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역 8적" vs "패륜 세력" 날선 공방....새누리, 봉합불가 상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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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역 8적" vs "패륜 세력" 날선 공방....새누리, 봉합불가 상태로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6.12.13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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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의 '혁신과 통합 연합' 결성에, 비박, "인적청산 우선" 응수 / 정인혜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새누리당의 내홍이 격화되는 가운데, 사실상 친박계와 비박계가 분당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 “당에서 나가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은 봉합 불가 상태가 됐다는 게 중론이다. 보수정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쪼개질 운명에 처한 셈이다.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 황영철 의원은 12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라”며 ‘친박 8적’ 의원을 거명했다. 명단에는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이정현·조원진·김진태·이장우 등 8명의 친박계 핵심 의원들의 이름이 올랐다. 

황 의원은 “이 사람들이 새누리당을 떠날 때 다시 한 번 새누리당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이 8명은 조속히 당을 떠나서 우리 당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혁신과 통합을 가로막는 세력들이 혁신과 통합이라는 가면을 뒤집어쓰고 국민으로부터 당을 떠나게 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며 친박계 모임의 해체를 촉구했다. 이들이 친박 패권주의에 앞장서 당을 망쳤으며, 당의 재건에 앞서 이들을 제거하는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친박 8적'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새누리당 의원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이정현·조원진·김진태·이장우 의원(사진: 나무위키 무료이미지 갈무리).

이에 대해 친박계 의원들은 비박계 의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탈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이날 황 의원의 발언을 두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저들(비박 진영)의 행위는 정말 뻔뻔스럽고 가소로운 짓”이라며 “33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을 봤지만, 오늘 같은 행동은 유례를 찾기 힘든 뻔뻔하고 가소로운 짓”이라고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향해 “대통령의 탄핵을 사리사욕에 악용하는 막장 정치의 장본인”으로 규정하고 “먹던 밥상을 엎어버리고 쪽박을 깨는 인간 이하의 처신을 보이고 있다. 부모 형제를 내친 패륜을 저지른 사람들이 당의 대들보를 뽑겠다는 것”이라며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다.

비박계의 공세에 친박계 의원들이 단체로 맞대응을 예고하고 나서기도 했다. 서청원, 최경환 등 친박 핵심 의원과 이장우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한 현역 의원 50여 명은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을 구성해 13일 발족하겠다고 예고했다. 새누리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향후 당의 앞길을 주도적으로 모색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계의 이같은 행동의 배경에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인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3자 뇌물죄만 성립되지 않으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라며 “헌재에서 기각되면 박 대통령은 다시 살아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나가라”고 공격하는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어느 한쪽이 당을 떠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원 수 등 양측의 세가 비슷해 쉽사리 결판이 나기도 어려운 상황.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를 비롯한 김용태 의원, 정두언 전 의원 등은 전·현직 탈당 의원 모임을 갖고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새누리 탈당파 의원들은 새누리당 해산과 전 재산 헌납, 인적 청산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준선 전 의원은 새누리당을 ‘썩은 고래’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의원은 “한때 과반수 여당이었고, 여전히 덩치가 큰 고래지만 철저하게 썩었다. 눈알, 머리 뼛속까지 다 썩었다”며 “리모델링은 어불성설이다. 썩은 생선은 더 이상 국민 앞에 낼 수 없다”고 새누리당 즉각 해체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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