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그 후... 부산 서면 촛불광장은 축제의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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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그 후... 부산 서면 촛불광장은 축제의 거리로
  • 취재기자 박영경
  • 승인 2017.03.11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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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풍물패, 탄핵 완결 축하행진...주 1회 촛불 집회 계속 선언 / 박영경 기자
지난 10일 서면에서 집회를 연 시민들이 다양한 주장을 담은 현수막을 들고 탄핵 인용을 기념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분노와 결기로 뜨거웠던 촛불집회 광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축제와 웃음의 거리로 돌아왔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이 내려진 지난 10일 저녁 박근혜정권퇴진 부산운동본부가 주최한 부산 서면 집회에서는 “촛불이 승리했다”는 구호가 터져나왔다.

박근혜 정부 비리 사건 시작부터 탄핵 인용까지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 현수막 앞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짝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과 여유가 넘쳤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들어올린 촛불이 국민의 힘이 되어 물에 빠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건져 올렸다는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대학생 김창경(24, 부산 동래구 명장동) 씨는 "촛불집회를 할 때는 몰랐는데 작은 시민들의 힘이 모여 이렇게 큰 일을 해냈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하다"며 "이게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이겠지만 연대의 가치를 깨닫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집회가 진행된 부산 서면 쥬디스 태화 거리 한 쪽에는 박근혜 정부 비리가 드러난 후부터 진행된 시국 집회 및 여러 활동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춰 현수막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등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10일 시국 집회 풍물 굿을 진행한 풍물굿패소리결 김인수 단장(중앙)과 일부 단원들(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풍물 굿을 진행한 풍물굿패 소리결 김인수 단장은 박근혜 정부의 부조리를 척결하고자 집회에 참가했다. 김 단장은 시국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부산 시국 대회 시민 풍물단 활동을 주도했다. 그는 “박근혜 파면이 바로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부산 운동 본부 최원석(오른쪽) 자원봉사단장과 단원들(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박근혜 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자원봉사단장인 최원석(22) 씨는 박근혜 파면이 끝이 아니라며 앞으로도 집회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최 씨는 “탄핵 집회 참여와 동시에 ‘청년백수다’ 활동을 통해 청년들의 현실을 함께 이야기하며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년백수다’는 청년 실업 등 한국 사회에 만연한 청년 문제 개선을 위한 청년 단체다.

행진 대열에서 풍물 굿을 진행하는 풍물굿패 소리결(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제 각각의 표어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풍물놀이패를 따라 행진했다. 참여한 시민들은 대열을 맞춰 진행자를 따라 “촛불이 승리했다”는 구호를 외쳤다.

집회 현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길에 앉아 대형 스크린을 보며 구호를 외치는 청년들의 모습은 마치 월드컵 경기 응원 현장을 연상케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자원봉사단과 의경들의 인도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기쁘다! 박근혜 파면’이 적힌 플래카드를 치켜 들었다.

탄핵 인용 후 박사모 집회 장소인 부산역 광장은 한산했다(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반면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집회가 진행됐던 부산역은 탄핵 인용과 동시에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부산역에는 여행객들만이 분주하게 왕래하고 있었을 뿐 집회 상징인 태극기는 보이지 않았다. 

박신(24, 부산시 동구 초량동) 씨는 “평소 부산역 앞을 지나갈 때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외치는 격앙된 구호와 다소 거친 행동 때문에 무서웠다”며 “이제 집회가 끝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권퇴진 부산운동본부 전위봉 사무국장은 시국 집회를 5월에 있을 대통령선거 때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사무국장은 “박근혜 탄핵이 끝이 아니다”며 “박근혜 정부 적폐 청산이 이뤄질 때까지 시민들에게 광장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사무국장은 주 1회 정도 퇴근 시간에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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