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비상 망치는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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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비상 망치는 무용지물
  • 최준성
  • 승인 2013.01.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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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민들에게 대중 교통 수단인 시내버스에는 대부분 비상용 망치가 없거나, 망치가 있어도 스트랩 끈으로 묶여있는 경우가 많다. 비상시에 탈출하기 위해 사용돼야 할 비상용 망치가 현실적으로 사용될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2000년 7월경 수학 여행을 가던 부일 외국어고교생들이 차에 화재가 발생해 18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단순한 화재 사고가 참사로 이어졌던 것은 당시 관광 버스에 비상 탈출구가 없었고, 비상용 망치 등 안전 장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 30조 5-1항에 보면, “탈출을 위하여 자동차의 유리를 깰 수 있는 장구를 차실 안에 4개 이상 설치하고, 탈출 방법 등을 기재한 표지를 각각의 장구 또는 덮개에 붙여야 한다”고 명시 되어있다.

 

평소 버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문영주(51) 씨는 비상용 망치를 실제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사실 참 형식적인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보라(18) 양은 버스를 이용하면서 어쩌다 비상용 망치가 없을 때를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시 버스운송사업조합 김우석 과장은 수시로 비상용 망치를 확인을 하고 갖다 놓도록 조치를 취한다고 말하며 “매번 갖다 놔도 사람들이 가져가 버려요, 그래서 스트랩 끈으로 고정시켜놓는 거에요”라고 말했다.

 

부산시, 버스운송사업조합, 시내버스 회사에서도 비상용 망치 보유 실태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가지고 있진 못했다. 하지만 부산일보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버스 130대를 보유한 한 여객의 경우 150개의 망치를 구입해 분실된 자리에 채워 넣었지만 하루 만에 절반 정도가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실제 버스 비상용 망치로 강도 상해 사건을 일으킨 경우도 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2007년 6월 7일 경기도 용인시 상현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20대 남성 2명이 훔친 버스 비상용 망치로 택시 운전기사를 때리고 금품을 빼앗았다.

 

한편, 버스를 이용하여 통학하는 김아민(22) 씨는 부산시에서 단속을 강화하거나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인 양은비(18) 양도 실제로 사고가 났을 때 사용해야 할 비상용 망치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정말 위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에서 버스 내 비상용 망치의 비치여부를 단속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부산시 대중교통과에 근무하는 유우민 씨에 따르면, 현재 매년 한두 번씩 시내버스의 청결도, 비상용 망치와 노선도 부착여부와 같은 내부시설 점검을 한다. 유 씨는 비상용 망치 유무를 매번 단속하면 문제가 해결이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매일 단속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부산시 버스운송사업조합 김우석 과장에 따르면, 매년 부산시에서 점검을 할 때 없는 비상용 망치를 구입하여 비치해 놓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분실이 된다. 실질적으로 비상용 망치의 관리는 회사의 몫이다. 김 과장은 “회사에 매번 권고를 하지만, 현실적으로 없어질 때마다 망치를 구입하는 것도 회사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되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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