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시신 2구 냉장고에 숨긴 친모, "동거남과 헤어지기 싫어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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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시신 2구 냉장고에 숨긴 친모, "동거남과 헤어지기 싫어 범행"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6.21 0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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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남 집 냉장고에 감춘 채 버젓이 생활…네티즌, "충격적 사건, 엄벌에 처해야" 비판 / 정인혜 기자
냉장고에 영아 시신 2구를 유기한 친모의 범행 사유가 '동거남과의 이별에 대한 두려움'으로 밝혀졌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냉장고에 영아 시신 2구를 유기한 친모의 범행 사유가 ‘남자 친구와의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8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14년, 2016년에 출산한 두 딸을 부산 남구에 있는 남자 친구 B 씨의 집 냉장고 냉동실에 유기했다. 사체는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겨 냉동실 안쪽에 숨겨져 있었으며, 이 집에는 A 씨와 B 씨, B 씨의 모친(78)이 함께 살고 있었다고 한다. 

A 씨의 범행은 지난 17일 낮 12시께 B 씨의 여동생이 냉장고를 뒤지다가 발각됐으며, 이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A 씨가 영아 시신이 1구 더 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냉동칸 맨 안쪽 구석에 있던 검은 봉지 속에서 영아 시신 2구를 각각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사건을 수사해온 부산 남부경찰서는 20일 브리핑을 열고 영아 살해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의 범행 동기는 생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거남이 이를 알게 되면 헤어지자고 할까봐 출산과 시신 유기 사실을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진행한 수사 내용을 토대로 B 씨가 사건과 관련됐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A 씨와 5년 전부터 알게 됐고, 지난해 4월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으며, B 씨는 “(A 씨가) 배가 나온 체형이라 신체적 변화 등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냉장고에 아기의 시신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시신 2구 중 1구는 부패가 심해 사인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집에서 숨진 이후 부패가 심하게 진행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발견 당시 사람의 체형이라고 볼 수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휴대 전화 통화 내역 등을 통해 생부 존재를 확인하고 사건 관련성도 조사할 계획”이라며 “추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음 주에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냉장고에 사체를 유기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에는 서울 서래마을에서 프랑스인 부부가 자신의 집 냉장고에 영아 시신 2구를 유기한 사건이 있었다. 조사 결과, 부인이 남편 몰래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드러났으며, 그는 프랑스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지난 2012년에는 경기도 부천에서 한 부부가 7세 아들을 폭행, 방치해 숨지게 한 후 사체를 냉장고에 보관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들은 살해 혐의를 부인하다가 증거가 드러나자 자백했는데, 씻기 싫어하던 아들을 욕실로 당기는 과정에서 아들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찰 조사 결과 거짓으로 드러나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들이 사이코패스라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당시 경찰은 이를 부인했다.

이 같은 유형의 범죄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사체를 냉동실에 보관하면 부패를 막고 악취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며 “검거에 대한 두려움에서 증거를 자신의 근처에 두고 은닉하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영원한 비밀은 없다”며 “이런 유형의 범죄는 세상에 꼭 드러나게 돼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범인의 동거남 여동생이 사체를 발견했고, 서래마을 사건에서는 아내의 범죄를 알지 못했던 남편의 신고로 발각됐다. 부천 사건의 경우, 장기 결석 아동에 대한 실태 조사 중에 부모의 시신 은닉 사실이 드러났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핏덩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죽어서도 이렇게 안쓰럽게 만드냐”며 “두 번 다신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꼭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똑같은 짓을 한 건 사람이라고 볼 수도 없다”며 “성관계는 하고 싶고 책임은 지기 싫은가 본데 저런 짐승들은 화학적, 물리적으로 거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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