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꼿꼿한 기자’에서 본질적 서정시의 세계로...
상태바
[새 책]‘꼿꼿한 기자’에서 본질적 서정시의 세계로...
  • 취재기자 배수진
  • 승인 2019.12.13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형로 시인, 예순에 첫 시집 〈미륵을 묻다〉 출간
일 회상 속 사람 이야기 통한 서정시 세계 추구

신문기자에서 서정 시인으로-.

201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형로(·61) 시인 얘기다. 촤근 서정시집 〈미륵을 묻다〉(신생)를 출간한 것이다.

그는 기자 시절, 부러질지언정 결코 휘지 않는, 그야말로 꼿꼿한 성품이었다. 그는 언론계에서 흔치 않은 신고(辛苦)들을 겪은 뒤, 공기업 생활도 경험했다. 그러고는 예순 인생에, 늦깍이 시인으로 새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활발한 사회활동을 벌일 때 그의 이름은 ‘김형수’였다.

(...)그가 시인 길에 들어선 것은 ‘결정적인 한 순간’에서부터 시작한다. 2006년이었다. 직장에서 고독한 들판 위에 혼자 내버려진 듯 ‘매우’ 힘든 무렵이었다고. 그때 하나의 시가 삶의 쓸쓸함을 위로하며 결정적인 감전을 일으켰다. “시 한 줄이 이렇게 힘을 줄 수 있구나, 절감하며 놀랐지요.”(최학림, “삶의 고갱이는 ‘뜻’보다 ‘짓’ 농익은 아버지 손짓이 시였다”.).

김형로 시인이최근 서정시집 '미륵을 묻다'를 출간했다.
김형로 시인이 최근 서정시집 '미륵을 묻다'를 출간했다.

묵은 사연 끝에, 그는 시집 ‘미륵을 묻다’를 출간했다. 문학평론가 하상일은 김 시인의 작품을 보며, “앞만 보고 내달려온 현대인의 일상 한가운데에서 오히려 뒤를 돌아보는 상상력에 깊숙이 침투한 것은 가장 본질적인 서정시의 세계에 다가가기 위한 시적 전략을 드러낸 것”(추천글)이라고 평했다.

시인은 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살아온 시간을 스스로 다시 살아가면서 중년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발견한 성찰적 의미를 청년의 시간으로 전해준다는 것이다. 김 시인 역시 “늦게 등단하다 보니 지난 일에 대한 회상이 많다. 사람 이야기를 통해 서정적 리얼리즘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시집에는 표제작이자 등단작인 ‘미륵을 묻다’를 비롯, ‘청춘’ ‘잡채밥’ ‘엄마의 감자’ 등 63편의 시가 실렸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글이나 기사를 읽으면서 영감을 얻는다. 휴대전화에 시를 써놨다가 수시로 보면서 평균 100번 이상 고친다”고 했다.

앞으로, 그는 어떤 시를 쓸 것인가. 그는 말한다, “작은 새들은 천적을 피해 가시덤불 속으로 몸을 숨긴다. 멧새는 찔레 가시 속을 찾아 들어갔을 뿐인데, 이렇게 적는 사람이 있다 찔레는 작은 가시 하나 들고 힘없는 것들 편에 섰다고. 그런 시를 쓰고 싶다”고-.

김형로, 미륵을 묻다(신생, 10,000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