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 패러디로 이벤트 마케팅, '효과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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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 패러디로 이벤트 마케팅, '효과 만점'
  • 취재기자 이령희
  • 승인 2016.01.2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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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홍보, 프로축구 흥행, 정부 비판까지..."네티즌 이목을 끌어라"

최근 영화 <히말라야> 포스터에 있는 배우 황정민 씨의 얼굴 사진을 잘라 내 자신의 얼굴 위에 대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놀이가 성행하고 있다. 이는 ‘황정민 놀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것은 아래 사진처럼 머리카락과 옷은 자신의 것이지만 얼굴은 황정민 씨인 사진이 된다. 이렇게 찍은 황정민 놀이 사진에 영화 <히말라야> 타이틀을 넣어 마치 새로운 영화 포스터처럼 패러디하는 것으로 황정민 인증샷 놀이가 진화하기도 했다. 특히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사진들이 SNS에 퍼지면서 마치 새로운 영화 포스터인 것처럼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까지 극장으로 이끄는 홍보 효과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학생 소민정(22, 부산시 사하구 구평동) 씨는 처음엔 <히말라야>라는 영화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SNS에 사람들이 올린 패러디 사진을 보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영화까지 보게 됐다. 그는 “SNS에 패러디가 많이 올라온다는 건 그만큼 영화가 재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보게 됐다”며 “웃기면서도 기발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SNS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콘텐츠 중 하나는 바로 패러디물이다. 특히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작품들이 온라인상에 놀이처럼 번지면서 누리꾼들은 정치·사회적 이슈들도 영화 포스터에 담아내 커뮤니티 상에서 유통시키고 있다. 또 기업들은 마케팅 차원에서 놀이와 유희라는 패러디의 성질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이미지와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영화 포스터를 이용하고 있다. 전 세계인의 인기를 받는 장난감 레고는 영화사와 제휴를 맺어 해마다 영화의 한 장면으로 재현한 영화 포스터를 출시해 영화 팬의 관심까지 끌고 있다. 대학생 김지선(22, 부산시 영도구 봉래동) 씨는 평소 영화 포스터를 모으는 취미가 있어 우연히 레고 영화 포스터를 보게 됐다. 김 씨는 “영화 포스터에 레고를 패러디한 것이 너무 자연스럽고 재밌었다”며 “레고가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유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이런 마케팅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영화와 <어벤져스>의 포스터를 패러디한 레고 회사 포스터도 등장했다(사진: 네이버 블로그 위키넷 캡처).

콘서트나 공연을 홍보할 때 주최 측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영화 포스터 패러디 물을 제작하고 이를 SNS를 통해 알리면서 홍보하는 일도 늘고 있다. 얼마 전 힙합그룹 에픽하이는 콘서트 홍보 포스터로 대중에게 사랑받은 영화의 포스터 6종을 패러디해 관심을 끌었다. 트위터를 통해 퍼진 홍보 포스터는 많은 리트윗이 됐고 팬들과 누리꾼들은 “이번 공연 포스터 못 구함?” “올콘(공연 전체) 뛰어야겠다”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또 울산현대 축구단에서도 울산과 성남의 홈경기 홍보를 위해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해 페이스북에 게재했고, 이것은 공유하기 등을 통해 쉽게 퍼지면서 홍보가 됐다. 영화 포스터 패러디 제작에 참여했던 울산 현대 축구단 사원 박준상(30) 씨도 팬들의 관심을 가장 쉽게 끌어내는 방법으로 패러디가 좋와서 이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축구단 포스터 패러디를 게재한 후 재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이벤트성으로 이런 포스터 패러디물을 또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 SNS에서 화제를 모은 ‘에픽하이’ 콘서트 영화 포스터 패러디 사진이다(사진: 타블로 트위터).

영화 포스터 패러디는 상품이나 이벤트 홍보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이슈를 사회에 부각시키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작년 메르스 사태 당시 보건복지부가 메르스 예방법으로 낙타를 조심하라는 경고문을 발표하자, 인터넷에는 낙타를 넣어 만든 영화 포스터 패러디가 도배되기도 했다. 낙타 포스터 패러디는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허술한 방역체계와 국내 사정과 맞지 않는 복지부의 발표를 풍자한 것이었다.

▲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보여준 영화 <감기>의 포스터에 낙타를 넣어 만든 영화 포스터 패러디(사진: http://wpkc.egloos.com 캡처).

동양대학교에서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강의하고 있는 심흥섭 교수는 “주목받지 못하던 것들도 패러디되어 SNS에 올리면 평소보다 30% 이상 관심도가 올라가게 된다”며 “패러디에서 나오는 유머가 다른 것과는 차별화되어 사람들 사이에서 붐을 일으키는 지름길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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