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논개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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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논개제’가 열린다.
  • 하봉우
  • 승인 2013.01.1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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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와 구세대, 남성과 여성이 어떠한 차별도 없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가 있다. 이는 경남 진주시의 대표적인 축제 ‘진주논개제’인데,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진주성 및 진주성 야외공연장과 진주남강일대에서 열렸다.
 

기생으로 알려진 논개는 사실 기생이 아니라 경상우도 병마절도사 최경회의 후처다. 논개는 임진왜란 당시 최경회가 전사하자 일본군이 진주성에서 벌이는 잔치에 기생으로 위장해서 참석해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했다.
 

진주시 및 진주논개제 제전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진주논개제는 2002년을 시작으로 매년 5월 중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 3일 동안 열린다. 이 축제는 논개를 비롯한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에서 순국한 7만 민, 관, 군의 충절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든 전통예술축제다.
 

진주논개제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진주논개제의 행사 내용은 의암별제, 논개순국 재현극, 창작 마당극 등의 본행사와 진주목 관아체험, 논개순국 체험, 인력거 체험 등의 부대 및 동반행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행사로 의암별제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종묘제례와 문묘제례에 버금가는 종합가무제로서 악공을 제외하고 제관 등 모든 의식을 여자들이 주관하는 독특한 제전이며 선비들의 음악인 정악을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안내문에 따르면, 이 축제의 기본방침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행사를 통해 신세대와 구세대의 축제 참여율을 높이는 것과 지역 전통문화의 발굴 및 보급으로 진주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관계자 및 관광객들은 ‘신세대와 구세대가 어울린다는 점’을 이 축제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개 순국 재현극’을 담당한 한 관계자는 진주논개제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진주논개제는 특정 세대를 소외시키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체험 기회와 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는 축제예요”라고 말했다.
 

경남 진주시 하대 2동에 사는 강익권(23) 씨는 진주논개제 기간 3일 중 이틀을 축제에 참여했다. 강 씨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옛날 생활 방식을 겪어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이 축제의 가장 매력적인 점이라고 밝혔다. 강 씨는 “아버지는 인력거를 끌면서, 아들은 인력거를 타면서 서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이 축제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부산시 동래구 사직 2동에 거주하는 김정식(54) 씨는 진주논개제를 통해 선조들의 애국심을 느낄 수 있어서 좋기도 했지만, 온 가족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축제여서 더 좋았다고 했다. 김 씨는 “꽃 축제 같은 것도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죠. 하지만 시각적인 부분만 가능하잖아요. 진주논개제는 시각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체험해 보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있어 가족애와 협동심을 기를 수 있었어요. 제 와이프와 자식들 모두가 즐거워해 기쁘네요”라고 말했다.
 

경남 산청군 산청읍에 사는 박현옥(42) 씨는 ‘의암별제’와 같이 여자들이 주관하는 행사가 있어서 놀랐다. 박 씨는 논개가 살았던 조선시대는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한 시기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 시대에 여성 중심의 의식이 존재했던 것을 알게 돼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박 씨는 옛 모습을 그린 다른 축제들을 보면 남자는 ‘주’가 되고 여자는 ‘부’가 되는 경우가 많아 딱딱하고 지루한 부분이 많은데, 이 축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런 요소가 옛 여성들의 인권을 신장시킨다는 점과 관람하는 여성들을 소외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봐요. ‘남녀차별’을 없앰으로써 남녀가 하나가 되는 축제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뉴시스의 한 보도에 따르면, 진주논개제의 다양한 행사 및 공연에는 남녀노소 구분없는 가족 단위의 관객이 3일 내내 끊이지 않았으며, 쌀쌀한 봄기운에도 불구하고 매 공연마다 관람객의 열기는 뜨거웠다고 한다. 이런 인기로 인해 진주논개제는 전국에서 보기 드문, 역사성이 있는 전통예술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의암별제를 시작으로 개막한 진주논개제는 마당극 ‘진주성 싸울애비’를 마지막 공연으로 폐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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