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 찰 생각마라” 네티즌 비난에 온라인 시민의회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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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찰 생각마라” 네티즌 비난에 온라인 시민의회 무산
  • 취재기자 이슬기
  • 승인 2016.12.12 14: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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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의사 전달 통로 만들자" 주장에 "촛불민심 왜곡" 반발...사이트 운영자 사과문 게시 / 이슬기 기자
촛불 민심을 대표할 '온라인 시민의회' 대표단을 뽑자는 제안이 시민들의 반발에 무산됐다(사진: 온라인 시민의회 홈페이지 캡처 화면).

촛불민심을 대변할 시민대표를 뽑자는 제안이 시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지난 6일 정치 스타트업 ‘와글’과 방송인 김제동, 소설가 김훈·황석영 씨 등 각계 인사 1,141명이 시민을 대표할 ‘온라인 시민의회’ 대표단을 직접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공개 제안서를 통해 “우리의 운명을 우왕좌왕하는 제도 정치권에 모두 맡길 수 없다”며 “시민이 직접 추천하고 선출한 시민대표단을 구성해서 국가적 의사결정 과정에 국민의 뜻을 전달하고 관철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대표는 연령, 학벌, 직업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추천될 수 있으며, 투표는 온라인으로 이루어질 예정이었다. 와글 대표 이진순 씨는 “12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 추천기간을 거쳐 19일 대표단을 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 언론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온라인 시민의회’ 사이트에 개방된 토론 창에는 시민대표를 뽑는 사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온라인 시민의회 홈페이지의 토론창에는 시민들의 잇따른 비난이 이어졌다(사진: 온라인 시민의회 홈페이지 캡처 화면).

비난의 초점은 촛불 민심이 왜곡된다는 것. 한 네티즌은 “자발적으로 나온 시민들의 목소리를 이용해서 ‘한자리 해 먹으려는 사람들’에게 경고합니다. 촛불집회를 시민들에게 그냥 맡겨 두고 뒤로 빠지세요. 헛소리 하지마시구요”라며 비난의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의 민주주의에 혼란을 주는 시도, 촛불을 하나의 세력화하려는 시도를 반대합니다. 그냥 직접 민주주의자로서의 시작 단계부터 밟으세요. 촛불과 상관없는 하나의 시민단체로 알고 지나가겠습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에서는 시민대표 투표가 인기투표에 불가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자유발언으로 유명세를 치른 학생과 대학교의 인기 교수 등이 시민대표 후보로 거론됐다. 네티즌은 시민 대표에 대해 "후보에 오른 이들이 어떤 대표성을 갖느냐?" “당사자 동의도 없이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시민대표로 투표당하는 상황이 말이 안된다,” “후보를 보니 전혀 듣도 보도 못한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개인사업자까지 다양하다” 등의 글을 남겼다.

시민대표 후보에 오른 가수 이승환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사진: 이승환 페이스북 캡처 화면).

시민대표 후보로 올랐던 가수 이승환도 자신의 SNS를 통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지난 10일 이승환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민대표 추천 후보에 제가 올라가 있던데 난감하네요. 저 빼주심 좋겠어요. 조심스럽게 제 개인적 생각을 말씀드리면 이건 아니지 않나 싶어요”라는 글을 게시했다.

대학생 이모(22, 부산시 동래구 명장동) 씨는 “전체 투표가 아닌 온라인 투표로 뽑힌 사람들이 5,000만 국민들의 생각들을 온전히 활동에 반영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안모(23, 서울시 강남구) 씨는 “무슨 자격으로 촛불 민심을 대표하려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혀를 찼다.

이어지는 시민들의 비난에 현재 시민의회 사이트 운영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논의의 충분한 공유 없이 미숙하게 시민의회의 사이트를 운영함으로써 시민 여러분들께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지금까지 진행해온 시민대표 추천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사과문을 올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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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a 2016-12-15 15:57:48
이래저래 조용할날 없이 결론이 나지 않으니 답답한 마음들만 돌고 도는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