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사생활 노출 즐기는 20대 ‘ㅇㅈ세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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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사생활 노출 즐기는 20대 ‘ㅇㅈ세대’ 등장
  • 취재기자 홍윤대
  • 승인 2016.06.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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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자존감 상실 보상 심리" 우려도

대학생 임보담(22) 씨는 미용실에서 단발로 커트한 자신의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자신의 SNS에 올렸다. 왜 SNS에 사진을 올리냐는 질문에 “항상 긴 머리 스타일만 유지하다가 이번에 짧은 머리로 바꿨는데 지금 모습이 마음에 든다. 남들에게 변화된 외모를 알리는 쉬운 방법이 SNS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대학생 정재영(26) 씨는 학교 축구대회에서 우승하고 난 뒤의 팀원들의 모습을 SNS에 올렸다. 그는 SNS에 이런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지금까지 대회에서 우승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순간의 뿌듯함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최근 SNS에 소소한 사생활을 노출하기를 즐기는 'ㅇㅈ'세대가 늘고 있다(사진:구글 이미지).

이처럼 SNS에 사진을 올려 인증 행위를 즐기는 20대들을 ‘ㅇㅈ세대’라고 부른다. ‘ㅇㅈ세대’의 ‘ㅇㅈ’은 '인정'의 초성을 딴 말이며 주로 온라인에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상대방에게 이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는 형태로 “ㅇㅈ?”이라고 쓴다. 이제는 오프라인에서의 대화에서도 심심찮게 사용되고 있다.

20대들이 인증행위를 즐기는 것은 고단하고 팍팍한 현실을 살면서 자존감이 낮아져 타인에게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들의 행동은 타인의 인정과 지지를 받아야 비로소 자신의 존재나 행동의 정당성을 발견하고 안도감을 느끼기 때눈이라는 것이다. 

지난 5월 25일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조사한 ‘20대 남녀 410명을 대상으로 한 20대의 인정욕구에 대한 인식 및 실태 조사’에서는 20대 10명 중 8명(77.1%) 꼴로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자존감이 높아지는 기분이 든다고 대답했다. 또한 가장 인정받고 싶어 하는 상대로 응답자의 36.6%가 친구를 손꼽았고. 45.9%는 '우리 사회가 인정에 관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임희수 연구원은 “자신의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를 지닌 ‘ㅇㅈ세대’가 20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키워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NS상의 인증행위의 역기능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SNS에 온갖 사소한 자신의 일상을 소개하다 보면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해 주체성을 상실할 수도 있고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한 삶을 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 박상민(25) 씨는 “관심을 받고자 무조건적으로 사진을 올려 일상을 인증하는 것은 개인의 지나친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오프라인의 인간 관계에 소홀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한 자극적인 사진이나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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