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니 진, 호모들이 입는 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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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니 진, 호모들이 입는 거래요"
  • 취재기자 김혜련
  • 승인 2013.07.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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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첨단패션, 외국인들에겐 조롱거리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유행에 민감하다. 특히,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패션이 유행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이상할 일도 아니다. 그런데 글로벌 시대를 맞아 국내에서 유행하는 패션이 외국인을 의아해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본격적인 장마가 계속되면서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 너도나도 ‘레인부츠’가 대세다. 레인부츠는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선보이자, 이제는 비오는 날 한국에서 흔히 눈에 띄는 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근래에는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유행이란 이름 아래 레인부츠를 신고 다니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한국을 방문했던 태국인 폰씻(Pornsit, 26) 씨는 해 뜬 날 한국인들이 레인부츠를 신고 다니는 열풍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태국에서는 이런 신발을 수산 시장에서만 신는다. 왜 한국 사람들이 수산 시장에서나 신을 신발을 이렇게들 맑은 날 신고 다니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러한 외국인의 반응에 대해, 여자 친구와 함께 커플로 레인부츠를 구매한 대학생 임모(24) 씨는 “아마 그 친구도 한국에 살았으면 레인부츠를 샀을 걸요? 많은 사람들이 신고 다니면 나도 신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뭔가 편해 보이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가끔 레인부츠를 신는다는 대학생 정지효(23) 씨는 “연예인들을 보면 비가 안 오는 날에 레인부츠로 코디를 해서 신잖아요. 비오는 날에만 신기에는 아까워요. 돈도 비싸게 주고 샀는데”라고 말해서 맑은 날 레인부츠가 연예인 영향임을 밝혔다.

▲ 각양각색의 레인부츠들이 진열되어져 있다(출처 : H사 인터넷쇼핑몰 홈페이지)

최근 해외로 워킹 홀리데이나 어학연수를 떠나는 한국 젊은이들이 늘면서, 한국에서 즐기던 유행을 외국에서 유지하다가 외국인들의 의아심을 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그 예로,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M사의 야구 모자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인임을 식별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호주 브리즈번에서 거주했던 일본인 시즈카 콘도(26) 씨는 한국 남자들이 쓰는 알파벳 모자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 알파벳 A와 B가 새겨져 있는 야구모자의 모습(출처 : M사 공식홈페이지)

콘도 씨는 알파벳 한 글자가 적혀있는 야구 모자를 쓰는 남자를 보면 그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가 적힌 모자를 쓴 남자가 B가 적힌 모자를 쓴 남자보다 더 괜찮다는 뜻이냐. 왜 유독 한국 남자들은 모두 저 모자를 가지고 있는 건가”라고 한국 사람들에게 물곤 했다고 한다.

타이완 출신 에비 사이사이(Abby saisai, 26) 씨도 “한국 사람들이 쓰는 알파벳 모자가 매우 특이했다. 알파벳 모자를 쓴 한국 남자를 보면 함께 장난삼아 놀렸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평소 야구 모자를 즐겨 썼다는 대학생 정대성(25) 씨는 “제가 생각해도 이 야구 모자는 국민 모자라고 생각해요. 남녀 불문하고 한때 모두 저 모자를 썼었잖아요. 요즘은 야구 모자보다 군인 모자가 대세더라구요”라고 말했다. 이제 군모를 쓰고 외국에 나가면 외국인들은 그 사람이 한국인임을 쉽게 식별할 수 있을 듯하다.

한국의 화려한 등산복 패션도 외국인들의 눈에는 신기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인 여자 친구를 따라 한국을 방문했던 프랑스인 나탄(Nathan, 27) 씨는 화려한 등산복을 입은 한국인들을 보고 놀라워했다. 그는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은 단체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여자 친구에게 이 사람들은 뭘 하는 사람들이냐고 물었는데, 그들은 그냥 산을 타러 가는 사람이라고 해서 신기했다”며 “산에 갈 때 저렇게 입지 않은 사람은 못가는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화려한 옷 색깔에 비해, 똑같은 드레스 코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중고등학생들의 등산복 브랜드의 겨울 파카 역시 학생이라면 겨울에 모두가 입어야 하는 옷이 된 지 오래다. 대학생 한문준(22) 씨는 “중고등학생들이 겨울에 입고 다니는 파카 종류들도 대부분이 등산복 브랜드 옷임을 알면, 외국인들은 더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서는 2007년부터 쪼이는 청바지, 일명 ‘스키니 진’이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심지어 한국의 남성들까지도 스키니 진을 많이 입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나라 남자들의 스키니 진 열풍에 대해, 서양인들은 더욱 놀라고 있다. 서양에서는 남자가 스키니 진을 입으면 게이 취급을 받기가 쉽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서양인들은 동양 남자들이 게이가 아니라도 스키니 진을 많이 입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스키니 진을 입은 동양 남자를 서양인들은 오해의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 쪼이는 청바지 일명 ‘스키니 진’을 입은 남자의 다리 모습(출처 : 남성 인터넷 쇼핑몰 J사)

2년 전 한창 한국 남성들 사이에서 스키니 진 열풍이 불던 시절,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김민기(27) 씨는 한국에서 몇 벌 구입했던 스키니 진들을 들고 미국으로 갔다. 그러나 그는 “제가 갔던 지역은 시골 쪽이었어요, 그곳에서는 들고 갔던 스키니 진들을 자주 입지 못했어요. 어떤 외국인 친구가 그런 옷을 입었다가는 게이로 취급받는다고 말해주었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10여 년 넘게 부산 번화가에서 의류 점포를 운영해온 이현아(47) 씨는 해마다 유행하는 트렌드에 맞게 옷을 디자인해서 중국에서 대량 생산을 주문한다. 그만큼 한국은 유행에 민감하고 한번 유행한 패션은 삽시간에 사람들에게 대량으로 팔린다. 그는 “글로벌 시대이니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패션 감각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봐요. 그러나 유행을 이끄는 우리 의류 업자들은 그런 것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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