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길을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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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길을 걷고 싶다
  • 고휘훈
  • 승인 2013.01.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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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입간판과 불법주차가 행인들 보행 위협

부경대학교 학생인 이창훈 씨는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경성대학교 앞에 있는 식당으로 가다가 자칫 자동차에 부딪칠 뻔 했다. 상점 앞 길가에 무질서하게 내놓은 불법 입간판과 불법주차한 차량 때문에 길 중간으로 이야기하면서 걸어가다 보니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씨가 목적지까지 가는데 걸린 시간은 약 15분. 부경대 정문에서 경성대 정문까지는 500미터 정도로,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걸어도 7~8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이 두 배나 걸린 이유는 경성대 앞 주변 골목길에 보행로가 제대로 확보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집이 경성대학교 부근이어서 학교 앞 길을 매일 다닌다는 이춘구(30)씨는 “학교 주변 번화가에 좁은 길이 많아서 사람도 다니기 힘든데, 불법주차에다 지나가는 차까지 많아서 항상 다칠까 싶어 조심한다”라고 말했다.

경성대 앞 이면도로만 이런 것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산YMCA가 주부와 학생 등 96명으로 구성된 보행로 점검 시민 모니터반을 구성, 부산지역 도로를 대상으로 보행권 저해 요인 ‘로드체킹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에 따르면, 부산 시민들의 보행권이 크게 위협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이 교행할 수 있을 정도인 보행로 유효 폭 1.5m가 안 되는 곳이 너무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로가 없어진 곳이나 파손된 곳 1천758곳, 노상적치물로 통행이 불편한 곳 596곳, 광고물로 가득 찬 곳 168곳, 횡단보도가 필요하며 상습적으로 불법 주정차하는 지역이 533곳이었다.

이렇게 파손되거나 불법주차나 광고물, 노상 적치물 등으로 인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부산의 길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에서 육교를 없애고 횡단보도를 늘리는 등 보행권 우선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이면도로는 여전히 불법천지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부산YMCA의 보행로 점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장단기 계획을 수립, 단기적으로 개선작업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올해 안으로 정비를 마친다는 방침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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