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CCTV, 해킹에 취약..."허걱! 누군가 늘 내 몸을 훔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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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CCTV, 해킹에 취약..."허걱! 누군가 늘 내 몸을 훔쳐본다"
  • 취재기자 안승하
  • 승인 2016.11.23 09:2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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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통한 실시간 반려동물 관리용....성폭행, 절도 등 강력범죄 악용 가능성도 / 안승하 기자

여성 직장인 김모 씨는 출근 후 혼자 남겨진 반려견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돼 CCTV를 설치했다가 곤혹스러운 일을 치렀다. 

김 씨는 출근하기 전엔 카메라를 반려견을 향해 비춰놓고, 퇴근 후에는 작동할 필요가 없어 벽 쪽으로 돌려 놓곤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카메라가 혼자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시 남자 친구와 해당 CCTV 앱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남자 친구가 자신을 훔쳐본다고 의심해 자주 싸우기도 했다. 그런데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 김 씨는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서 쉬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여느 때처럼 퇴근 후 벽 쪽으로 돌려놓았던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자신을 비추며 움직이고 있었던 것. 

당황한 김 씨는 바로 콘센트를 뽑아 버렸다. 다음날 김 씨는 해당 업체와 연락해 CCTV가 해킹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씨는 “해킹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몇 달 동안 개인적인 공간에 있는 내 모습이 유출돼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소름끼치고 치욕스럽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CCTV가 해킹 당해 사생활이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반려동물 CCTV를 설치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해킹 위험에 대한 경보등이 켜졌다. 해킹으로 인해 개개인의 사생활이 무방비로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대생 양지빈 씨는 친한 친구와 반려동물 CCTV 앱을 공유했다. 하루는 친구가 당장 카메라 전원을 꺼버리라고 연락해와 양 씨는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친구가 앱을 통해 양 씨의 반려견을 보고 있는 중에 카메라가 양 씨를 향해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던 것. 양 씨는 “너무 당황스러웠고 내 사생활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지나 않는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외출 후에도 반려동물을 볼 수 있는 반려동물 CCTV가 각광받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반려동물 CCTV는 외출 후 혼자 남겨지는 반려동물의 안전을 돕고 주인의 걱정을 덜어줘 요즘 각광받고 있는 첨단 장치의 하나다. 펫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서비스 중 하나인 반려동물 CCTV는 집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반려동물을 지켜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음성 기능과 녹화 기능이 장착돼 실시간으로 반려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반려동물의 움직임을 녹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안이 가장 중요한 반려동물 CCTV가 해킹에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 CCTV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잦은 해킹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봄 반려동물 CCTV를 구매한 직장인 임정현 씨는 잦은 해킹 때문에 결국 CCTV를 팔아 버렸다. 임 씨는 “CCTV가 해킹에 약한 걸 알았다면 아예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킹당한 주인들은 해당 반려동물 CCTV 업체의 무책임한 대응에도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앞서 김 씨는 해당 업체에 연락해 자신의 아이디와 관련된 서버 로그 기록과 접근 IP기록 등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화가 난 김 씨는 업체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체는 ‘보안 펌웨어’를 설치하라는 말만 반복했다. 김 씨는 “해킹당할 수 있다고 사전에 공지하지 않았는데도 환불은 안 된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는 해킹 피해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피해 방지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해킹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해킹이 발생할 때마다 펌웨어를 업데이트해 소비자들에게 배포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 업체 관계자는 “해킹 방지를 위해 비밀번호를 자주 바꿀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CCTV를 비롯한 IoT 관련 보안 위협이 이처럼 증가하자, 경찰청은 최근 IoT 해킹 수사매뉴얼을 배포했다. 경찰청은 해당 매뉴얼에서 앞으로 IoT 보안 취약점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외부자가 해킹을 통해 가정 내 통신망에 접근해 집주인의 부재를 확인할 수 있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악성 프로그램 유포 가능성이 있고 의료기기의 경우 해킹을 통해 신체를 위협할 수도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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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사 2016-11-24 10:13:27
무서운 세상 편리한게 때로는 무서움으로 다가오는거 같아요 해킹에 취약한 홈cctv는 판매하지 않도록 해야할꺼 같아요

최씨네 2016-11-23 16:37:24
안전을 위해 설치한CCTV인데 나를 공격할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네요. 해킹에 취약하다는 소식을 들으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토꿍 2016-11-23 15:30:47
누군가 지켜볼수있다는게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