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와 메타세콰이어의 녹색 마을, 담양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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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와 메타세콰이어의 녹색 마을, 담양이 부른다
  • 취재기자 김혜련
  • 승인 2013.05.2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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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숨 가쁘게 달려, 몸도 마음도 지쳐있을 우리들에게 잠시나마 삶의 쉼표가 되어줄 여행지가 있다. 전라남도 담양이 바로 그 곳이다. 높다란 대나무가 즐비한 녹색 마을 담양에서 잠시라도 바쁜 일상을 잊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보자.

담양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대나무’이다. 대나무의 고장으로 알려진 담양은 전국 대나무 서식지 25%를 차지하고 있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나무 식생분포를 이루고 있다. 예부터 대나무는 맑고 절개가 굳다는 이유로 군자가 본받을 품성을 모두 지녔다 하여, 우리 민족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다. 현재 담양의 대나무 숲은 ‘죽녹원(竹綠苑)’으로 불리며, 그 외 푸른 나무들이 즐비한 ‘관방제림(官防堤林)’과 ‘메타세콰이어(Metasequoia) 가로수길’을 겸비해 하나의 큰 녹색 마을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계절에 상관없이 매년 많은 사람들이 담양을 방문하고 있으며,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5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담양의 대나무 숲이 그 중 한 곳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 푸른 대숲의 유혹, ‘죽녹원’ 그리고 ‘대나무 축제’

▲ 죽녹원의 대나무 숲 전경 (출처 : 담양군 홈페이지)
전국 어디에서도 흔히 볼 수없는 넓디넓은 대나무 숲, 죽녹원. 시원하게 뻗은 그 대나무 숲을 걷고 있으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는 기분이 절로 든다. 비밀을 털어놓아도 들리지 않을 것만 같은 대나무 숲, 죽녹원은 지친 일상에 활력소가 되어주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먼저 죽녹원은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총 2.4km의 산책로를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8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죽녹원은 높은 대나무들이 빽빽하게 정렬되어있으며, 바람이 불면 대나무 잎들이 하늘하늘 흔들려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르르 흔들리는 대나무 잎 소리는 마치 영화 ‘와호장룡’의 주인공이 뛰어나올 것만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또한 공간이 넉넉하게 구성된 죽녹원은 사람들이 걷다가 쉬어갈 수 있도록 마련된 자연쉼터와 연못, 그리고 여러 정자들이 있어, 방문객들을 지치지 않게 해준다. 특히 매년 5월 죽녹원에서 개최되는 ‘대나무축제’ 시즌이면, 죽녹원 곳곳에서 대나무 엽서쓰기, 대나무 부채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어 관광객들에게 재미를 더해준다.

담양에서는 고려 초부터 매년 음력 5월 13일을 대심는 날이라고도 불리는 죽취일(竹醉日)로 정하고, 이날은 전 주민이 마을 주변에 대나무를 심고, 죽엽주를 마시며, 주민들 간의 단결을 다져왔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이 바탕이 되어, 오늘날 담양에서는 이 행사를 대나무축제로 변경하여 개최하고 있다. 대나무축제를 주최하는 담양군수 최형식 씨는 “죽녹원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대나무 정기를 받아, 운수대통하기를 바라는 목적으로 이 축제를 열고 있다”고 전했다.

축제 기간 중 개최되는 행사로는 ‘댓고을 힐링마당’, ‘댓고을 신비체험’이라는 주제로 대나무 활쏘기, 대나무 수상 자전거와 뗏목타기, 운수대통 소원패 달기, 대통 도자기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있다. 가족과 함께 대나무축제를 찾은 주부 이은영(39) 씨는 “아이들과 함께 오기 참 좋은 곳”이라며 “특히 축제 기간에 오니 대나무 숲도 걷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도자기도 만들고 여러 스포츠 체험도 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담양을 방문한 직장인 김한규(28) 씨도 “대나무 숲도 좋고 꽃도 많이 펴서 사진 찍기도 좋아, 여자 친구와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죽녹원은 연중 휴무일 없이 매일 오전 9시에서 오후 7시까지 방문객들은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 죽녹원 내 정자 꽃밭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연인의 모습 (사진 : 김혜련 취재기자)
▲ 대나무 부채 만들기를 체험중인 가족들의 모습 (사진 : 김혜련 취재기자)
▲ 녹원을 방문한 사람들의 소원이 적힌 소원패가 걸려있는 운수대통 길의 모습(사진 : 김혜련 취재기자)
▲ 죽녹원 입구를 올라가고 있는 방문객들의 모습(사진 : 김혜련 취재기자)
▲ 대통 도자기 만들기를 체험중인 아이들의 모습(사진 : 김혜련 취재기자)
▲ 수상자전거/뗏목 타기를 체험하는 사람들의 모습(사진 : 김혜련 취재기자)

● 전국 최고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과 ‘관방제림’

▲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걷고 있는 연인의 모습 (사진: 김혜련 취재기자)

푸른 대숲의 상쾌함이 가시기도 전에, 죽녹원에서 길을 따라가면, 우리는 청량한 나무들이 자리 잡고 있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만나게 된다.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높이 늘어선 전국 최대의 가로수길로 유명하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란 은행, 소철과 함께 화석으로 발견되는 나무로 1940년 대 중국 사천성 지역에서 화석으로만 발견되다가 후에 실체가 밝혀진 나무이다. 메타세콰이어 나무의 생김새는 낙엽과 침엽의 교목으로 낙우송 나무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한 마디에 잎이 두 장씩 마주 달리는 대생 잎이라는 점이 낙우송 나무와 다르다.

또한 메타세콰이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습생 수종의 나무로, 길가의 논 배수로에서 양분을 빨아들여 급격하게 자라나 담양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중국의 문헌에 따르면, 나무의 높이가 40~45m까지도 자란다고 한다.

이곳은 1970년 대 정부의 가로수조성사업 때 만들어진 곳으로, 지금은 나무들의 키가 10m가 넘게 자라있다. 작은 갤러리로 만들어진 굴다리를 지나면 우리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만나게 된다. 갤러리 속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온 가로수 길의 장면들과 배우들의 사진이 걸려있어 갤러리를 보는 관광객들은 ‘이 곳이 그 곳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방문객들은 가로수 길을 직접 걷게 되는 순간, 마치 우리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메타세콰이어 길에서 촬영한 영화와 드라마로는 ‘가을로’, ‘화려한 휴가’, ‘청풍명월’, ‘여름향기’등의 작품이 있으며,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1박 2일’ 팀이 이곳에서 촬영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이곳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촬영장소 표지판 (사진 : 김혜련 취재기자)
▲ 그림 같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의 전경(사진 : 김혜련 취재기자)

한편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가는 도중에는 담양의 또 하나의 관광지 ‘관방제림(官防堤林)’이 위치해있다. 약 185그루의 각종 다양한 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관방제림은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큰 나무는 가슴높이 줄기 지름이 130cm이고 작은 나무도 약 90cm이며, 줄을 맞춰 심어져 있다. 또한 관방제림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관광하려는 관광객들이 꼭 지나가야하는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

▲ 관방제림에 위치한 다리를 건너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사진 : 김혜련 취재기자)

현재 이곳은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를 타고 지나갈 수 있어, 가족, 연인, 친구들이 함께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관방제림을 즐길 수 있다.

▲ 관방제림에서 수상자전거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사진 : 김혜련 취재기자)

대구에서 친구들과 함께 담양을 찾은 대학생 이수연(23) 씨는 “처음에 죽녹원에 도착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죽녹원을 지나 관방제림에서 대나무 축제도 즐기고 친구들과 자전거도 탔다”며 “즐길 거리가 많아서 재밌고,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까지 있어서, 볼거리도 많아 여기까지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가로수 길을 들린 대학생 황대봉(23) 씨는 “꼭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왔으면 해요. 오시면 모두 연인이거든요. 결혼한 커플들은 아이들과 함께. 하하. 저는 이 순간 제가 여자 친구가 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러워요”라며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또한 메타세콰이어 길의 이름이 어렵다며 연세가 든 할머니들은 이 길을 ‘메타세탁 길’이라고 부르기도 해, 손자들의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사진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담양을 방문한 사진작가 박모(55) 씨는 “전국을 돌아봐도 이만큼 로맨틱한 곳이 있겠습니까. 메타세콰이어 길은 대한민국 연인들을 위한 최고의 장소”라며 “다정한 연인들의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고 메일로 보내주곤 합니다. 저희도 좋고, 커플들도 좋고, 오늘도 메타세콰이어 커플 6번까지 찍어주고 집에 가네요. 하하”라며 뿌듯한 미소를 남겼다.

▲ 담양 죽녹원과 관방제림의 지도 (출처 : 네이버지도)

부산에서 담양을 방문하기 위해선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광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3시간 후 도착한 뒤, 광주 시내버스 311번을 타고 30분가량 달리면 죽녹원 입구에 하차할 수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3시간이면 부산에서 담양에 바로 도착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센트럴시티에서, 담양행 버스를 타면 약 4시간이 소요되어 담양에 도착할 수 있다. 담양행 버스와 시간이 맞지 않을 때는 광주행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에서 하차해, 역시 광주 시내버스 311번을 타면 담양에 도착할 수도 있다.

또한 기자는 관광을 끝내고, 죽녹원 근처에 위치한 식당에 들러, 담양 유명 음식인 떡갈비와 대통밥 정식을 맛봤다. 대나무 속에 밥을 넣어 찐 대통밥은 검은콩과 대추, 찹쌀 등이 들어가, 우리는 특유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떡갈비의 맛 또한 두 말할 나위 없이 맛있다. 함께 곁들여 나오는 죽순무침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은 더 좋다.

떡갈비가 유명한 맛집으로는 신식당, 화정 떡갈비집, 신송정 떡갈비집 등이 있다. 이 식당들은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과 ‘식신 원정대’에 출연해 화제가 된 식당들이며, 이 외에도 죽녹원 근처의 식당에서는 떡갈비와 대통밥을 파는 식당이 많으므로, 방문객들은 기호에 따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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