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은 한국미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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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은 한국미의 극치
  • 이서림
  • 승인 2013.01.16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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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큰 빌딩이 들어선 각박한 도심에서 우리나라의 따뜻하고 정겨운 마음을 찾아보고자, 나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한옥마을로 향했다.
을사조약 이후, 전주부성의 성곽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던 일본인들이 그 성곽을 강제 철거하여 성 안에는 일본인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러한 일본인들의 세력 확장에 대한 반발로, 한국인들은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촌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지금의 한옥마을이 된 것이다.

현재 전주 한옥마을은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과 교동 일원에 위치해있고, 296,330㎡의 면적으로 995세대 2,202명 정도의 인구가 실제로 살고 있다.

넓은 한옥마을을 둘러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전주시문화관광홈페이지(tour.jeonju.go.kr)에 들어가면 반나절 코스와 주변까지 연계한 1박 2일 코스가 나와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아주 유용하다.

◆전동성당
우선 처음으로 찾은 곳은 한옥마을 입구에 있는 전동성당이다.
이곳은 1791년 신해박해 때에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과 권상연이 처형당한 순교터다.
현재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유명해,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이용된다.
성당의 내부는 미사 때에만 공개되는데, 나는 운이 좋게도 그 안을 구경할 수 있었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눈으로만 볼 수 있는데, 사진에 담아갈 수 없어서 그런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경기전(慶基殿)
동성당을 나와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한옥마을의 시작을 알리는 경기전이 있다.
전주는 태조 이성계의 고향으로, 현재 이 경기전에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하고 있다. 이성계의 어진이 있는 곳으로 가는 가운데 길은 신이 지나가는 길이라는 뜻인 신도(神道)이기 때문에 옆길을 이용해서 들어갈 수 있다.
경기전 내에 있는 어진박물관은 지난 해 11월에 개관하여 얼마 전 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되었다.
이곳에는 조선왕조 여섯 임금님의 어진 모사본이 모두 전시되어 있고, 지하에는 옛 유물들과 태조 어진 봉안 반차 행렬을 닥종이로 만들어 전시해놓았다. 닥종이로 만들어진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하나 살아있어 더욱 특별해 보였다.
또한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니 이용하면 좋을 것이다.
어진박물관은 매주 월요일이 휴관일이고, 입장료는 무료이다

◆한옥마을

나는 경기전을 나와 본격적으로 한옥마을로 들어갔다. 한옥마을답게 모든 상가와 집들이 전부 한옥으로 되어있다. 고급스러운 한식 식당부터 카페와 공예품 판매점 등 많은 가게들이 있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아서 아쉬웠다.
한옥마을을 방문한 그 날은 전국적으로비가 많이 오는 날이라 떠나기 전 많은 걱정을 했는데, 한옥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그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비 오는 날의 한옥 마을은 맑은 날보다 더욱 운치가 있어 좋았다.

◆전주공예품전시관
길을 따라 가다보면 전주공예품전시관이 있다. 이곳은 전주명품관, 공예관, 한지관, 체험관 등 총 9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고, 마당에는 전통 민속놀이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관광객들이 전시품 관람과 함께 체험, 구매까지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오목대(梧木臺)
표지판을 따라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오목대가 나타난다.
오목대는 태조 이성계가 군사들을 이끌고 잠시 쉬어갔던 곳으로, 전라북도 기념물 제16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고종이 직접 쓴 “태조고황제주필유지(太祖高皇帝駐畢遺址)”라는 비문을 새겨 놓은 비도 있다.
이곳에 오르면 한옥마을 전체가 한눈에 들어와 한옥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그래서 이곳은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당이기도 하다.

◆전주 향교와 한옥생활체험관

오목대를 내려와 다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전주 향교가 보인다.
전주 향교는 조선시대 때의 지방 교육기관으로, 현재는 최근에 방영했던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촬영지로 알려져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드라마에서 ‘걸오’라는 등장인물이 올랐던 향교 안에 있는 큰 나무, 일명 ‘걸오나무’를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이 나무, 저 나무를 살펴보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드라마의 인기를 새삼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향교 옆에는 한옥생활체험관인 부용헌이 있다.
내부는 들어 가볼 수 없었지만 담벼락 위로 들여다 본 부용헌은 푸른 잔디와 말끔한 한옥 한 채가 들어서 있다. 외국인뿐 만 아니라 한국인들도 이런 전통 한옥에서 하루 쯤 지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한옥마을을 떠나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유럽의 고풍스러운 성도, 뉴욕의 높고 큰 빌딩도 멋있지만, 우리의 한옥도 세계의 위대한 건축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는 말을 새삼 가슴에 새기며 이번 여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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