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정보가 새고 있다!
상태바
대학생들의 정보가 새고 있다!
  • 김지현
  • 승인 2013.01.16 1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생 개인정보 빼내어 선거 홍보하는 교수 출마자들

 

4.11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후보들의 선거유세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후보들 중에는 ‘교수 출신’ 출마자들이 있는데 그들은 자신의 현수막에 ‘ㅇㅇ대학 교수’ 라고 강조해서 홍보한다. 이런 교수 후보들의 무분별한 총선 홍보에 불쾌함을 표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대학생’ 들이다. 교수출신 후보들이 소속대학 학생들의 정보를 빼내어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홍보문자와 전화를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소재 K 대학 교수 출신의 B 후보 (65) 는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학생들에게 홍보문자를 보내고 있다. K대 재학생 전민애(23) 씨는 “작년부터 수 십 차례에 걸쳐 홍보문자가 오고 있는데, 선거후보 사무실로 수차례 전화해서 문자발송을 중단해 달라 항의 했지만 지금까지 문자가 온다. 심지어 스팸번호로 등록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새로운 번호로 문자가 오더라” 며 불만을 표했다.
 

같은 학교 재학생 최미주 (22) 씨는 “주변에 문자를 안 받은 사람들이 없다. 도대체 우리 번호를 어떻게 알고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내는 것인지 모르겠다. 심지어 공천탈락 후 공천이 된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의 문자까지 왔고, 부모님에게까지 문자가 왔었다”라고 말했다.

 

부산 소재 D 대학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D대학 교수인 J씨는 예비후보였던 작년 말부터 최근 공천 탈락 전까지 지속적으로 학생들에게 홍보문자와 전화를 했다. D 대학 재학생 김형진 (22) 씨는 “저를 포함한 주변 학생들에게 공천홍보 전화와 문자들이 계속적으로 왔었다” 며 난색을 표했다.

도대체 후보들은 어떻게 재학생들의 정보를 알아 낸 것 일까? K 대학 교수출신 B 후보 사무실 측에서는 “지인들을 통해 연락처를 얻었다”고 밝혔다. 몇몇의 지인들을 통해 어떻게 그토록 많은 학생들의 정보를 알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단지 지인들을 통해서 알았다며 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혹시 수신을 원치 않는다면 즉시 처리하겠다고 했다. D 대학 J 교수의 후보사무실은 공천탈락 후 폐쇄된 상태여서 우리는 J교수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K 대학에서 학생들의 정보를 관리하고 있는 학생지원팀에서는 학생정보관리시스템이 소홀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학교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성적처리 등 학생과 관련된 부분에서만 학생들의 정보를 활용하고 있고 이를 그 누구도 쉽게 접근 할 수 없다” 며 학교 측이 정보를 유출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일축시켰다.
 

K 대학 B 후보가 작년까지 몸담았던 행정학과 사무실에서는 “학과 측에서 후보 측에 정보를 준 적도 없으며, 학생 개인의 정보를 주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학생들의 밀려드는 항의에 직접 선거사무소에 문자발송 자제를 요청했다” 며 학과와는 무관한 일임을 강조했다.

K 대학 학생회 측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학생들의 불만에 “학교나 학생회 측에서는 절대로 신상정보를 넘기지 않는다” 며 더 자세히 알아보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보안되어야 할 학생들의 정보, 심지어는 학부모들의 정보까지 떠돌고 있다. 현재는 문자를 받은 학생들은 있고 정보를 준 곳은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하여 K대 재학생 박미현 (23) 씨는 “홍보성 문자는 불쾌함에서 그치지만 만약 우리들의 정보가 악용되었을 때 돌아올 피해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며 학생정보관리시스템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안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