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커피숍들, 다이어리 전쟁 불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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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커피숍들, 다이어리 전쟁 불붙다
  • 취재기자 임소현
  • 승인 2015.11.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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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여 원어치 음료 마셔야 1권 증정..."배보다 배꼽이 더 크네" 일부선 비아냥

올해도 어김없이 국내 유명 커피전문점들이 2016년 다이어리 마케팅에 돌입했다. 정해진 수만큼 음료를 마시면 신년 다이어리를 증정한다는 것이 다이어리 마케팅의 내용이다. 다이어리 속에는 해당 브랜드의 음료 할인 쿠폰이나 음료 무료 증정 쿠폰도 들어있어 소비자들을 쉽게 현혹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커피전문점들이 고객들에게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2004년부터 다이어리 마케팅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신년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서는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의 음료를 구매해야 한다. 다이어리 별도 판매가는 2만 7,500원이지만, 이벤트에 참여해 다이어리를 받으려면 가장 저렴한 가격인 숏사이즈로 구매해도 6만 600원의 비용을 들여야한다. 또한 올해 출시한 4종류의 다이어리 중 두 종류의 다이어리는 이벤트를 통한 증정만 가능할 뿐 개인적인 구매는 할 수 없도록 되어있어, 이 두 종류의 다이어리를 손에 넣으려면 이벤트에 참여해야 하는 방법밖에 없다.

▲ 좌측부터 첫 번째 두 번째로 놓여있는 다이어리는 구매가 불가하며 증정만 가능하다(사진: 스타벅스 홈페이지).

직장인 최이레(25, 부산시 사상구 괘법동) 씨는 매년 카페 다이어리 프로모션에 참여해 신년 다이어리를 준비했다. 올해도 프로모션에 참여해 다이어리를 증정받을 계획이었지만 최근에는 개인적인 구매를 생각중이다. 최 씨는 “3~4잔만 마셔도 금방 조건 잔수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마시고 싶지 않은 시즌 음료를 구매해야 할 때에는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다이어리 프로모션을 통해 연말 매출 20% 이상을 올리는 성공을 거두자, 그 이후로 유명 커피 브랜드인 할리스, 커피빈, 엔젤리너스, 이디야에서도 연말 다이어리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음료를 몇 잔 이상 구매해야 하는 이들 후발 업소들의 까다로운 조건과 다이어리보다 비싼 이벤트 참여 비용은 스타벅스와 다르지 않다.

▲ 엔제리너스에서 진행 중인 다이어리 프로모션은 엔젤 앱카드를 이용해야만 참여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임소현).

대학원생 이찬진(30, 부산시 사하구 하단동) 씨는 학교 근처 커피전문점에서 매일 하루 한 잔씩 커피를 구매한다. 연말이 되자, 이 씨가 찾는 매장에서도 다이어리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이 씨는 매일 커피를 구매하기는 하지만 시즌 음료를 구입한 적은 없기 때문에 다이어리를 받을 수 없다. 이 씨는 “다이어리를 받으려면 시즌 음료 3잔을 꼭 마셔야 하는데 가격이 1만 원이 훌쩍넘어간다”며 “그럴 바엔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다이어리를 구입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커피 전문점 매장에서 일하는 김모(28, 부산시 북구 화명동) 씨는 매장에서 2년 째 점장직을 맡고 있다. 김 씨는 “연초가 되면 다이어리를 사야한다는 생각을 커피를 구입하면서 합리적인 소비라고 생각하도록 하는게 고객들이 이벤트에 참여하는 하는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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