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대피한 사람들은 밤 12시가 넘어서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언제 또 지진이 닥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불안해서 돌아갈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각종 SNS에서는 지진 직후 황급하게 대피했다는 경상도 지역민들의 글과 사진이 많이 올라왔다. 경주에서는 지진 발생 직후 집에서 뛰쳐나와 학교 운동장에 대피해 모여 있는 사진이 올라왔고, 울산에서도 문수경기장, 십리대밭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주차장이 가득 찼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미영(26, 부산시 부산진구) 씨도 “늘 타는 지하철에 타서도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지하철 진동이 신경 쓰이고 불안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김정현(27, 울산시 남구) 씨는 “밤새 걱정이 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뒤척였다”며 “직장 때문에 울산에 와있는데 원전 때문에 더 불안하고 부산집에라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은 지진이나 화재, 홍수, 전쟁 등 큰 재난을 겪은 후 심리적 고통에 시달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된다. 외상후 스트레스의 일반적 증상은 △잠이 들기 어렵거나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위험하지 않을까 주위를 지나치게 살피고 아주 잘 놀란다, △외상을 다시 생각나게 하는 활동이나 장소, 사람들을 피한다, △당시 사건이 회상되면 심리적으로 매우 고통스럽다 등.

지진 대비용 가방을 미리 싸놓는 것도 대비책으로 알려져 많은 시민들이 가방을 준비하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경주시는 지진으로 심리적 불안을 겪는 주민이 요청하면 정신보건 전문요원을 보내 정신건강 정보를 나누고 심리적 안정을 도와주고 있다. 또 24시간 카카오톡으로 상담도 가능하다.지진이 일어난 경주에서는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신경이 곤두선다”는 등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속출하고 약국에서 청심환이 평소보다 4~5배 많이 팔리고 있다.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는 주민들이 크게 늘어나자 지자체가 ‘정신적 외상 치료’에 나섰다.

이 상담 심리 전문가들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사라질 수 있으나 심하면 전문가 상담, 약물치료 등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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