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五感)만족 전주 한옥마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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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五感)만족 전주 한옥마을 여행
  • 이선민
  • 승인 2013.01.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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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보면 자신이 마치 조선시대 선비가 된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 곳이 있다. 다양한 볼거리로 눈을 즐겁게 하고 가득한 먹거리로 우리의 미각과 후각도 자극한다. 우리의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전주 한옥마을이다.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에 위치한 한옥마을은 한옥 543동, 비 한옥 165동으로 총 708동의 건물이 들어서 있으며, 995세대가 모여 산다.

원래 전주한옥마을에는 을사조약(1905년)이후 일본 상인들이 대거로 상주했었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일본 상인들은 전주 최대의 상권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에 한국인들은 1930년을 전후로 일본인들의 세력 확장에 대한 반발로 교동과 풍남동 일대 에 한옥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곳이 지금의 한옥마을이다.

전동성당에서 길을 따라 5분만 걸어가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우리나라 전통한옥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크고 긴 담장으로 둘러싸인 건물이다. 이 건물은 경기전(慶基殿)이다. 안내책자에 따르면, 경기전은 조선왕조를 개국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초상화)이 모셔져 있는 곳이다. 조선태조어진은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우리나라 보물로 지정되어있다. 어진이 모셔진 곳을 중심으로 좌우에는 세종, 영조, 정조, 철종, 고종, 순종의 영정이 모셔져있는데 근엄하고 위엄이 넘친다. 경기전을 둘러보다보면 저 멀리 담장 너머에 전동성당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의 멋과 이국적인 풍경이 어우러져 묘한 느낌을 준다. 같은 공간 안에서 각각 다른 매력의 건축물을 같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새롭다. 한옥마을을 알차게 관람하기 위해서는 한 장의 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안내지도에는 한옥마을 내에 체험관이나 박물관 등의 위치가 표시되어있다. 또한 장소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깃들여져 있어 더 유용하다. 안내지도는 관광안내소나 한옥생활체험관을 방문하면 얻을 수 있다.

한옥마을 거리를 걷다보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한옥과 대조를 이루는 깔끔하게 정리된 현대식 거리가 눈길을 끈다. 또, 옛 다방을 연상케 하는 오래되고 허름한 카페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이국적인 카페들이 거리 골목골목마다 조화를 이루며 들어서있다. 이처럼 한옥마을의 거리는 동서양의 묘한 앙상블을 이룬다.
 

넓은 한옥마을을 돌다보면 어느새 배가 출출해질 것이다. 전주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음식은 바로 비빔밥이다. 하지만 여기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비빔밥이 아닌 또다른 유명한 것이 있다. 사람들의 입소문을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린 맛 집 ‘베테랑 칼국수’다. 겉으로 보기에는 조그마한 가게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가격은 5000원으로 비싸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두 명이서 하나를 먹어도 배부를 정도로 양이 많다.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전주의 또다른 명소는 전주향교이다. 마을 안내지도에 표시된 길을 따라 골목골목을 걷다보면 전주향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전주향교는 종영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촬영장소로 더 유명하다. 전주향교로 들어서는 순간 크고 거대한 나무 한그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안내도에 따르면 이 나무는 600년 된 보호수라고 한다. 그리고 그 나무 옆에는 고려시대 말기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유학을 가르치던 강당, 명륜당이 자리하고 있다.

명륜당 옆 서재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소리, 장구, 북 등 우리가락을 가르쳐주는 교육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낙비가 내려서 명륜당 처마 밑으로 비를 피했는데, 마침 서재에서 우리가락 연주가 시작되었다. 비오는 날 처마 밑에서 우리가락을 들으니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차분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자욱이 낀 안개도 그 분위기를 더했다.

전주 여행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전통 한옥 생활을 직접체험해 보는 것도 좋다. 한옥 마을 한 쪽에 위치한 한옥생활체험관은 방문객들로 하여금 한옥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해 놓은 곳이다. 또, 한옥생활체험관 홈페이지에 다양한 체험활동 일정이 나와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방문한다면 더 풍부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하루 숙박을 하는 것도 좋다. 이곳은 숙박객을 위해 조식을 제공하는데 전주 특유의 정갈한 상차림과 깔끔하고 담백한 음식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넓은 한옥마을을 좀 더 쉽게 돌아볼 수 있도록 자전거를 숙박객에게는 무료로 일반인들에게는 한나절에 2000원의 가격으로 대여해준다.

하루 동안의 전주 여행의 추억을 정리하고 마무리 하고 싶다면, 혹은 전주 한옥마을 여행이 조금 아쉬웠다면 마지막으로 전주 전통 한방주인 ‘모주’를 먹어보길 권한다. 모주는 막걸리에 생강, 대추, 계피, 배 등을 넣고 하루 동안 끓인 술이다. 모주는 8가지 한약재를 넣어 끓이기 때문에 끓이는 과정에서 알코올 성분이 대부분 날아간다. 그래서 다른 술에 비해서 목 넘김이 좋고 뒷맛이 깔끔하다. 또한 계핏가루가 들어가서 특유의 향과 맛을 낸다. 한 잔 마셔보니 계핏가루의 향이 아주 강하고 일반 술에 비해 걸쭉하다. 모주는 전주 전통주이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쉽게 구입 할 수 있다. 한편, 모주를 판매하시는 한 상인 분은 “전주 콩나물도 명물 중에 명물이다. 콩나물국밥에 모주 한잔을 걸치면 속이 후련해진다”며 꼭 같이 먹어보기를 권했다.
한편, 전주는 부산 사상 시외 고속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3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아침 7시부터 첫차가 운행되고 한 시간마다 차편이 있어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전주행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서둘러서 표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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