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사망 원인을 '외인사'로 변경..."정권 바뀌니 사인도 바뀌네"
상태바
백남기 사망 원인을 '외인사'로 변경..."정권 바뀌니 사인도 바뀌네"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7.06.16 0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대병원,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 후 유족에 사과 / 정혜리 기자
대한 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앞에서 고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고 부검에 반대하는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한 가운데 사회노동위 소속 출가자와 재가자 50여 명이 고 백남기 농민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향해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 더팩트 임세준 인턴기자, 더팩트 제공)..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이 ‘외인사’로 바뀌었다.

서울대병원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윤리위원회에서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을 기존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기존 직접 사인인 심폐정지를 급성신부전으로 변경했다. 급성신부전의 원인이 된 패혈증을 중간 사인으로, 외상성 경막하출혈을 그 선행 사인으로 봐 외부 충격이 사망 과정의 근본 원인이라고 증명한 것이다.

백남기 농민은 2015년 11월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317일 투병 끝에 2016년 9월 사망했다. 당초 주치의 백선하 신경외과 교수는 백남기 농민 사인을 ‘병사’로 기록해 유족과 시민단체가 반발하는 등 큰 파문을 일으켰다.

서울대병원은 유가족에게도 사과했다. 이날 발표에서 김연수 진료부원장은 “오랜 기간 상심이 컸을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깊은 위로의 말과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또 이번 일에 관련된 모든 사람을 비롯 국민 여러분에게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원이 사망자 사인을 변경하는 일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때문에 9개월 만의 백남기 농민 사인 변경에는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서울대병원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회원 john****는 “백남기 씨는 병원에 약 15개월 동안 입원했다. 병원 측은 지난 15개월 동안 사인이 외인사인지 혹은 내인사인지도 몰랐단 말인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jesu****는 “조금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며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진단 경찰과 검찰은 지금이라도 진심어린 사과와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댓글을 썼다.

직장인 안승현(39, 서울시 마포구) 씨는 “오늘 서울대병원은 자신들이 정권의 눈치를 본다는 것, 의사이고 학자로서 양심도 없다는 것을 세상에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대학생 우장미(24, 부산시 동래구) 씨는 “사망진단서로 장난 친 의료인들 모두 자격박탈해야 한다”며 “정권에 따라 진단이 달라진다니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