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집단 '실종'사태... 이상기후 여파로 전국 곳곳에서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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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집단 '실종'사태... 이상기후 여파로 전국 곳곳에서 아우성
  • 취재기자 김나희
  • 승인 2022.03.1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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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등 조사... 전국적으로 ‘집단 실종’ 확인
이상기후, 양봉 농가 약제 과다 사용 등 원인 추정

전국 양봉장 곳곳에서 꿀벌이 집단으로 실종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남 해남 양봉 농가에서 꿀벌이 집단 폐사한 사건이 처음 발생한 이후, 꿀벌이 집단적으로 실종되는 사태가 끊이지 않고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봉업자가 벌통을 열고 사라진 벌들이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사진: 유튜브 채널 ‘프응 TV’ 영상 캡처).
양봉업자가 벌통을 열고 사라진 벌들을 확인하고 있다(사진: 유튜브 채널 ‘프응 TV’ 영상 캡처).

지난 1월 7일부터 2월 24일까지 전국 9개 도 32개 시군 99호 양봉농가를 대상으로, 농촌진흥정, 농림축산검역본부, 지자체, 한국양봉협회가 실시한 월동벌 피해 민관 합동 조사 결과, 전국에 걸쳐 꿀벌 폐사가 광범위하게 발생했음이 확인됐다. 전남, 경남, 제주 지역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이 사태의 원인은 지난해 발생한 꿀벌응애류, 말벌류에 의한 폐사와 이상 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꿀벌응애는 꿀벌에게 기생하는 진드기를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피해 봉군에서 응애가 관찰됐다. 일부 농가는 꿀벌응애류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여러 약제를 과도하게 사용해 월동 전 꿀벌 발육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약화된 봉군으로 활동 중이던 일벌들이 화분 채집 등의 외부 활동으로 체력이 소진됐고, 외부 기온이 낮아지면서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사태가 전례 없는 일인 만큼, 관련 전문가들은 원인 규명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농촌진흥청은 꿀벌응애 친환경 방제 기술과 무인기 이용 등검은말벌 조기 방제 기술을 개발하고, 월동 꿀벌 관리기술 자료 발간을 통한 현장 기술 지원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피해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농업경영 회생자금과 농축산 경영자금 등 지원 사업을 안내하는 조치를 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관계자는 “농가가 안정적으로 양봉업을 할 수 있도록 이상기후 상시화에 대비해 꿀벌 관리와 병해충 발생 피해를 최소화하는 연구개발과 기술 보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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