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사건 이후 모든 것 담아 책 출간 ..."피해자 중심 사회가 되길 바라"
상태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사건 이후 모든 것 담아 책 출간 ..."피해자 중심 사회가 되길 바라"
  • 취재기자 황지환
  • 승인 2024.02.26 1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주라는 필명으로 제 2의 피해자 돕기 위해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 출간 해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추천사 써

지난해 많은 국민의 분노를 사게 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모 씨가 책을 출간한다.

김 씨는 필명 김진주로 제2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책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를 낸다고 밝혔다. 책에는 범죄 피해자들이 겪는 현실과 어려움,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제도의 한계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필명 ‘진주’는 6월의 탄생석으로, 지난해 가해자 폭행으로 마비됐던 오른쪽 다리 감각이 기적적으로 돌아온 6월 4일을 기억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앞서 김 씨는 피해자 구제 활동에 적극 나서 네이버 온라인 카페 ‘대한민국 범죄 피해자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강력범죄 피해자들, 일반 시민들이 피해 사실을 제보하고 탄원서 모집 및 범죄 피해자 지원 제도 등을 공유할 수 있다.

또 그는 유튜브 채널 ‘피해자를 구하자’를 운영하며 재판 용어를 비롯해 범죄 피해 대처법 등의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 이날 기준 영상은 16개로, 구독자는 약 3000명이다.

김 씨는 “피해자가 회복을 먼저하는, 피해자 중심주의가 됐으면 좋겠다”며 “법은 피해자 편이 못 되더라도 사람은 피해자 편이 되면 안 되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 2022년 5월 22일 부산 서면에서 30대 남성 이모 씨가 새벽에 귀가하던 김 씨를 뒤따라가 오피스텔 공동 현관에서 발차기로 쓰러뜨린 뒤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에서 성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사건이다.

지난해 10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모 씨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장에서 관련 증언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사진: 더팩트 제공).
지난해 10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모 씨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관련 증언을 하고 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이 씨는 강간 살인미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확정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그는 복역 중 전 여자친구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고 김 씨에게 보복 협박 발언을 한 혐의로 또 재판받고 있다.

추천사에는 한동훈 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나섰다. 한 위원장은 최근 피해자 김진주(필명, 28) 씨의 저서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28일 발간)에 “저자의 책이 이 나라의 많은 범죄 피해자와 범죄 피해자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란다”며 지지와 존경을 전했다.

한 위원장은 “직접 저자를 만난 적도 없고 실명도 알지 못한다”며 “저자가 범죄 피해자로서 피해자를 위해 해 온 일과 할 일이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우리 시스템이 얼마나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부족한 점이 많은지를 스스로 파악하고 구체적인 개선 의견들을 내 주신 분"이라고 진주 씨를 소개했다.

한편 신간에는 김진주 씨가 범죄 피해 후 홀로 견딘 1년 반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전과 18범 이모 씨의 발차기에 가격당하고 생명을 겨우 건진 그는 사건 직후부터 가해자가 징역 20년을 확정받을 때까지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이후 김 씨는 범죄 사실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한 채 방치됐으며, 출소 뒤 해치겠다는 가해자의 보복 협박까지 전해 들었다.

하지만 김 씨는 움츠러들지 않았다. 김 씨의 용기는 비슷한 사건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고, 이를 계기로 피해자들과 함께 만나 서로를 치유한 일화도 담겼다. 책 후반에는 ‘난 보복 편지 말고 회복 편지를 보낼래’라는 제목으로 가해자 이현우에 보내는 편지도 함께 수록됐다.

저자 김 씨는 25일 "이 책을 구치소에 있는 가해자에게 가장 먼저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범죄 피해당하지 않는 법은 없지만 책을 읽고 많은 분이 잘 대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나 자신, 그리고 소중한 분들께 꼭 전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 씨의 이러한 용기가 관련 사건 피해자들 보호와 우리 사회 사법 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