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의 유흥업소 홍보 실태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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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유흥업소 홍보 실태가 심각하다
  • 이하림
  • 승인 2013.01.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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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대학교와 부경대, 동명대, 부산외대가 밀집해있는 대연동의 대학가에서는 유흥업소들이 대학생을 상대로 성희롱이라고 할 정도의 과도한 호객행위와 무분별한 전단지 살포 등으로 자신들의 업소를 홍보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에게 유흥문화를 조장하고, 대학가의 면학분위기를 흐리고 있어 학부모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대연동 대학가의 길바닥에는 유흥업소의 전단지들이 넘쳐난다. 전단지들은 사람들이 버리고 간 것이 아니라 유흥업소에서 홍보용으로 의도적으로 뿌린 것이다. 해운대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일명 ‘삐끼’로 일하고 있는 한 사람은 주말이 되면 경성대학교 앞 대학가에 전단지 500장을 뿌린다고 한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다 일일이 못 주기 때문에 길에 있는 거 보라고 뿌리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흥업소의 문제점은 길바닥에 넘쳐나는 전단지뿐만이 아닌 과도한 호객행위다. 부경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민혜(22) 씨는 “전단지 나눠주는 것까진 괜찮은데 계속 따라오면서 손잡고 어깨동무 하는 게 너무 불쾌하고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홍보를 넘어선 성희롱 수준인 것이다. 과도한 호객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상 청객 행위로 적발 시 5만원에서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최근엔 나이트클럽뿐만 아니라 바(Bar)의 호객행위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여자 바텐더가 있는 바에서는 지나가는 남성들을 상대로 전단지를 나눠주고, 남자 바텐더가 있는 여성전용 바에서는 여성들을 상대로 전단지를 나눠주며 호객행위를 한다. 이들이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대학생들이다.

이렇게 유흥업소들이 대학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홍보를 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그만큼 손님으로 많이 오기 때문이다. 해운대의 한 나이트클럽 직원은 나이트클럽에 오는 여성들이 대부분 이십대나 삼십대 초반이고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또 그는 “실질적으로 나이트클럽에서 돈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 남자들인데 예쁘고 젊은 여자들을 많이 데리고 가야한다. 그래서 공짜로도 많이 데리고 간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대연동 대학가의 여성전용 바에서 일하고 있는 하정한(35) 씨는 “그렇게 큰돈을 쓰지는 않지만 맥주 한 잔씩 하러 오는 단골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유흥업소에 많이 가는 이유는 남녀 간의 부담없는 만남이나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장소로 유흥업소가 적격이고, 그 곳에서 서로 술 한잔하다보면 잘 모르는 사이도 금세 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아대학교 학생 김보경(22) 씨는 나이트클럽에 가끔 간다. 그녀는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에 가서 만원씩만 내면 술도 마시고, 춤도 추고, 편하게 남자도 만날 수 있어서 비용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대학가의 유흥업소 홍보 실태에 대해 대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서영화(42) 씨는 “대학생들의 유흥문화를 조장하는 유흥업소들의 무분별한 홍보 실태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대학가에 서점과 독서실은 점점 사라져가고 술집들만 가득해져서 유흥가를 방불케 하는데 좀 더 대학가다운 대학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구청에 따르면 대연동에 위치해있는 단란주점과 바(Bar)를 포함한 일반음식점은 2084곳이 영업중인 것에 반해 서점과 독서실은 15곳만이 영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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