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스쿨버스, 아침 등교시간 학생 몰려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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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스쿨버스, 아침 등교시간 학생 몰려 '아비규환'
  • 취재기자 방민영
  • 승인 2015.12.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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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차간격 너무 길어 승차난..."가뜩이나 삶이 힘든데, 탄력 운영 안되나요?"

부산 가톨릭대 학생 최모(21, 부산시 동래구) 씨는 오늘도 일찍 집을 나선다. 집이 있는 부산 동래구 명륜동에서 학교까지 가는 시간은 30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부산도시철도 장전역에서 학교까지 가는 학교버스를 제 시간에 타기 위해서는 일찍부터 줄을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 등교 시간마다 학교버스를 타기 위해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에 버스정류장에 일찍 도착하지 못하면 학교버스를 타지 못한다. 원래 학교버스의 배차간격은 10분이었지만, 최 씨는 정류장에서 20분 넘게 기다리고서야 다음 버스를 타 강의시간에 늦은 적도 있다.

최 씨와 마찬가지로 부산지역 대학의 학생들은 아침시간 셔틀버스 승차 난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 최 씨가 다니는 부산 가톨릭대는 승차료가 무료인 자체 스쿨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오후에는 학교에서 장전 지하철역을 거쳐 부산대역까지 운행하고, 아침시간에는 장전역에서 학교까지 가는 하나의 노선만 운행한다. 이 대학은 등교시간 내 한정된 학교버스에 학생들이 몰려 극심한 승차난이 펼쳐진다. 그녀는 “운행버스 수를 조금 더 늘리든지 배차간격을 더 줄여줬으면 한다”며 “아무리 무료버스라지만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타야하는 것이 스쿨버스인데, 학생들의 입장을 학교 측에서 조금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 가톨릭 대학교 측은 아침 시간에 10분의 배차간격은 적당하다고 말한다. 부산 가톨릭대 관계자에 따르면, 배차간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운행하고 있는 세 대의 33인승 미니버스가 한 대 더 있어야 가능하다. 학교 관계자는 “아침시간 외에는 버스가 텅텅 빈다”며 “아침시간에만 잠깐 몰리는 학생들 때문에 한 대를 더 늘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쿨버스를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부산지역 대학은 가톨릭대를 포함한 경성대와 고신대, 동명대, 부경대, 신라대, 해양대 등이다. 경성대 버스는 학교 안을 순환하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경성대에 재학 중인 정모(23, 부산시 남구) 씨는 요금이 무료인 것은 좋지만 배차간격에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 씨는 아침 등교시간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데 버스 시간이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정 씨는 “대부분의 수업 시작 시간은 매시의 정각이므로 순환버스가 매시 50분과 정각에 출발하는 것보다는 매시 45분과 55분에 출발하는 것이 학생들이 정시에 시작하는 강의시간에 맞출 수 있어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 부산 경성대학교의 교내 버스와 버스 운행 시간표.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해 있다. 운행 시간표를 보면 버스 운행 간격은 10분이다(사진: 취재기자 방민영).

경성대 측은 학교버스 운행 문제는 이미 개선되었다고 말한다. 경성대 관계자에 따르면, 경성대는 학생들의 수업이 몰려있는 시간대에는 원래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거의 2~3분 주기로 운행하고 있다. 학교 측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문제였고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대게 오전 여덟시부터 열한시까지는 버스에 학생들이 다 차면 바로 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대학들 중 최 씨가 다니는 가톨릭대학처럼 자체 스쿨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학교도 있지만, 대학이 마을버스 회사와 협약을 맺어 마을버스가 학교 안을 운행하는 학교도 있다. 대학교 안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마을버스가 순환할 수 없으나 학교 측의 허가가 있으면 운행이 가능해진다. 마을버스의 교내순환을 허가하는 이유는 마을버스가 학교 셔틀버스를 대신함으로써 마을버스 회사 측과 학교 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리기 때문이다. 마을버스를 스쿨버스로 운행하고 있는 학교는 부산에서 총 네 군데, 동서대, 동아대, 동의대, 부산대다.

부산대에 재학 중인 윤모(21, 부산시 동래구) 씨는 학교에서 운행하고 있는 순환버스는 아침시간에 학생들을 너무 힘들게 한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또 버스 요금이 올랐다. 윤 씨는 “타는 사람은 많은데 요금을 왜 자꾸 올리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한다. 부산대 순환버스의 승차요금은 교외승차의 경우, 550원에서 700원으로, 교내 승차의 경우, 450원에서 600원으로 각각 150원 씩 올랐다. 교외승차는 캠퍼스 밖인 부산대 전철역과 부산은행에서 승차할 시의 요금을 뜻하고, 교내승차는 학교 캠퍼스 안에서 승차할 때의 버스요금을 뜻한다. 부산대 총학생회와 대학본부에 따르면, 부산대 순환버스는 지난 2006년에 버스 요금을 450원에서 550원으로 인상했다가 학생들의 승차거부로 요금을 다시 내린 바 있다.

윤 씨는 아침마다 부산대학 행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학생들의 줄이 부산대역 안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면 마을버스가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윤 씨는 “비라도 오는 날이면 역 안에서 줄이 한 번 더 꺾여 평소보다 줄이 두 배로 더 길어져서 역 안이 부산대생들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대학교의 입장에 따르면, 마을버스 이외에 학교에서 자체 운영하는 버스를 추가 운행할 계획은 없다. 부산대 측은 승차요금에 관해서는 “우리 학교 학생들에 한해서 할인된 가격으로 승차할 수 있고 환승할 경우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부산대 관계자는 학교내 순환 마을버스 이외에 학교버스 추가운행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 “현재 학교 순환 마을버스의 경우 법적으로 허가 받은 상태인데, 이것 외에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버스를 파견해 추가운행을 실시하면, 법률적으로 마을버스 회사와 충돌이 생길 것 같다”며 “학교 측에서 셔틀버스를 자체운행할 만한 예산도 없다”고 설명했다.

▲ 동아대학교의 셔틀버스와 셔틀버스 운행시간표. 셔틀버스는 30분 간격으로 부민캠퍼스에서 승학캠퍼스로 운행한다(사진: 취재기자 방민영).

동아대는 학교 자체 운영 방식과 마을버스 이용 방식 두 가지를 모두 이용하고 있다. 동아대는 승학캠퍼스, 부민캠퍼스, 구덕캠퍼스 등 세 개의 캠퍼스가 각각 따로 떨어져있다. 학생들이 캠퍼스 간을 이동할 때에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으며, 지하철역에서 학교로 올라갈 때에는 학교 안까지 순환하는 마을버스를 이용한다.

동아대 부민캠퍼스 학생 권지현(20, 부산시 진구) 씨는 학교 셔틀버스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권 씨는 부민캠퍼스에서 승학캠퍼스로 가야할 일이 종종 있는데 “무료로 탈 수 있을 뿐더러 자리도 넉넉하고 버스 배정시간도 수업시간에 맞춰 편하게 되어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녀는 “학생들이 몰리는 시간에 따라 융통성 있게 운행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며 “원래는 30분 간격으로 한 대 씩 운행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타는 시간대에는 10분 간격으로 2~3대 씩 운행한다”고 설명했다.

동아대는 시간대 별로 배차간격을 줄이고 운행대수를 늘리는 방안을 활용한다면, 인제대는 셔틀버스 예약제를 실시한다. 인제대는 지난해 10월부터 통학버스 32대를 예약좌석제로 운행하고 있다. 셔틀버스를 이용할 학생들은 ‘인제대학교 모바일 버스예약시스템’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기차표 예매하듯이 버스 좌석을 예약하면 된다.

인제대 학생 김모(21, 부산시 동래구) 씨는 좌석예약제를 도입한 후 아침시간에 학교 셔틀버스 이용하기가 한결 편해진 것 같다고 말한다. 좌석예약제를 도입하기 전에는 제시간에 버스를 타지 못하면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김 씨는 “이제는 내가 버스를 탈 수 있는지 없는지 알기 때문에 한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좋다”고 말했다.

부산대생 김모(23, 부산시 중구) 씨는 학교 측에서 아침시간대의 승차 난을 해소시켜주길 바란다. 김 씨는 “무작정 마을버스 회사에 이 문제를 맡겨놓기보다는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봤으면 좋겠다”며 “승객이 많은 시간대와 적은 시간대에 따라 유연하게 버스운행대수를 조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버스 문제는 서울에서도 마찬가지로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중앙대생 고지은(21, 서울시 동작구) 씨는 학교에서 운행하는 버스가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마을버스를 주로 이용한다고 말한다. 고 씨는 “학교버스는 정거장이 애매해서 학생들이 별로 이용하지 않는다”며 “마을버스 중에서도 동작 01번과 21번, 10번은 아침 시간대에 중앙대생들로 가득 찬다”고 전했다. 고 씨는 "학생들이 그렇게나 많이 이용하는데도 요금이 할인되지 않는다"며 “아마 그 마을버스 회사가 운영되는 데에는 중앙대생이 한몫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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