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선택에도 사람들의 심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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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선택에도 사람들의 심리가 있다
  • 나하나
  • 승인 2013.01.1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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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은 물론 식당이나 강의실에서도 사람들은 최소한의 거리를 확보하려는 심리가 강하다고 한다. 심지어 학교 책상을 쓸 때도 사람들은 개인공간을 확보하려는 심리가 무의식중에 작용한다고 한다.

매일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정근영(21, 부산 해운대구 좌동) 씨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항상 가장자리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자리가 많아도 가장자리에 앉는 것이 편하다는 그는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 가장자리는 그나마 덜 방해받는 느낌이 든다. 안전대가 있어서 기대기도 좋다”고 말했다.

버스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김미애(17, 부산 기장군) 씨는 버스를 탈 때 맨 뒤쪽 구석으로 간다. 그 이유에 대해서 김 씨는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앞자리보다 한적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국심리학회 선임이사 신현정(부산대학교 심리학과장) 교수는 누구나 다른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것을 거부하려는 성향이 있고 심리적 거리감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생득적인 요인과 문화적 요인이 결합되어 사람들은 개인공간을 확보하려는 욕구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특히 신 교수는 공공장소에서 가까이에 누군가가 있으면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거북할 수 있으며 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한 쪽이라도 막힌 공간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성향은 학교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에 위치한 양운고등학교 교사 이기수 씨는 예전에 비해 요즘 학생들은 자신들만의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려 한다며 “창가 쪽 가장자리는 항상 학생들의 자리쟁탈전을 벌인다. 이것이야말로 요즘 학생들의 개인주의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극장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자리 선택은 중요하다. 남자친구와 자주 극장을 찾는다는 배진오(22, 부산 수영구 광안3동) 씨는 커플석이 가장자리에 있어서 남자친구와 단 둘이 있다는 느낌이 들고, 영화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멀티플렉스 극장 CGV에서 3년 째 근무 중인 정광진(25, 경남 김해시) 씨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자리는 대부분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커플석이 가장자리에 있는 것도 누군가에게 방해받기 싫은 연인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정 씨는 “통로 쪽 자리는 화장실 가기도 쉽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빠져나올 수 있어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현정 교수는 이런 심리가 작용해 지하철을 이용할 때 남자는 정면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거부하여 신문으로 차단하려는 성향이 있고, 여자는 상대적으로 측면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가방으로 차단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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