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은 외부 음식 반입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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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은 외부 음식 반입을 싫어한다
  • 이명지
  • 승인 2013.01.1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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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반입에 대한 이중잣대 수익의 대부분을 매점에서 올리기 때문

“고객님 죄송하지만 외부 음식물 반입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손에 햄버거와 콜라를 들고 영화관에 입장하려는 커플을 직원이 막았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프리머스시네마 등 국내 4개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는 영화를 관람하러 입장할 때 외부 음식물을 가지고 있으면 입장을 못하게 한다. 쾌적한 관람을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는 더 큰 이유는 영화관 수입의 상당액을 구내매점에서 올리기 때문이다.

 

영화관마다 조금씩 기준은 다르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영화 상영 시 소음 때문이다. 과자류는 집을 때나 씹을 때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냄새가 많이 나는 음식물 때문이다. 특히 오징어나 국물이 있는 음식의 경우는 냄새가 많이 나서 반입 금지 대상이다. 세 번째는 깨질 위험이 있는 유리병이나 캔, 뜨거운 음료수 등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어두운 영화관 안에서 캔을 밟고 넘어지거나, 앉아있는 손님에게 뜨거운 음료수를 쏟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이 벌어진다. 영화관 매점에서는 그들이 내세운 반입금지 이유와는 상관없이, 소음이 많이 나는 과자, 냄새나는 오징어, 핫도그, 팝콘 등의 음식을 판매하고, 관객들이 그것을 들고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도 직원들이 막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불만을 이야기하게 마련이다. 이한수(25) 씨는 “영화관에서 파는 핫도그는 들고 들어갈 수 있지만, 밖에서 사오는 핫도그는 반입이 안돼요. 왜 같은 핫도그인데 밖에서 사는 핫도그만 반입이 안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GV 대연점 매니저 정혜원(28) 씨는 구내매점이 영화관 수입의 80%를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 관람료를 인상하기는 힘들고, 영화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내매점에서 파는 음식물은 시중에서 사는 것보다 비싸다. 여기서 파는 콜라는 크기에 따라 2000원, 2500원으로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콜라 1300원보다 약 1000원 정도 비싸다. 팝콘도 4000~5000원으로 밖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비싸다.

 

송성우(26, 부경대 기계과 4) 씨는 “친구랑 영화 보러 갈 때 영화관 매점의 비싼 가격 때문에 밖에서 음료수나 팝콘 등을 사서 가방에 몰래 넣어서 들어가서 먹어요”라고 말했다. 영화관의 이런 이중잣대와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 모색이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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