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친환경 차량 특혜 "말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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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친환경 차량 특혜 "말로만"
  • 취재기자 신민근
  • 승인 2013.07.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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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 주차장, 터널 등 요금 할인 제도 전혀 이행안돼
▲ 친환경차임을 알리는 표시가 있는 차량 (사진: 신민근 취재기자)

부산시에서는 최근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높은 연비를 나타내는 친환경 차량의 보급을 늘리기 위해 이들에게 금전적 혜택을 주는 ‘부산시 주차장 설치와 관리 조례’ 및 ‘부산시 유료도로 통행료 징수 등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지난 2012년 7월 1일부터 시행 중이다. 그러나 부산시에서 제정한 이 조례에 명시된 혜택이 전혀 이행되고 있지 않아, 친환경 차량을 구입한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친환경 차량이란 적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차를 말하며, 대표적으로는 경차, 연료와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 디젤엔진의 효율성 및 연비를 향상시킨 클린 디젤차 등이 있다.

부산시에서 제정한 조례의 내용에 따르면, 친환경 차량을 구매한 시민이 부산시 차량등록사업소에서 차량을 등록할 때 구, 군 환경위생과에서 내주는 ‘저공해 차량 스티커’를 함께 발부받게 된다. 이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은 유료 도로 통행료 10% 감면, 공영 주차장의 주차요금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부산 시내의 유료 도로인 백양터널, 수정터널, 광안대교 등은 위 조례의 내용에 따라 저공해 차량 스티커를 붙인 차에 요금을 할인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위 세 곳 중 요금 할인을 하고 있는 곳은 광안대교 뿐이다.

백양터널과 수정터널 관계자들은 제정된 조례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시청으로부터 공문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요금 감면 혜택은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주차 요금 할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산에서 유동 인구가 많은 곳 가운데 하나인 부산역 공영 주차장의 주차장을 관리하는 직원들은 위와 같은 조례에 대해 전혀 알고 있지 않았다. “저기 표지판 봐요! 저기에 적혀 있는 해당 사항이 아니면 할인 혜택은 없습니다”라고 주차장 직원은 요금표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해당 요금표에는 경차, 국가유공자, 장애인, 고엽제 피해자에 대한 할인 혜택만 언급되어 있을 뿐, 친환경 차량에 대한 할인 표시는 없었다.

이 같은 문제는 부산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용두산 공원 공영 주차장에서도 나타났다. 이곳에서도 친환경 차량에 대한 할인 표시는 어디에서도 없었다. 주차장 요금 담당자는 “시청이나 구청에서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할인은 불가합니다”라며 문제가 있으면 부산시청에 알아보라고 했다.

시청 담당 직원은 위 조례는 작년 7월부터 시행된 제도가 맞으며 구청마다 공문을 보냈다고 했다. 또한, 그는 해당 업무는 각 구청이 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할인이 되지 않는 문제는 유료 도로와 주차장 담당 구청에 문의하라고 했다.

부산역 공영 주차장을 담당하고 있는 동구청은 시빅뉴스가 친환경 차량 주차장 할인제 담당자를 전화로 찾았을 때, 처음엔 환경 관련 부서를 연결하였다가, 교통행정과를 거처, 최종적으로 청소위생과로 연결시켜 주었다. 그러나 해당 부서의 담당자는 이런 조례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시에서 공문을 받아 우리 구청에서도 관할 구역에 홍보했는데, 미약했던 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며 이렇게 문제가 있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또한, 새로 제정된 조례를 다루는 특정 부서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이 법이 시행된 지 이제 1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이 조례에 대해 관련 부서들 사이에서 명확하게 업무 분담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고 대답했다.

이런 행정상 혼란에 대해 시민들은 답답해 하고 있다. 최근 친환경 차량 구매를 고려 중인 직장인 신용호(46) 씨는 친환경 차량 보급을 촉진하려고 만들어 놓은 법령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해당 기관에서 관리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친환경 차량이 다른 차량보다 가격이 더 비싼데 이 점을 고려해서 빨리 바로 잡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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