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화명 생태공원, 밤되면 귀곡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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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화명 생태공원, 밤되면 귀곡산장
  • 취재기자 김민지
  • 승인 2014.06.0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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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적고 입구는 멀어...체육시설 예약도 불편

 
도심 속 휴식 공간, 부산 화명 생태공원의 허술한 관리와 치안 문제로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화명 생태공원은 부산 북구 구포동에서 금곡동까지 이어지는 낙동강 하구 둔치에 위치하여 산책길과 자전거 길, 체육시설과 수변 공간 등이 설치되어있다. 화명 신도시와 가까운 거리적 특성으로 매일 많은 시민이 공원을 찾고 있지만, 시설 관리와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로 시민들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 왼쪽: 화명 생태공원의 산책로 입구. 차도와 보행자 ▲ 오른쪽: 산책로에 진입했지만 가로등 개수가 길, 자전거 길이 구분되어있지 않고 조명이 없어 부족하고 조명이 밝지 않아 어두운 모습이다. 더욱 위험한 상황이다. (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화명 생태공원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공원 내에 설치된 CCTV는 총 17대, 가로등 개수는 하이브리드 조명을 포함해 총 679개다. 부산에 있는 을숙도, 맥도, 삼락, 대저 생태공원과 비교해, 화명공원의 가로등이 많은 편이지만, 야간에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자전거나 산책로를 이용하기에는 조명이 턱없이 부족하고 위험하다.

부산시 북구 구포동에 사는 예선희(24) 씨는 운동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이용할 때마다 아찔했던 순간이 많았다. 그는 “자전거 길 군데군데 포장이 벗겨진 곳이 많아서 넘어질 뻔했다. 공원 안에 자전거 길과 산책길이 큰 구분 없이 바로 옆에 붙어있어서 밤이 되면 시민들과 부딪힐 뻔한 적도 많다. 가끔 너무 어둡고 으슥해서 자전거를 타면서도 무섭다”고 말했다.

화명 생태공원과 인접한 화명 신도시에 사는 정재경(24) 씨는 얼마 전, 친구와 산책하러 공원을 찾았지만, 불안함에 금방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녀는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잠시 걷고 싶어 공원을 찾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캄캄하고 무서워서 빨리 나와 버렸다, 자전거 길보다 산책길이 더 넓고 밝아서인지 몰라도, 사람들이 다니는 길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아 더 위험했다“고 말했다.

화명 생태공원은 대규모 ‘생태공원’이라는 특성에 맞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바탕으로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걸으면서 수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게 낙동강 둔치 가까이 산책로가 마련돼 있어 주택 단지로 돌아가려면 한참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접근하여 사고가 우려되는 곳에 대한 출입금지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 등 시민들을 위한 안내가 부족한 실정이다. 화명 생태공원과 주택 단지를 연결하는 인도 통로는 총 5개, 차도는 총 3개다. 넓은 공원 면적에 비해 연결통로가 부족한 탓에 공원을 나가기 위해서는 입구를 찾아 먼 거리를 둘러가거나 황량한 공터를 지나야 한다.

▲ 왼쪽: 화명 생태공원의 산책로와 자전거 길의 모습. ▲ 오른쪽: 산책로를 벗어나 인도 통로로 가기 위해 둘러가야 하는 길의 모습. 방향 표지판이나 위험표시, 출입금지 등의 안내를 찾아 볼 수 없다. ( 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이뿐만이 아니다. 화명 생태공원에는 야구장, 축구장, 테니스장, 농구장 등 11개의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시민들이 시설을 이용하기 위한 절차와 안내사항은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다. 자전거 대여소 같은 무료 시설은 일출 후부터 일몰 전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나, 축구장, 야구장, 테니스장, 농구장 같은 유료 시설은 낙동강 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 후, 사용료를 입금하고 승인을 받아야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과 친숙한 20~30대 시민들은 체육시설을 예약하고 이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으나, 40~50대 장년층들은 시설을 이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부산시 북구 만덕동에 사는 최모(54) 씨는 얼마 전 회사의 친목 모임 야유회를 위해 화명 생태공원 체육시설을 사용하는데 불편이 컸다. 그는 “모임 회원들과 축구장을 이용하려는데 방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아 전화로 문의했더니 인터넷으로 시설을 예약하라는 말만 했다. 내가 인터넷을 할 줄도 모르고, 다른 회원들도 모두 아저씨라 인터넷에 서툰 탓에 고민하다가 결국, 친구의 딸이 모임 전날 축구장을 대신 예약해줬다”고 말했다.

화명 생태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시민들의 불편사항과 치안문제에 대해 넓은 면적의 생태공원 특성상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한다, 이 관계자는 “공원 내에 수영장을 제외한 구역에 총 17대의 CCTV가 설치되어있지만, 이는 치안의 목적보다 시설관리의 목적이기 때문에 공원 내에 일어나는 일을 모두 확인할 순 없다. 산책로의 가로등 추가 설치 계획은 없지만, 시민들의 민원과 불편사항을 이른 시일 내에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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