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길거리에 휴지통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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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길거리에 휴지통이 사라졌다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3.04.0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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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민들 가정 쓰레기 무단투기 막기 위해 대폭 줄여

 부산시에서는 광안리, 해운대, 태종대 등 주요 관광지를 제외하고 길거리에서 휴지통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길을 가다 쓰레기가 생길 경우 휴지통을 찾지 못해 잠시 두리번거리다가 슬그머니 길거리에 버린다. 사람들이 몰리는 번화가가 매일 엄청난 양의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동명대 학생 김주호(24) 씨는 “길가다 쓰레기를 버리려고 둘러봐도 버릴 곳이 없으면 보통 들고 다니지만  담배꽁초 같은 것은 귀찮아 그냥 길에 버린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생 하태우(25) 씨는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많이 받는데 막상 버릴 쓰레기통이 없어서 길에 버린다"면서 “아마 누구나 전단지는 그렇게 처리할 것이다. 그래서 번화가에 길바닥에는 전단지가 넘쳐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시민들이 쓰레기통 부족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고, 관청에 민원을 꾸준히 제기해왔지만  부산시가 휴지통을 확충하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다. 바로 비양심적인 일부 시민들의 가정 쓰레기 무단투기 때문이다. 원래 부산시에는 2000여개가 넘는 가로(街路) 휴지통이 설치돼 있었으나 가정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는 사람들이 극성을 부리자 시는 이를 600여개로 대폭 줄였다.

 실제로 회사원 주모(42) 씨는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출근하는 길에 동네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다.  주 씨는 “쓰레기봉투는 돈을 주고 사야하는 등 불편하기 때문에 가끔 출근길에 슬쩍 버린다. 그것이 무단투기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주 씨 같은 사람들 때문에 길거리 휴지통이 매일 가정 쓰레기로 넘쳐나고 음식물 쓰레기 등으로 악취가 심해지자 부산시가 가로 휴지통을 줄인 것이다.

 보통 시민은 쓰레기통 부족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지만  길거리에 휴지통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자신의 집 바로 앞에 가로 휴지통이 설치되어 있는 회사원 김윤영(26) 씨는 집을 나설 때마다 쓰레기 냄새 때문에 고통스럽다. 김 씨는 “차라리 가로 휴지통이 없으면 나을 것 같다. 깨끗해지자고 만든 휴지통 때문에 우리 동네는 더 지저분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주부 이주안(54) 씨는 “무단투기를 막는 방법은 거리에 쓰레기통이 없애는 것 뿐이다.  그래야 사람들도 편하고 우리 부산도 깨끗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산시 환경녹지국 자연순환과 김태현 씨는 현재 가로 휴지통을 시민편의를 위해 더 설치하자는 의견과 일부 시민들의 생활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이미 설치된 가로 휴지통도 철거하자는 의견으로 양분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산시가 택하고 있는 이 문제 해결책은 쓰레기통을 늘리되 꼭 필요한 장소를 선정하여 제한적으로 늘리자는 것이다. 부산시는 현재 600여개의 가로 휴지통을 올해 100여개 정도를 추가로 설치해 700여개로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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