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바란 허상 속 꺼져버린 ‘윤리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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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바란 허상 속 꺼져버린 ‘윤리 의식’
  • 부산광역시 남구 신혜화, 북구 류세은, 김해시 김예지
  • 승인 2014.10.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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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보자> 를 보고

(1)영화 <제보자>를 보고1: 모두가 바란 허상 속 꺼져버린 ‘윤리 의식’

2005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하여 국내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황우석 박사의 이야기로서 과학계, 정부, 언론을 필두로 하여 전 국민이 ‘거짓을 진실’로 믿도록 만든 사건입니다. 햇수로 10년이 되어가는 오늘날 우리가 이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된 이면에는 ‘직업윤리 의식’에 충실했던 ‘제보자’와 ‘언론인’이 있었습니다.

최근 개봉한 임순례 감독의 영화 ‘제보자’의 실화 모티프가 바로 ‘황우석 박사 사건’입니다. 영화는 MBC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이 줄기세포 배양에 관한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영화의 초점은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누가 착한 사람이고 나쁜 사람인지에 맞춰져 있지 않습니다. 그저, 사람들에게 일련의 사건들을 보여주며 질문을 던질 뿐입니다. 과연, ‘진실’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존재하는가? 이 질문은 영화 속 심민호(유연석 분)와 윤민철(박해일 분)의 대사를 통해서 선명해집니다. “진실과 국익 중에 어느 것이 우선인가요?”란 제보자의 질문에 “진실이 우선이죠. 그게 궁극적으로 국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란 윤민철 PD의 대답은 임순례 감독 자신의 생각이자,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대답일 것입니다.

우리는 당장 눈앞의 이익에 현혹되기 쉽습니다. 영화 속 이장환 박사가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조작된 결과를 만들어 낸 것과 같이 말입니다. 결국, 하나의 거짓은 더 큰 거짓을 만들어냈고, 종래에는 스스로조차 제어할 수 없이 커져 자신에게 쏟아졌습니다. 당장 이익을 얻으려 ‘거짓’을 진실인양 만들어내고, 이익에 눈이 먼 또 다른 ‘집단’이 함께 진실을 속입니다. 이것이 바로, 거짓을 바로잡고, 진실을 파헤치는 ‘언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제보자 속에 비친 언론은 사실 여부의 확인을 거친 정확한 보도가 아닌, 보도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보도, 즉 다른 언론사보다 더 빨리 더 자극적인 보도로 대중을 현혹했습니다. 이에 사람들은 진실이 무엇인지 모른 체, 그저 언론이 떠든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고, 끝내는 ‘추종’하게 됩니다. ‘국익’이란 허울 좋은 명목을 발아래 깔아둔 채 말입니다.

과학자가, 언론인이, 자신의 직업에 걸맞은 윤리 의식을 갖지 못했을 때 이와 같은 문제는 시작됩니다. 제보자는 우리에게 ‘윤리 의식’을 되돌아보게 하였습니다. 이장환 박사가 ‘국익을 위하여’라는 명목 아래 거짓을 진실인양 쏟아냈을 때, 그가 과학자로서 자신의 ‘직업윤리’을 돌이켜 봤다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언론사가 보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정확성을 추구했다면 ‘거짓’이 ‘진실’로 둔갑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以掌蔽天(이장폐천)이란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는 뜻으로 진실은 은폐시킨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하는 말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려둔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이를 유념하고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직업에 맞는 윤리 의식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내일은 오늘보다 인간적이지 않을까요? 영화 제보자 속 ‘직업윤리’에 충실했던 과학자 심민호와 윤민철 PD가 진실을 밝혔던 것처럼 말입니다.

                                                                                                        경상남도 김해시 김예지
 

(2)영화 <제보자>를 보고 2: 진실은 권력의 압력, 여론의 뭇매에도 살아남아..

영화 <제보자>는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언론인과 미디어를 받아들이는 수용자들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준다.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한 ‘이장환’ 박사의 연구 결과에 모든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을 때, 방송국의 윤민철 PD는 한 제보자의 전화를 받게 된다. 그는 증거는 없지만 실험과정에서 비윤리적인 행위가 있었음은 물론이고 줄기세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제보를 하게 된다. 이런 제보자의 증언 하나만 믿고 그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 윤민철 PD. 하지만 여론은 이런 PD의 행동이 국익에 반하는 일이라 반대하고 보이지 않는 권력에 의해 방송은 전파를 타지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민철 PD는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 속에서 윤민철 PD가 밝혀낸 진실은 권력에 흔들리고 여론에게 뭇매를 맞더라도 결국 살아남게 되었다. 비록 밝혀진 진실이 불치병을 앓고 있어서 완치를 바라는 이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 되었지만, 이로써 언론의 옳지 못한 보도가 얼마나 많은 이들을 잔인하게 고문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따라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진정한 언론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미국 현대사를 뒤흔들었던 언론인 벤 브래들리가 타계했다. 그는 <워싱턴 포스트>의 전 편집인이며 우리 잘 알고 있는 ‘워터게이트 사건’과 ‘펜타곤 페이퍼 폭로 사건’의 주역이었다. 펜타곤 페이퍼는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군사개입을 강화하는 구실로 삼았던 통킹 만 사건이 사실은 조작이었다는 내용이 담긴 미국 국방부의 기밀문서였다. 이런 문서를 미 국방 내부 제보자를 통해 얻은 브래들리는 1971년 법률 자문 변호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위해 보도했다. 다음 해에 벌어진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당시 미국 닉슨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민주당 후보의 선거 사무실을 불법 도청하다 발각된 사건이다. 이 보도를 통해 현직 대통령은 물러나게 되었으며, <워싱턴 포스트>는 세계적인 언론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브래들리는 어떠한 권력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만을 위해 투쟁한 진정한 언론인이었다.

그가 남긴 말 중에 언론인이라면 가슴 깊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 있다. 그는 “기자는 편견에 빠져서도 안되며 아무 것도 믿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진정한 언론인은 대중의 맹목적인 미디어 수용이 잘못된 여론을 만들어 내더라도 굴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언론인은 물론이며 그들이 만들어내는 언론은 제 구실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지금 언론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모두 진실일까?

지금은 좀 바래졌다 하더라도 이 영화가 롤모델로 삼은 MBC <PD수첩>이라는 프로그램의 진정성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고 기억되고 있다. 그 이유는 진실의 힘이 그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맹목적인 미디어 수용이 수용자 스스로에게 잔인한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한다. 어쩌면 지금 사회에서 벤 브래들리가 남긴 “편견에 빠져서도 안되며 아무 것도 믿어서도 안된다”는 말은 기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부산광역시 남구 신혜화

(3)영화 <제보자>를 보고: 언론탄압에 맞서야 하는 언론

언론이 늘 진실만을 이야기할까? 매일 뉴스와 신문에서 쏟아내고 있는 이야기는 모두 다 진실일까? 혹시 외부의 압력에 의해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진실은 없을까? 언론은 진실을 이야기해야한다. 외부의 탄압에 의해 진실이 은폐되어서는 안 된다. 현대인에게 언론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window)이기 때문이다.

2005년 항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발견’ 소식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장애인과 난치병 환자들은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고, 온 국민들은 우리나라에서 곧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한 고발 프로그램에서 연구의 비논리성과 논문의 허위사실을 보도하면서 황우석 박사 연구의 실체가 알려지게 된다.

영화 제보자는 황우석 박사 배아줄기세포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픽션영화이다. 한명의 양심 있는 연구자 심민호는 이장환 박사의 비윤리적 연구와 논문의 허위성을 고발 프로그램PD 윤민철에게 제보한다. 윤민철은 난자기증이 불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송한다. 이장환 박사 신드롬이 불고 있었고, 국민들은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면서 윤민철을 비난한다. 여성들은 자신의 난자를 자발적으로 기증하는 해프닝도 벌인다. 이쯤 되자 방송사 간부들과 정부는 논문 허위 사실은 보도하지 말라며 윤민철을 압박한다. 하지만 언론이 진실을 알고도 침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PD는 박사의 논문 허위사실을 방송한다. 국민들은 방송을 본 후 이장환 박사의 논문이 허위였음을 알게 되고 박사를 비난한다. 이장환 박사는 대국민 사과를 하고 구속된다.

사람들은 미디어 속에서 이장환 박사의 모습.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고, 윤민철 PD가 자신을 모함하려고 한다며 눈물짓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고 그대로 믿어버린다. 이렇게 다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언론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언론의 강한 힘을 알기에 권력을 잡은 이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이야기가 보도되지 않도록 언론을 회유하고 때론 탄압하면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

언론탄압이 군사정권에만 있었던 과거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최근 대한민국의 언론자유 순위는 68위이다, 부분적 언론자유국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언론의 자유를 인정하지만, 외부의 압박에 진실을 알리지 못하고 은폐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KBS 보도지침 의혹’이 있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청와대에서 세월호 사건에 관하여 비판을 자제해달라며 직접 지시가 내려왔다고 폭로했다. 정부가 아직도 언론에 직접적으로 보도지침을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건이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영화에는 ‘우리는 방송의 주인이 국민임을 명시하고 공정성 정확성 객관성을 바탕으로 진실만을 전달한다. 우리는 헌법과 방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편성과 보도 제작의 자유를 가지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 자유를 지킨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언론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탄압에도 당당히 맞설 각오가 되어야한다. 언론인은 진실을 알려야 하고 그 진실은 결국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부산광역시 북구 류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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