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 물양장 '가혹한' 정비계획에, 부선 선주들 "죽을 맛"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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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 물양장 '가혹한' 정비계획에, 부선 선주들 "죽을 맛" 아우성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7.02.25 05:29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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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박 엄격 제한하고 계류비 8배 인상...부산항만공사, "주변 도심 미관 해쳐 불가피" / 정혜리 기자
부산 영도구 봉래동 물양장에 부선들이 정박해 있다(사진: 네이버 항공지도).

부산항만공사가 연안개발계획의 하나로 영도 봉래동 물양장(소형선박이 접안하도록 쌓은 벽으로된 부두시설물)을 정비해 장기 계류된 부선(자체 동력이 없는 바지선)을 제한하겠다고 나서자, 물양장을 이용하는 예인선, 부선 선주들은 항만공사의 처우가 부당하다며 들고 일어났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 13일 봉래동 물양장에 장기 계류하고 있는 부선을 정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양장에 초과 계류된 부선들이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배가 드나들기 어렵게끔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선 90척 수용 규모의 이 물양장에 평균 120~130여 척의 부선들이 계류해 접안할 장소가 모자란 탓에 일부 부선은 물양장 바깥으로 밀려나 다른 배가 다니는 항로를 침범하게 된다. 

또 봉래동 물양장은 부산대교 옆에 위치해 중구 남포동 롯데백화점을 마주 보고 있다. 항만공사는 1년 이상 계류 중인 부선이 20척이 넘고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부선이 녹이 슬어 방치된 모습은 도시 미관을 해치기 때문에 계류장 정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큰 공사가 줄어들어 일감이 없는 탓에 부선들이 장기간 계류해 있다. 계류비가 507t급 기준 월 4만여 원에 불과해 다른 지역 부선들까지 봉래동 물양장에 몰려와 장기 계류하기도 한다. 항만공사는 봉래동 물양장에 계류한 부선의 30% 가량은 외지 배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우선 항만공사는 계류장이 부족할 때에는 더 이상의 입항을 통제하고, 700t급 이상 대형 부선의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계류비 역시 너무 싸다는 판단 아래 부산에 선적을 둔 부선은 2주일, 타 지역 부선은 1주일이 지나면 할증료를 적용해 현재의 8배인 월 32만 5,000여 원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부산항만공사의 이같은 계획에 예인선, 부선 선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예부선선주협회는 봉래동 물양장이 아니면 갈 곳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봉래동 물양장의 계류 공간 부족은 오래 전부터 제기됐던 문제라며 지금까지 계류지를 확대하거나 대체 계류지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해 왔는데도 들어주지 않다가 일방적으로 물양장 사용 제한을 통보하는 것은 정부기관의 횡포라는 것. 특히 선주 측과 협의도 없이 계류비를 8배나 '폭탄 인상'하면 협회의 생존이 어려워진다고 반발했다. 예수선선주협회는 부산항만공사에 사용료 인상을 취소하고, 원래 예부선협회가 맡고 있던 부선 관리업무 역시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부산예부선선주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체 계류장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부산 해양수상청 등지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비대위는 “부산항이 이렇게 발전하기까지 예부선 선주들이 엄청난 노력을 했고 많은 협조를 해왔다”며 “오늘날 우리를 내쫓아 갈 곳도 없게 만들고는 외면만 하는 해수부와 부산항만공사는 각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모든 배에 할증료 8배를 일률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체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체 부지는 국가기관과 협의해야 할 문제고 비용 역시 몇백 억에서 1,000억 원까지 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금방 결론 내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부산항만공사는 이번 계류비 인상 조치로 장기간 방치된 부선, 타 지역에서 온 부선들의 장기 계류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부선의 수가 줄어들면 올해 말까지 봉래동물양장에 있는 부선들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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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2017-03-04 20:25:55
선주들입장이해하지만 여기부근사는사람은 생각안하나요? 타지 지인 모시고 영도다리관광시키는데 고개못들정도로 부끄러웠네요 마침 배한척시동거는데 바다전체 매연가득해서 숨도못쉽니다
정리정돈없이 마구잡이로 배를정박하고
이번조치는 아주잘된거같습니다
하루빨리 정박된 선적 딴데로옮겼으면하네요

깡구 2017-02-26 22:02:12
어민들은 일감이 없어,
부선들이 장기간 계류해있는점도 참 쓸쓸하고~
부산항만공사 입장 측은 도시미관과
1년이상 계류중인 부선 20척에 대한
계류장 정비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서로간의 입장 차이겠지요..
서로가 피해 보지 않는선에서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잔다르크 2017-02-26 21:57:18
부산항만공사와 물양장을 이용하는 예인선, 부선 선주들과 원만한 협의가 이루어져서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민재맘bin 2017-02-26 20:17:08
어민들이 피해를 보지않는 적정한 선에서 개발되면 얼마마 좋을까요 ㅠㅠ 이런 기사들 보면 안타까워요~~~

둘기맨 2017-02-26 13:28:52
시민들과 어민들이 중심이 되는 정책이 펼쳐지면 좋겠습니다. 해수부와 부산항만공사는 이러한 민심을 읽고 정책을 수정하여 서로 공감대를 만들면 좋을 것 같네요..
소통의 부재가 안타까운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