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대 알파고, 태생적 불공정 게임"...네티즌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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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대 알파고, 태생적 불공정 게임"...네티즌 '공분'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6.03.12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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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두는 이세돌, 1,000대 CPU 가진 알파고 이기는 게 기적 주장도
▲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제3국에서 대결을 이어가고 있다(사진: MBC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캡쳐).

3번국도 패배였다. 이제 언론과 전문가들도 인간이 알파고를 이기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혼자 두는 이세돌 9단과 중앙처리 장치 등 방대한 컴퓨터 시스템을 갖춘 알파고와의 대국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1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3국에서도 이세돌 9단이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인공지능 알파고에 무릎을 꿇었다. 3번대국을 앞두고서부터 일각에서 몇 가지 논리를 펼치며 이번 대결이 불공정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결이 불공정하다는 이유 중에는 알파고가 광케이블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구글 측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알파고는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구글 클라우드 센터를 통해 서울의 대국장과 광케이블로 연결돼 있다. 때문에 알파고는 중앙처리장치 CPU 1,202대, 그래픽 처리장치 GPU 176대, 구글 서버 1,000대를 동시에 이용해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한 수 한 수 두고 있다. CPU 한 개당 1초에 1,000번 이상 수를 계산하는데, 여기에 GPU를 붙여 연산 속도는 수십 배가 늘어난다.

또한, 모든 정보가 훤히 드러나 있는 이세돌 9단에 반해, 알파고는 철저하게 정체를 숨기고 있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파고는 정체를 철저히 숨기고 있지만, 이미 공개된 이세돌 9단의 모든 기보를 확보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자신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아는 상대와 싸워야 하는데, 이는 페어 플레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10년 이상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했기 때문에 이 9단이 대국한 기보가 이미 공개돼 있는 반면, 알파고는 3,000만 건의 기보를 공부하고, 스스로 한 달에 100만 번의 대국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논란에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CPU 연동은 어느 수준 이상 넘어가면 아무리 컴퓨터를 연결해도 성능이 커지지 않는다(diminishing returns: 수확체감의 법칙)”며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 분산 버전을 사용했지만, 단일 버전을 이용했더라도 알파고는 여전히 강하다”고 밝혔다. 

하비스에 따르면, 알파고는 분산 버전과 단일 버전 두 개가 있는데, 단일 버전은 CPU 48개와 GPU 8개로 구성돼 있고, 분산 버전은 단일 버전을 35개가량 합친 규모다. 분산 버전이 단일 버전보다 성능이 좋지만, 그 차이는 10%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이번 대국이 불공정 대결이라며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아이디 V3*********는 계산 능력이 다른 인간과 기계에게 같은 게임 시간을 주는 것이 불공정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이세돌과 알파고 대결에서 제한 시간을 똑같이 정한 게 불공정한 규칙이 아니었나 싶다. 최소한 이세돌한테 3~4시간을 줬었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아이디 아**는 수천 개의 컴퓨터가 연결되어 있는 시스템과 1명의 인간이 싸우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1대1의 싸움이 아니라, 1대 수백의 불공정 게임이다”라고 말했고, 아이디 선*도 “첫 수를 두고 50초 장고하면 알파고는 1,200조의 연산을 하고 한 수 둔다. 그 상황에서 100만 이상의 저장된 기보 중 가장 이길 확률이 높은 기보를 이용할거고...”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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