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둥지에서 금슬좋게 교대로 양육하는 '만렙 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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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둥지에서 금슬좋게 교대로 양육하는 '만렙 제비’
  • 취재기자 손현아
  • 승인 2023.08.0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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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에서 본 이색 풍경... 교대로 새끼 양육하는 제비 눈길
인간과 친숙한 새... 환경오염이 되면서 점점 구경하기 쉽지 않아

강원도 정선군의 한 카페 입구 처마 밑 한 모퉁이. 작은 둥지가 보였다. 그곳에는 제비 한 마리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서 다른 제비 한 마리가 날아와 먹이를 전달했다. 둥지에 있던 제비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그러다가도 서로 역할을 바꿔 마치 사람처럼 교대로 육아에 바쁜 모습이었다.  이른바 '만렙 제비'다. 만렙은 '게임에서의 최고 레벨'을 뜻하는 조어다.

교대로 새끼들을 양육하고 있는 제비(사진: 취재기자 손현아).
교대로 새끼들을 양육하고 있는 제비와 둥지 모습(사진: 취재기자 손현아).

보통 제비는 둥지를 아주 작게 짓기 때문에 새끼들이 부화하고 나면 부모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그래서 먹이를 줄 때만 잠시 들어가 있다가 한 마리씩 교대로 양육한다. 귀엽기도 하지만 양육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한다.

제비는 몸 길이가 약 18cm 정도로 작은 새다, ‘제비초리’라는 말 들어봤는가. 두발 뒤통수 뒷머리 밑 끝부분의 머리털이 양쪽으로 뻗쳤다는 말로 제비 꼬리 같다는 말에서 유래했다. 이처럼 제비 꼬리는 두 갈래로 깊이 갈라져 있다. 

제비는 대표적인 여름 철새로서, 주로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서식한다. 그래서 오늘날 도심에서 제비를 찾는 것은 힘들다. 또, 개체 수가 급감하는 바람에 제비를 보는 것은 더 희귀해졌다.

제비는 주로 사람 사는 곳에서 둥지를 튼다. 이유는 뱀이나 천적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준다는 사람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그래선지 사람들이 가까이 가서 쳐다봐도 조용하다. 

‘흥부와 놀부’에서 제비가 박 씨를 물어다 줘서 흥부가 복 받은 것처럼, 제비는 행운과 은혜를 가져다주는 동물로 알려져 있고 인간과도 친밀하다. 그래서 제비가 새끼를 많이 치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집 앞에 제비가 둥지를 트는 것도 좋게 본다. 지식백과에 따르면 제비는 음력 9월9일 중양절(날짜와 달의 숫자가 같은 명절)에 강남에 갔다가 3월 3일 삼짇날에 돌아온다고 한다. 이는 같은 수가 겹치는 날에 갔다가 돌아온다고 해서 감각과 신경이 예민하고 총명한 길조로 여겨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기 맑은 곳에 가서 교대로 양육하고 있는 제비를 만나게 된다면 좋은 행운이라 생각하자. 한 카페의 제비 둥지를 본 사람들은 "제비의 개체 수가 늘어나 도심에서도 쉽게 제비를 보고 모두가 행운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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