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관중들의 안전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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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관중들의 안전은 어디로?
  • 김지웅
  • 승인 2013.01.1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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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홈 관중 150만명에 도전하는 롯데 자이언츠 구단과 팬들의 안전불감증
일반학생들을 안전요원으로 고용. 익사이팅존 설치로 안전사고 증가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이하 ‘롯데’)가 '홈 관중 150만 시대 개막'을 공언하고 있음에도, 관중과 선수들의 안전사고와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사직구장에 경기 관람의 재미를 위해 안전그물을 제거한 ‘익사이팅존’을 설치하고, 늘어날 관중에 대비해 시설관리와 팬서비스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전문성이 없는 학생들을 안전요원으로 고용하고, 경기장 시설관리가 미흡한 문제는 여전하다.

지난 16일, 롯데-두산전이 끝난 후, 한 40대 남성이 롯데 로이스터 감독을 향해 영어 욕설을 내뱉으면서 안전문제가 다시 거론되었다. 이 남성은 로이스터 감독을 밀치는 등 난동을 부렸고, 로이스터 감독이 이에 잠시 맞대응을 하기도 했으나 주변에 있던 롯데 코치들의 만류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작년 5월에도 일주일 사이에 이와 유사한 사례가 두 차례 있었다. 2009년 5월 7일, SK와의 홈경기에서 장난감 칼을 든 만취한 관중이 그라운드로 난입한 사건이 일어났고, 다음 주인 13일 삼성과의 홈경기에서는 술에 취한 관객 3명이 삼성의 불펜에 뛰어 들어와 난동을 부렸다.

사직 구장에는 ‘익사이팅존’이라는 관람석이 존재한다. 관중들이 경기를 더 재미있게 관람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불펜이 있던 자리를 관중석으로 만들었다. 물론 관중들을 위한 자리이다. 하지만 ‘익사이팅존’은 그물망이 없고 그라운드와 붙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친 타구가 관중들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다. 그리고 낮은 그물은 흥분한 관중들의 경기장 난입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작년 8월 19일, 롯데-SK전이 열린 사직구장에서 1루측 ‘익사이팅존’에 앉아있던 한 여성이 타구에 코를 맞아 부상을 당했다. 경기 중이 아니라 경기 전 선수들의 훈련시간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익사이팅존’은 안전상의 이유로 헬멧과 글러브를 대여해주지만, 훈련시간에 일어난 사건이었기 때문에 사고를 당한 여성팬은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 22일, 롯데-기아전 관람을 위해 사직야구장 ‘익사이팅존’을 찾은 회사원 김성택(35) 씨는 “익사이팅존이 경기관람에는 좋지만, 경기를 보면서 날아오는 공에 맞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고, 관중들의 난입이 용이해졌다는 점에서 생각해보면 안전요원들의 역할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우려를 표했다.

롯데는 경기당 무려 140여명의 안전요원을 투입하지만, 관중난입과 안전에 대한 대책이 완벽하게 수립되어 있지 않다.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경호원들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학생들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하기 때문이다. 22일, 경기종료 후 선수들이 구단버스로 이동하던 도중에 40명이 넘는 안전요원이 양쪽으로 선수들의 출구를 열어주었지만, “이대호!! 이 돼지야”라고 외치는 취객 한명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사직야구장에서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는 조광석(20) 씨는 “야구를 보면서 돈을 번다고 하기에 안전요원 알바를 지원했습니다. 직원들의 대부분이 저와 같은 이유로 이 알바를 선택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잇따른 관중난입에 대해 안전요원 공현호(21) 씨는 “관중이 경기장에 난입을 해도 관중난입이 법적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에 안전요원들에 의해 제지를 받는 것이 끝이거든요. 그래서 통제하기 힘들어요”라고 통제의 어려움을 표했다.

김건태 롯데자이언츠 홍보 계장은 “올해 핵심 프로젝트는 고객 관리의 혁신적인 변화다. 고객의 요구와 취향 등을 분석해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래서 롯데는 이번 시즌부터 컴퓨터를 활용해서 팬 관리를 하는 '자이언츠 인포메이션 시스템(GIS)'이라는 과학도 동원한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3억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화장실 개선 작업을 했고, 개막전에서는 추첨을 통해 선발된 관중에게 ‘MINI쿠퍼’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등 관중관리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과학적 분석으로 많은 관중들을 입장시키고 난 뒤의 부족한 점이 드러나고 있다. 3억을 들여 보수를 했다는 화장실은 여전히 냄새가 나고, 화장지가 놓여있지 않았고, 변기의 수는 많은 관중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다. 22일, 사직야구장을 찾은 윤승아(24) 씨는 “많은 관중을 들어오게 했으면, 가장 기본적인 화장실 문제부터 해결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며 화장실에 불만을 토로했다.

거듭된 관중 난입과 안전사고에 롯데는 매 경기 경찰 30명씩을 양쪽 폴대 뒤에 배치해 줄 것을 동래경찰서에 요청했다. 이제 즐겁게 경기를 즐겨야 할 사직구장에는 경찰 병력이 투입되게 되었고, 많은 관중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화장실 문제 역시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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