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부동산 거래 '미끼매물'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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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부동산 거래 '미끼매물' 주의보
  • 취재기자 강민아
  • 승인 2014.11.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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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사진 실어놓고 실제 찾아가면 "방금 팔렸다"며 딴 집 구매유도

지난 달 서울 사당동에 일자리를 얻은 김정은(27) 씨는 인터넷을 통해 원룸을 구하려 했다. 때마침 회사 근처에 저렴한 값의 깨끗한 원룸이 있어 집주인에게 연락을 취했다. 집주인은 그 집이 아직 비어 있으니 만나서 얘기하자며 자신의 집 근처로 오라고 했다. 김 씨는 약속된 장소로 찾아갔지만, 뜻밖의 말을 들었다. "인터넷에 올린 그 집은 방금 팔렸으니 다른 집을 보자"는 것이다. 집주인의 권유에 못이겨 김 씨는 그날 하루 종일 이곳저곳을 이끌려 다녔으나  인터넷에 본 것과 같은 맘에 드는 원룸은 없었다. 결국 계약을 못하고 허탈하게 귀가한 김 씨는 “애초에 내가 보려고 했던 그 집이 있기나 했는지 의심스러웠다"면서 “인터넷으로 본 집은 집주인이 임의로 올려놓은 미끼상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요즘 사람들은 부동산 거래소를 방문하지 않고 일일이 집을 둘러보지 않아도 인터넷을 이용해서 손쉽게 집을 구할 수 있다. 집주인과의 직거래도 가능하다. 집주인이 인터넷에 집의 내부사진과 가격 등의 필수 정보를 올려놓으면, 그 정보가 마음에 든 사람은 집주인에게 직접 연락해 집을 둘러보고 계약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성사된다. 하지만 모든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집주인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허위 매물, 즉 ‘미끼’를 내놓거나 집의 결함을 감추고 집을 광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직장인 한가연(28) 씨도 집주인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정보를 보고 집을 방문했다가 집주인에게 속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집주인이 인터넷에 올린 사진과 달리 실제 화장실이 사용하기에 불쾌할 정도로 낡았기 때문이다. 한 씨는 “보수하지 않고는 사용할 수 없을 환경의 화장실이었다. 그런데 인터넷에는 사진을 보정해 올려놔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온라인 부동산 직거래 사이트의 모습. 여기에는 지도, 사진, 부동산 정보가 기본적으로 제공되고 있다(사진출처: 네이버)

일부 집주인들이 미끼상품이나 과장된 정보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집을 구하는 사람과 집주인은 수십 만 원에서 수백 만 원에 이르는 중개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서 중개인을 통하지 않는 거래에 혹하는 경향이 있다. 서울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김모 씨는 “집주인이 세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없는 미끼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일단 고객을 만나기만 하면 어떻게든 말을 돌려 높은 가격의 다른 매물을 거래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이런 행동은 오히려 직거래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없어져야 하는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의 미끼 매물은 부동산 시장에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 9월 여름철을 맞아 중고차 사기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결함이 있는 차들을 무사고 차량 등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인터넷의 허위 매물로 고객들을 중고차 매매 장소로 유인해 더 비싼 차량을 판매해 사람들의 피해가 속출한다는 뉴스가 주 내용이었다. 평소 인터넷 상거래로 물건을 자주 사는 박송이(27) 씨는 “미끼 매물 거래 등의 사기행위가 판 치는 시대에 불안해서 물건을 마음 놓고 살 수 있겠냐”며 “물건을 소유한 사람이나 관리하는 사람이 더욱더 책임감과 양심을 가지고 거래에 임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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