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조식품을 유통하는 부산향토기업 천호식품이 첨가물이 들어간 제품을 100% 홍삼 농축액이라며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자, 지역민들은 향토기업이 신뢰를 저버렸다며 분노하고 있다.
이 회사 김영식 회장이 직접 광고에 출연해 "남자에게 정말 좋은데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네" 등의 카피로 유명해진 이 회사는 TV에 출연한 김 회장의 성공담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이 급신장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인삼제품협회장 김모 씨 등 홍삼 제조업체 대표 7명은 중국산 인삼 농축액에 물엿과 색소를 섞어 국내산 홍삼농축액 100% 제품이라며 속여 팔다 검찰에 적발됐다. 천호식품은 이 회사에서 인삼농축액을 납품 받아 제품을 만들어왔다.
천호식품은 3일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해 홍삼 농축액을 납품한 한국인삼제품협회의 회사가 원산지를 속였다며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해명했다. 천호식품 측은 “원료 공급 업체에서 의도적으로 물질을 혼입하면 성분 검사로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이 업체로부터 원료를 납품받은 일부 자사 제품에서도 문제가 확인돼 원료를 즉각 폐기하고 해당 상품을 전량 환수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천호식품 제품은 '6년근 홍삼만을,' '6년근 홍삼진액,' '쥬아베홍삼,' '스코어업' 4종이다. 천호식품은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에게 교환·환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먹을거리로 장난을 친다며 분노했는데 특히 부산 향토기업으로 사랑을 받아온 천호식품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데 대해 지역민들은 배신감을 느낀다는 반응을 상당수 보였다.
직장인 이선화(46, 부산시 동래구) 씨는 “지금까지 다른 식품 회사보다 포장도 깔끔하고 백화점에 입점해 있어서 믿고 선물해 왔다. 어디 우리나라에서 여기 회사 제품 한 번 안 먹어본 사람 있겠느냐. 이 회사 회장이 촛불집회를 폄하할 때도 ‘사람이 실수할 수 있지’라고 생각해 불매운동에 참가하지 않았는데 이제 다시는 안 사먹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직장인 김빛나(31, 부산시 연제구) 씨도 “목을 많이 쓰는 직종에 종사해서 이 회사의 배즙을 자주 사 먹고 부모님께도 사드리고 했는데 원재료를 속여 팔았다니 충격이다. 이래서야 홍삼 아닌 다른 것도 제대로 된 제품인지 어떻게 믿을 수가 있겠느냐”며 불신의 목소리를 냈다.
택시기사 박동열(57, 부산시 영도구) 씨는 “부산에 크고 잘 된 기업이 몇 없어서 이 회사를 늘 좋게 생각했는데 먹는 것으로 사람을 속였다니 참 나쁘다”며 “제품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식품 회사의 기본적인 책임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SNS상에서는 지난해 김영식 회장의 촛불집회 폄훼 발언에 더해 이번 가짜 홍삼액 사건으로 천호식품 불매운동이 퍼지고 있다. 일부 불매운동자들은 부산 지역 백화점, 대형마트에 이 회사 제품을 철수시킬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천호식품은 홍삼액이 들어가는 제품은 6년근 홍삼 농축액과 정제수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는다고 홍보한 바 있다.
참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번 천호식품 사태를 보면서 식품을
다루는 기업들이 좀 더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사람으로써 최소한의 양심은 잃지말고 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