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콜택시 ‘두리발’, 정작 장애인엔 ‘오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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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콜택시 ‘두리발’, 정작 장애인엔 ‘오리발’
  • 취재기자 이광욱
  • 승인 2014.01.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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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요청에 "대기차량 없다" ... 몇시간씩 기다리기 일쑤

부산에 거주하는 장애인 이모(32) 씨는 아침 병원 진료를 위해 부산시가 운영하는 장애인 전용 콜택시인 ‘두리발’ 콜 센터에 전화를 걸지만, 연결이 되지 않는다. 병원 진료 예약 시간은 점점 다가올 시점에서, 겨우 콜 센터와 연결이 됐지만, 대기 차량이 없다는 말만 되돌아온다. 결국 이 씨는 병원에 전화해 진료 예약을 뒤로 미룬다.

출근 시간인 아침에는 장애인들이 두리발 택시를 부르기 위해 전화를 수 십 통씩 해야 하고, 설사 통화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차가 오기까지 한두 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또, 저녁 시간에는 운행 중인 두리발 택시가 적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장애인들을 위한 전용 택시인 부산의 ‘두리발’의 차량 수가 턱없이 모자라서 장애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과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지자체는 1, 2급 장애인 200명당 1대꼴로 장애인 콜택시를 의무적으로 운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2006년부터 부산시택시조합에 위탁해서 두리발이란 이름으로 장애인 전용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두리발은 ‘둘’을 뜻하는 ‘두리’와 ‘발’의 합성어로 ‘혼자 힘으로 이동할 수 없는 교통약자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는 수단’이라는 뜻을 가졌다. 어떤 지자체는 그냥 장애인 전용 콜택시라 부르기도 하지만, 부산의 두리발처럼, 목포는 포미콜이라 부르고, 대전은 장애인 사랑나눔 콜택시, 대구는 나드리콜이라 부른다.

부산의 두리발 택시는 작년 12월 17대가 추가되어 현재 117대가 운행되고 있지만, 법정대수인 140대에 미치지 못해 3만 5000여 명이나 되는 부산의 중증장애인들은 두리발 택시를 이용하기가 너무 어렵다. 반면, 인천시는 2006년 6월 5일, 20대의 장애인 콜택시 운행을 개시한 이래로 지속적인 증차를 통해 지난해까지 135대의 장애인콜택시를 보유하게 돼 법정대수의 96.4%를 보유하여 전국 최고 수준의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 두리발 이용대상 고객표 (사진:두리발 홈페이지)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시는 부산의 직장인 최모(29) 씨는 “예약 콜은 수십 번 전화를 해야 통화가 되고, 통화가 되어도 원하는 시간은 이미 다 차있다. 그래서 최소 1시간은 기다려야 배차가 되기 때문에 두리발 이용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차량 수가 부족한 두리발은 오전 8시 전후에 전화 예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많은 장애인들이 이 시간에 몰려서 차량을 타기 위해서 전화하기 때문이다. 전화 예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하더라도 장애인들은 약속 장소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병원 진료시간 등 약속시간에 늦기 일쑤다.

차량을 이용할 수 없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두리발 기사들과 콜센터 상담원들의 자세도 비난을 받고 있다. 지체장애 1급인 아들을 둔 김모(38) 씨는 “한 시간을 넘게 밖에서 차를 기다리다 지쳐 인상을 조금 썼더니 화를 내는 기사도 있었고, 상담원에게 위치를 설명할 때면 쉽게 하라면서 퉁명스럽게 다그치는 경우도 있어 상당히 불쾌했다”고 말했다.

다리를 다쳐 잠깐 동안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다는 대학생 손모(23) 씨도 두리발의 서비스에 불만이 많다. 손 씨는 “친절하고 위안이 될 만한 서비스를 받지 못했고, 일부의 사람들이 서비스 정신이 없다고 느꼈다. 몸이 불편한 장애우들에게 마음의 상처까지 입히지 않도록 서비스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시청의 두리발 관리 담당자는 최근 두리발 택시가 이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전동시트 의자 및 탑승 보조발판이 설치된 차량을 도입했고, 기존 택시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보조발판 장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리콜의 불친절 문제에 대해 이 담당자는 1년에 분기별로 4회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서비스 개선을 위해 교육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담당자는 콜택시 탑승 대상을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는 뇌병변 장애인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두리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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