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인공눈물, 다시 사용땐 오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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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인공눈물, 다시 사용땐 오염 가능성
  • 취재기자 최은진
  • 승인 2016.02.0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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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 건조증 완화제...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워 재사용 많지만, 부작용 우려

대학생 오윤정(22,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씨는 하루에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약 6시간 정도 사용한다. 오 씨는 잦은 휴대폰 사용으로 최근 들어 눈이 건조해진 것 같다고 느끼고 있다. 그는 눈이 건조할 때마다 일회용 인공눈물을 찾는다. 오 씨는“눈이 건조해서 일회용 인공눈물 뚜껑을 열고 사용한 다음, 남은 눈물을 뚜껑을 닫고 보관했다가 나중에 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씨가 인공눈물을 사용한 이유는 안구 건조증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장시간 컴퓨터 작업, 휴대전화 사용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안구 건조증에 시달리고 있다. 안구 건조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예전에 비해서 훨씬 증가했다. 안구 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증발하는 경우, 눈물 구성 성분의 균형이 맞지 않고 안구 표면이 손상되어서 눈이 시리고, 이물감, 건조감과 같은 자극증상을 느끼게 되는 눈의 질환이다.

▲ 안구건조증은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0만 명 이상이 증가했다(사진: 아시아 투데이 화면 캡쳐)

보통 안구 건조증 증상이 있을 때, 적절한 약물로 안구 건조증의 증상을 줄이거나 장기간 컴퓨터 작업과 게임기 사용, 독서 등을 피하는 것이 안구 건조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그 중 안구 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 쉽고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인공눈물이다.

안구 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는 인공눈물은 용량과 사용 시간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방부제가 들어가 오랫동안 쓸 수 있는 큰 용량의 제품인 보존제와, 방부제가 없어 한 번만 사용하는 일회용 제품으로 나뉜다. 일회용 인공눈물은 적은 것은 0.3mL짜리부터 많은 것은 1mL짜리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0.5mL의 일회용 눈물은 12방울까지 나온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눈에 인공눈물을 떨어뜨릴 때 약 3~4방울 정도를 사용한다. 이렇듯 한 번에 사용하기에 많은 인공눈물 때문에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은 남은 인공눈물을 다시 재사용하는 사람이 생겼다.

▲ 왼쪽 사진은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은 일회용 인공눈물. 오른쪽 사진은 방부제가 들어간 보존제이다(사진: 취재기자 최은진).

안구 건조증으로 인공눈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주부 김한경(50, 부산시 금정구 서동) 씨는 수시로 인공눈물을 눈에 넣는다. 김 씨 역시 일회용 인공눈물을 쓰고 난 후 뚜껑을 닫고 재사용한다. 그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넣지만, 일회용 인공눈물을 한 번에 다 쓰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일회용 인공눈물을 남겼다가 재사용하는 것이 안전한 것일까? 경성대 약학과 강재선 교수는 일회용 인공눈물에는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아 오래 보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일회용 인공눈물을 한 번 사용하게 되면, 무균상태가 깨지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균은 온도와 영양분이 있어야 자라므로, 일회용 인공눈물을 한 번 열게 되면, 온도와 영양분이 공급되기 때문에 균이 자랄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재사용을 원한다면 냉장보관하는 것이 낫지만 최대한 빨리 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일회용 점안제의 재사용에 대한 법은 따로 정해진 것은 없다. 말 그대로 재사용하는 것이 아닌 일회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회용 인공눈물을 뜯고 사용했을 때,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리캡 뚜껑이 달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일회용 인공눈물을 재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실제로 재사용은 가능하지만 회사마다 표시해놓은 사용시간이 다르며, 그 시간은 길지 않다. 또한 일회용 인공눈물을 한 박스 구입했을 때, 상자 안에는 따로 일회용 인공눈물을 보관하는 용기가 있다.

▲ 일회용 인공눈물 구입 시 상자 안에 들어 있는 일회용 인공눈물 보관 용기(사진: 취재기자 최은진).

평소에 렌즈를 착용하는 대학생 김가영(22,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 씨는 렌즈를 착용하거나 뺄 때 인공눈물을 사용한다. 김 씨는 주로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지만, 그게 일회용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침에 렌즈를 낄 때 사용한 인공눈물을 용기에 보관했다가 저녁에 렌즈를 뺄 때도 사용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일회용 인공눈물이지만 24시간 안에만 사용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제갈재선(24, 부산시 금정구 남산동) 씨도 일회용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한다. 제갈 씨는 아르바이트할 때 틀어주는 히터로 인해 눈이 건조해져 인공눈물을 쓴다. 제갈 씨는 일회용 인공눈물 사용 후, 내용물이 남아 있으면 뚜껑을 닫아 놓고 몇 번 더 사용한다. 그는 “일회용 인공눈물을 다 사용할 때까지는 뚜껑을 닫아놓고 여러 번 쓴다”고 말했다.

의약품 심사 조정과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일회용 인공눈물 사용설명서에 사용방법이 적혀져있다고 설명했다. 일회용 인공눈물의 사용시간이 명시되어 있는 제품은 그 시간 동안 사용해도 된다고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것이다. 그는 “만약 사용시간이 명시되어있지 않은 제품은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 개봉 후에 다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 현대약품 루핑 점안액에 소개되어 있는 사용설명서. 일회용 인공눈물의 사용기간이 명시되어 있다(사진: 현대약품 루핑 점안액 사이트 화면 캡쳐).

대학생 조보람(22, 부산시 남구 문현동) 씨는 눈이 뻑뻑하고 건조하거나 아플 때 인공눈물을 사용한다. 조 씨는 일회용 인공눈물을 쓰고 바로 버려야하는 것을 알지만 남은 인공눈물이 아까워서 버리지 않고 사용한다. 그는 “많이 쓸 때는 몇 시간 안에 사용하지만 조금씩 넣으면 최대 이틀까지도 쓴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거부(24,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 씨는 일회용 인공눈물의 양이 많아서 항상 다 쓰지 못하고 버린다. 박 씨는 인공눈물을 사용할 때 3~4방울을 떨어뜨리고도 반 이상이 남아 있어서 다 쓰지 못한 인공눈물을 버리지 못한다. 그는 “한 번 쓰고 버리기에는 양이 많아서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재선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출시된 제제의 용량을 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인공눈물은 보통 1~2방울을 쓰게 되어 있는데, 이 양은 0.05~0.1 ml정도 된다. 그는 “용기에 묻어 나오지 않는 것을 고려하고, 두 번 정도 사용한다고 했을 때, 인공눈물의 양을 0.5 ml로 한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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