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옷 수거함이 ‘거리의 흉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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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옷 수거함이 ‘거리의 흉물'
  • 김미현
  • 승인 2013.01.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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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간선로 곳곳의 헌 옷 수거함이 제 관리를 받지 못해 거리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해운대구 곳곳에 들어선 헌 옷 수거함은 이제 심하게 낡고 녹슬어 있는 상태.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한 ‘사랑의 헌 옷 모으기'라는 본래 목적을 잃고 제 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수거함에는 ‘부산 장애인 총연합회 해운대구 지부'라는 관리주체가 적혀 있지만 실제 관리자는 없다.

헌 옷 수거함을 만들어 설치한 곳은 (사)부산장애인총연합회(회장 김상호. 이하 부산장총). 연합회 전현숙 기획부장에 따르면 부산장총은 지난 98년 16개의 지부를 만들었다가 2003년 지부를 모두 폐쇄했으며, 이 기간 중 해운대구 지부에서 헌 옷 수거사업을 폈으나 부산장총은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 해운대구 장애인협회장 이상태 씨에 따르면, 지난 2001년 당시 김영철 지부장의 지휘 아래 해운대구 지부에선 약 1년간 헌옷 수거함 사업을 했으나 실제 관리는 하지 않았다는 것. 헌 옷을 취급하는 업체에서 헌 옷 수거함을 설치하면 지부에선 월 20~30만원을 받고 명의만 빌려줬다는 것이다. 당시 여러 장애인 단체에서 부산 각지에 설치한 헌 옷 수거함은 500~600개가 된다고 말했다.

또 이 씨는 중국 등 외국으로 수출하는 헌 옷들이 3년 전 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헌 옷 수거함을 설치한 업체들도 수거함을 방치할 뿐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헌 옷 수거함의 관리자가 확실하지 않다. 시민들도 관할 구청에 이러한 사실을 신고하고 있을 뿐이다.

김창엽(반여 3동) 씨는 "헌 옷 수거함이 심하게 녹슬어 옷을 넣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헌 옷이 생기면 인근 아파트 단지의 수거함을 이용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구청 도시관리과 서종준 관계자는 "헌 옷 수거함은 허가를 얻을 수 없는 도로 적치물이기 때문에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폐기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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