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는 관광객을 모으지만 살게 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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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는 관광객을 모으지만 살게 하지는 못한다
  • 박송화
  • 승인 2013.01.1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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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부산국제영화제로 대표되는 부산의 영상 산업이 인구를 모을 수 있을까? 부산국제영화제는 제6회인 2001년을 제외하고 제1회부터 제9회까지 참여 관객이 16만 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부산으로 불러 오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2006년에 부산국제영화제의 생산유발효과는 342억 원으로 나타났다.

경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변다이(21) 씨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의 여러 나라 영화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에요. 영화제 기간에는 평소보다 훨씬 더 영화관을 자주 찾지요”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 이외에도 부산국제광고제, 부산국제연극제,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등 국제적이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부산 동명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김연경(21) 씨는 부산에는 국제적인 문화 행사가 많아서 좋다고 말했다. 김 씨는 특히 5월에는 부산국제연극제가 있어서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연극을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또, 김 씨는 부산시가 이런 행사를 개최하여 많은 외지 사람들이 부산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게 만들지만, 외지인들을 이사 오게는 하지 못한다. 그래서 부산시가 올해 발표한 부산 10대 비전사업 중 하나인 ‘영화영상타운 조성사업'은 영상 관련 산업이 고용을 창출해서 많은 외부 인구를 부산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부산시의 영상산업 조성사업은 부산국제영화제 전용 상영관을 비롯한 부산영상센터,영화후반작업기지 같은 인프라 조성을 통해 부산을 아시아의 영화, 영상 허브 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부산 10대 비전사업 계획에 따르면, 영화후반작업기지는 센텀시티 디지털미디어지역 내에 2005년에서 2014년 사이에 걸쳐 조성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인근 영화촬영 스튜디오, 영상위원회, 센텀 벤처타운, 영상 센터 등 영상 관련 인프라가 들어선다.

부산시청 영화영상진흥팀의 유성옥 씨는 영화후반작업기지의 고용 효과나 인구 유입 효과에 대한 자세한 수치는 현재 계산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다양한 시설이 건립되면 타 지역에서 많은 영상 관련 인구가 부산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부산시를 아시아의 영상 허브로 집중 육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르면, 영화, 영상 타운 조성으로 생산 유발 효과 7122억 원, 부가 가치 유발 효과 2402억 원, 고용 유발 효과 9713명 등의 경제적 효과가 부산에서 발생할 것이며, 거대한 영상물 마켓이 부산에서 형성되어 세계 영화의 흐름을 부산에서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고용이 창출될 수 있는 영상 산업이 인구 유입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기대감과 더불어 다양한 문화 시설도 인구 유입에 한몫을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부산에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에 비해 문화시설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시민들이 있다. 고신대학교 간호학과 성수영(21) 씨는 부산은 많은 국제 행사를 유치하지만, 이벤트성 행사에 국한되지 않고 도서관이나 미술관 같은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문화 시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 씨는 많은 관광객들이 행사에 참여하거나 관광을 목적으로 부산을 찾는 것이지 부산의 문화 시설이 좋아서 찾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성 씨는 부산시에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부산이 다양한 문화 시설을 갖추고 특정 행사 기간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든지 사람들이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04년 문화관광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공공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의 문화 시설은 43곳이며, 서울은 185곳, 경기도는 174곳으로 나타났다. 경성대학교 정보통계학과 김수희(21) 씨는 서울에 비하면 부산은 문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특정 구에만 집중되어 있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다대포는 부산에서 인구가 많은 지역에 속하지만, 문화 시설 면에서는 해운대에 비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대포에는 제대로 된 미술관이나 도서관이 없어요. 해운대 시립미술관을 가려면 2시간 정도 걸려서 거의 안 가게 되죠”라고 김 씨는 말했다.

김 씨는 이사를 간다면 해운대 지역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부산시에서 문화가 낙후된 지역에 대한 투자가 없다면 많은 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고 싶은 생각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청 문화예술과 김소영 씨는 현재 사하구, 서구, 강서구에는 도서관 같은 문화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간에서 자금을 대는 도서관은 다대포에 건립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수희 씨의 견해와 비슷하게 부산 시민들은 여전히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문화 시설을 확충하지 않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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