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교’가 ‘횡단보도’로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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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교’가 ‘횡단보도’로 변해간다
  • 최준성
  • 승인 2013.01.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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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시민들이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래서 부산시는 지난 2005년부터 5년간 47개 육교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부산시 자료에 따르면, 차량소통과 교통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설치한 육교 중 상당수가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고, 육교 아래 무단횡단 등으로 오히려 교통사고를 증가시키고 있다. 그래서 부산시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쾌적한 보행 환경 개선과 교통 약자들의 이동을 더욱 편하게 하기 위해 이 횡단보도 복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0월 부산시가 추진한 육교철거 및 횡단보도 복원사업에 대한 사업효과 분석 및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설문자의 84% 이상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그리고 장애인·노약자 등 교통약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 중 육교의 계단, 경사로 이용을 기피하는 사람이 조사 대상자의 71%로 조사되었다.

 

중구 충무동에 육교가 철거되고 있는 현장을 지켜보던 택시 기사 강희찬(67) 씨는 40년 넘게 택시를 몰면서 많은 손님들이 이 육교를 마치 이정표처럼 사용해왔다고 말했다. 강 씨는 주위에 횡단보도가 2개나 있는데 굳이 충무동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육교를 없애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육교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귀자(64) 씨는 육교가 사라지고 횡단보도가 생기는 것을 아마 어른들은 다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오래된 육교가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쉽지만 역사는 바뀌는 거에요”라며 추억보다는 편리함이 더 낫다고 말했다.

 

김수일(28) 씨는 안 그래도 육교가 오래되어 불안한 게 사실이었다며 육교가 철거되고 횡단보도가 생긴다는 것이 더 편리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씨는 요즘 육교가 없어지는 추세인 것 같다며 아마 모두가 육교가 불편하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하구청 도시국 건설과 서태완(43) 씨는 육교철거 대상 선정 과정으로 우선 매년 부산시에서 보행환경개선에 따른 육교철거 수요를 조사하고, 구청에서 부산시지방경찰청과 협의 후 철거 대상지를 선정하여 부산시에 통보되어진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부산시에서 검토한 후 그 다음해 예산을 반영하면 구청에서 철거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청 교통운영과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육교 1개소를 철거하고 횡단보도를 복원하는데 드는 비용이 평균 약 7000만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2009년 6월에 조사한 육교철거 및 횡단보도 복원사업 추진상황에 따르면, 총 22개 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 복원사업에 약 15억 2천만 원이라는 큰 예산이 들고 있다.

 

서구청 도시국 건설과 강태경(48) 씨는 시민들이 예산 낭비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보통 철거하는 육교들이 거의 다 20년이 넘은 오래된 육교들이기 때문에 어차피 보수, 보강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씨는 이런 상황과 지금 부산시에서 하는 육교철거 정책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2010년 현재 부산에는 총 144개소의 육교가 있으며, 올해 부산시에서는 총 8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노후 육교 11개소를 철거하고 횡단보도를 복원할 계획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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