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가상 광고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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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가상 광고가 나타났다
  • 김관욱
  • 승인 2013.01.16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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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2010년) 1월부터 가상광고에 대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가상광고 방영이 허용되었다. 시청자들은 이제부터 새로운 광고를 접하게 되었다.
 

가상광고의 정의는 방송 프로그램에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하여 원래는 없는 것을 가상의 이미지로 만들어 삽입하는 형태의 광고이다. 그 방송 대상은 야구, 축구 등 운동경기 중계이다. 가상광고는 실제 경기장에는 존재하지 않는 로고, 브랜드, 제품 등 가상의 이미지를 시청자들에게만 보이도록 화면 안에 삽입하여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것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반화되어있는 광고 형식이다. 그리고 가상광고는 카메라가 전후좌우로 움직여도 화면 안의 광고 이미지가 현장 속에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므로 시청자들은 현장에 실제로 해당 광고가 존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가상광고는 여러 가지 장점도 갖고있다. 인터넷 매거진 ‘애드와플 저널’에 따르면, 가상광고는 일반 광고와 달리 스포츠 중계방송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방송 중에 광고 메시지를 노출시키므로 시청자들이 광고를 회피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경기장 전체를 미디어로 활용하여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광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스포츠가 가지는 긴장, 흥분, 감동, 눈물 등 건강하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페어플레이 정신 등을 자연스럽게 광고주의 브랜드나 기업 이미지와 연결시켜 활용할 수 있다. 덧붙여서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노출할 수 있으므로 높은 주목도와 화제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현재 가상광고가 방송된 예로는 SBS에서 중계한 ISU 2010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대회가 있다. 이 중계에서 삼성전자의 에어컨 브랜드인 ‘하우젠 제로’ 광고가 전파를 탔다.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붉은색 소나타 자동차가 은반 위를 미끄러지듯 나타나는 컴퓨터 그래픽을 삽입하는 형태로 방송되었다.
 

이렇게 방송광고계에 새로운 형태의 광고가 나타나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평소 김연아 선수의 경기가 있으면 자주 즐겨본다는 강상구(22) 씨는 ISU 2010 여자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대회를 시청했고, 아무 것도 없던 빙판에 갑작스럽게 김연아 선수가 총을 쏘는 듯한 모습으로 삼성 하우젠 에어컨 광고를 겨누고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그는 갑자기 나온 김연아 선수의 모습에 분명히 아무것도 없었는데 어디서 나타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 씨는 “처음에는 난데없이 김연아 선수가 나와서 놀랬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디서 많이 본 광고인거에요. 그래서 그때서야 ‘저게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요”라고 말했다.
 

진주시 하대동에 사는 박정주(23) 씨는 2010 ISU 여자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상광고를 보고 처음보는 광고 방식이라고 말하는 동시에, 어차피 선수가 경기를 하고 있는 순간에 나오는 광고가 아니라면 프로그램이 광고 방송으로 넘어가는 것보다 경기장 내에서 가상광고를 사용하는 것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경기를 보는 흐름도 끊기지 않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가상광고를 사용한 중계 방송이 있었다. 지난 5월 16일 KBS에서 중계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에콰도르 축구대표팀의 축구평가전에서 한국야쿠르트의 제품 ‘윌’과 ‘쿠퍼스’가 그라운드에 가상 그래픽으로 펼쳐졌다.
 

진구 당감동에 사는 김소아(24) 씨는 오랜만에 우리나라 축구대표팀 평가전을 한다고 해서 봤는데 그라운드에 “위에는 윌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서 요즘에는 그라운드에 그림을 그려서 광고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잠시 후에 그 광고가 사라지는걸 보고는 이때까지 저런 광고 방식을 본 적이 없어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저런 광고가 조금 더 일찍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씨는 요즘 같은 최첨단 멀티미디어 시대에 저런 광고하나 쯤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인데 왜 지금까지 시행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사상구 주례동에 사는 김철휘(26) 씨는 가상광고를 방송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데 경기 도중에 그라운드에 선수가 뛰고 있는데 광고가 나왔을 때는 경기를 보는데 약간 지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전 국민이 열광하는 월드컵도 있는데 축구 경기에서 가상광고를 사용하면 여러 가지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상광고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경남정보대학을 다니는 김정수(22) 씨는 운동경기장은 선수들의 값진 땀과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녹아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김 씨는 “경기장 주위에 여러 광고간판만으로도 부족해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경기장 안까지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 광고를 한다는 것이 성스러운 스포츠 정신을 너무 상업적으로 물들게 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가상광고가 시작되면서 스포츠 경기에서 조차 광고의 지배를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배상휘(28) 씨는 요즘 TV를 보면 대부분의 방송이 프로그램 내용을 보여주는 것인지, 방송을 통해 광고를 하려는 것인지 목적이 헷갈린다고 말했다. 배 씨는 “안그래도 방송에 광고가 판을 치는 마당에 그나마 광고에서 자유롭던 스포츠 경기에서 조차 광고가 판을 치는 사실이 안타깝네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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