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함께 영화관람 OK" 러브맘 이벤트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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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함께 영화관람 OK" 러브맘 이벤트 인기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3.12.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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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상영관, 평일 특정 시간에 "아기 울어도 좋아요" 슬로건

"엄마, 나 집에 갈래!" "엄마, 무서워!" 아기들의 보채는 울음소리가 퍼지는 이곳은 소아과 병원이 아닌 영화 <동창생>이 상영 중인 한 극장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에 어떤 엄마 관객이 동반한 아동이 영화를 관람하다가 자기에게 맞지 않아 지루하기 짝이 없는 영화에 짜증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같은 극장에 있던 관람객 송연화(23) 씨는 "영화 상영 중 뜬금없이 들려오는 아기 울음소리에 깜짝 놀랐다"며 "아이 울음소리 때문에 영화에 집중을 못해 짜증 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 김영준(25) 씨는 극장 측에 보상을 요구했다. 다만 영화관 고객센터 측은 '회사 규정'을 이유로 이를 불허했다. 김 씨는 "아이를 동반한 부모보다는 아이 입장을 허용한 극장에 더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며 "영화도 제대로 못 봤는데 왜 환불을 안 해주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동을 동반한 부모 관객들 때문에 영화 관람에 지장이 크다는 영화 관람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 극장에 아동을 동반한 관람객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인터넷 게시글(출처: 네이트)

부산 소재 CGV 직원 김모(27) 씨는 19세 이상 관람가 영화에는 원칙적으로 미성년자 동반 출입이 불가능하지만 그 외의 영화는 사내 규정상 부모가 동반한 아이의 관람을 저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 씨는 “불만을 제기하는 일반 고객들이 있긴 하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며 "‘아동 동반 관람객 규제’에 대해서는 본사에 건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부산 부경대에 재학 중인 김윤나(21) 씨는 아동을 동반한 관람객에게는 극장 출입을 저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씨는 "부모 동반을 이유로 아동을 모두 출입시키면 영화 관람가 연령은 왜 정했냐"며 "일부 몰상식한 부모 관람객을 위해 다른 관람객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영화관 측의 태도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극장 내 아동 출입에 따른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한 영화관도 있다. 어린 자녀 동반 부모만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한 롯데시네마의 '엄마랑 아가랑', CGV의 '러브맘 시네마' 이벤트가 바로 그것. 이는 평소 아이 때문에 영화를 보고 싶어도 극장을 잘 찾지 못하는 주부들을 위해 아이와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된 이벤트다.

▲ CGV '러브맘 이벤트' 홍보 포스터(왼쪽)과 롯데시네마 엄마랑 아가랑 이벤트 홍보 포스터(오른쪽)

CGV의 러브맘 이벤트는 "해당 영화관은 아기가 울어도 좋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부모 고객에게 영유아와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매주 월요일에서 목요일 특정 시간에 특정 상영관에서만 진행되며, 일반석 2000원 할인 혜택은 물론 기저귀 샘플도 제공한다. 영화가 상영될 때, 영유아가 영화를 같이 보게 되므로 영화관 조명과 음향도 적절히 조절한다.

러브맘 이벤트를 이용한 관람객 장윤희(34) 씨는 두 돌이 갓 지난 아이와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장 씨는 “아이 낳고 나서 영화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런 이벤트가 있다는 게 정말 고마웠다”며 “관객이 다 같은 엄마 입장이니까, 우는 아기에 대해서 서로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게 가장 좋았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람객 강슬비(34) 씨는 “아이 낳고 마땅히 갈 데가 없었는데, 이런 이벤트가 생겨서 참 좋았다”며 “이벤트 기회를 더 늘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GV 측 관계자는 "미약하지만 영화관 측의 실제 수익도 올랐고, 엄마 관객들도 만족하니 일거양득 이벤트라고 생각한다”며 "아동을 동반한 부모 관객들에게 러브맘 이벤트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들이 다른 시간대를 이용한다고 해서 저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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