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어 대가리에 깨가 서말'...지금이 딱! 가을 전어 먹기 좋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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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어 대가리에 깨가 서말'...지금이 딱! 가을 전어 먹기 좋을 때
  • 취재기자 박명훈
  • 승인 2021.09.2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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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생각 않고 사는 생선 전어' 조선 시대 때부터 인기
산란기 끝나고 지방 영양분 축적해 가을철 가장 고소
전어를 즐기는 두 가지 방법은 '구이'와 '세꼬시' 추천

“가을 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 전어는 인기가 많고 “곧 전어 철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낀다. 가을이 되면 어느 횟집을 가도 간판에 ‘전어 입하’라는 문구가 쓰여 있을 정도다. 전어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가을이 되면 동네마다 있는 횟집마다 '전어 입하'라는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명훈).
가을이 되면 동네 횟집마다 '전어 입하'라는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명훈).

서유구의 '난호어목지'에 '돈 생각 않고 사는 생선'이라서 이름 지어져

전어의 인기는 꽤 오래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전어는 한자로 표기하면 돈 전(錢) 자에 물고기 어(魚) 자이다. 영어로 직역하면 ‘money fish’가 되는 셈이다.

전어(錢魚)라는 이름의 유래는 '돈을 생각하지 않고 누구나 사는 생선'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사진: flaticon 무료 아이콘으로 제작).
전어(錢魚)라는 이름의 유래는 '돈을 생각하지 않고 누구나 사는 생선'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사진: flaticon 무료 아이콘으로 제작).

이름의 유래는 조선 정조 때의 실학자 서유구의 <난호어목지>라는 생선 도감에 쓰여 있다. 도감에 따르면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모두 좋아하므로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부른다'라고 쓰여 있다.

전어라는 이름의 유래만 봐도 ‘맛잘알(맛있는 음식을 잘 아는 사람이라는 뜻의 신조어)’인 조상님들로부터 그 맛을 인정받아 인기가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을 전어는 여름동안 지방 영양분 축적해 고소하고 기름지기 때문에 인기

그렇다면 왜 봄, 여름도 아닌 ‘가을 전어’가 특히 인기가 많은 걸까?

그 이유는 전어의 산란기 때문이다. 전어는 봄에서 초여름까지인 4~6월에 산란을 마치고 여름 동안 지방과 영양분을 축적한다.

이후 산란기가 끝난 전어는 8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서해와 남해를 중심으로 많이 잡히는데 이때 전어의 지방량은 다른 물고기들에 비해 3배 정도 많은 지방을 함유하고 있어 굉장히 고소하고 기름진 맛이 난다.

그러나 가을이 지나면 뼈가 억세지고 기름기가 사라지게 되어 제철이 아닐 때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맛이 없어진다.

'가을 전어 대가리에 깨가 서 말' 구우면 고소함 더 많이 느껴

“전어 굽는 냄새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라는 말이 널리 퍼져있을 정도로 전어는 구이로 먹을 때 굽는 냄새와 그 맛이 일품이다.

그러나 유명한 저 문구는 일종의 마케팅 용어로 속담처럼 널리 퍼져있다. 실재하는 속담은 “가을 전어 대가리에 깨가 서 말”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머리 쪽에 기름이 많이 몰려있어 구운 전어를 먹을 땐 머리부터 한 마리를 통째로 씹어먹는 방법이 정석이며 그 방법대로 먹을 때 고소함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가을 전어 대가리에 깨가 서 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어는 특히 머리쪽에 기름기가 많고 고소하다. 구이로 먹을 땐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비늘을 긁어낸 후 칼집을 조금 낸 뒤 소금을 뿌려 노릇하게 구우면 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가을 전어 대가리에 깨가 서 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어는 특히 머리쪽이 기름기가 많고 고소하다. 구이로 먹을 땐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비늘을 긁어낸 후 칼집을 조금 낸 뒤 소금을 뿌려 노릇하게 구우면 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하지만 전어는 잔가시가 많은 편이라 통째로 씹어먹지 못하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기에 구이용으로 먹을 땐 작고 여린 전어가 인기가 좋고 먹기에도 편하다.

전어를 즐기는 또다른 방법은 뼈째 썰어서 회로 먹는 것

전어는 구이도 즐겨도 좋지만, 생선을 즐기는 방법의 근본은 ‘회’로 먹는 방법일 것이다.

가을 전어는 잔가시가 많지만 뼈가 억세지 않아 흔히들 ‘세꼬시’로 많이 먹는다. 세꼬시는 원래 부산, 포항 등 경상도 지역에서 주로 회를 먹는 방식이었으나 요즘은 다른 지역에서도 세꼬시로 많이 즐긴다.

세꼬시란 따로 살과 뼈를 분리하지 않고 뼈째 썰어서 먹는 방법을 의미하는데, 어원은 작은 생선의 등뼈를 발라내고 연한 뼈를 통째로 써는 회 손질 기법인 일본어 '세고시(背越し, せごし)'에서 유래했다.

세꼬시로 전어를 즐길 경우 뼈째로 먹기 때문에 칼슘 섭취를 많이 할 수 있어 성장기 청소년과 골다공증에 좋다. 뿐만 아니라 단백질 비중이 높아 매우 고단백 식품이며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무기질 함량도 매우 높아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건강에 좋다.

전어는 칼슘을 포함한 다양한 영양소들이 많이 들어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건강에 좋다(사진: 해양수산부 제공).
전어는 칼슘을 포함한 다양한 영양소들이 많이 들어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건강에 좋다(사진: 해양수산부 제공).

15cm 이상 긴 것 맛 좋아...광안리 회센터 전어 1kg에 3만 원 가량 판매

전어는 성장기에 따라 지방함량 차이가 크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적어도 만 2년생 이상은 돼야 지방함량이 많아서 고소하고 맛이 좋은 가을 전어라고 부를 수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그리고 15cm 이상 길이가 긴 것이 맛이 좋으며 요리 전에 소금물이나 쌀뜨물에 5분 정도 담가 두거나, 요리할 때 맛술이나 식초를 조금 넣으면 육질도 단단해지고 비린내도 없앨 수 있다.

오늘(24일) 기준 부산 광안리 회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전어 시세는 1kg당 3만 원 정도이며, 전어 1kg은 12~13마리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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