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고통 외면하는 원룸 공사..밤낮 없이 "드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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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 고통 외면하는 원룸 공사..밤낮 없이 "드르륵"
  • 취재기자 임동균
  • 승인 2015.04.0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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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가 진행 중인 한 원룸건물(사진촬영: 취재기자 임동균)

‘쿵쿵,’ ‘쾅쾅,’ ‘치이익~~’ 주말 이른 아침, 위층에서 망치질과 드릴질 소리가 들려온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도 떨어진 듯, 임모(24, 부산시 남구 대연동) 씨는 시끄러운 공사소리에 잠을 깨고 만다. 그는 전날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막 집에 들어와 잠이 들었던 참이었다. 임 씨는 공사 소음에 이불을 걷어차면서 천정을 향해 욕설을 퍼부어 보지만, 대답처럼 들려오는 것은 망치소리 뿐이다.

최근 새 학기를 맞아 대학가 원룸 주인은 새로운 입주자를 맞이하기 위해 원룸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는데, 막무가내 공사 때문에 입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임 씨의 경우, 그 당시 매일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새벽녘에 귀가해 참을 청하는 게 일상이던 시기라 공사 소음은 끔찍한 고통이었다. 밤10시부터 아침8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집에 돌아가면 녹초가 됐지만, 드르륵, 쿵쾅 하는 소리 때문에 잠을 청할 수 없었다. 견디다 못한 임 씨는 할 수 없이 집을 나와 찜질방까지 간 적도 있었다. 임 씨는 “1시간 일해서 5,000원 돈 겨우 버는데, 집 놔두고 잠자러 찜질방에서 8,000원씩 쓰면 얼마나 아깝겠냐”며 분통을 터드리곤 했다.

대학생 김정훈(24, 대연동) 씨는 매일같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위층은 물론이고, 옆 집까지 공사를 하는 바람에 괴로웠다. 김 씨는 공사 소음에 집에서 잠은 물론이고, 텔레비전 한 번 보기 힘들었다. 소음에 시달리던 김 씨는 "참다 참다가 조용히 좀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공사하는 인부들은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공업체의 용역인 김모(42, 부산시 남구 문현동) 씨는 공사할 때 입주민들이 종종 찾아와 조용히 좀 해달라고 불평을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공사 소음으로 입주민들이 스트레스 받는 건 알지만, 계약기간 내 해야 되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부산시 남구청의 한 관계자는 동일 건물 내 소음은 관에서 민원을 청구할 수 없다며 이 같은 문제는 민사 분쟁서 당사자들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당국의 입장에 입주민은 당할 수밖에 없다. 임 씨는 대학생인 입장에서 소송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집 주인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청구한다는 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그는 “적어도 공사를 하면 입주민들에게 통보나 공사 시간에 관해 협의해서 공사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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